알다시피 미국은 자동차의 왕국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이 미국이라고 하면 끝없이 뻗은 고속도로와 먼지를 일으키며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이미지로 떠오른다. 그런데 약간 이상한 점이 있다. 미국의 개척기인 서부시대 영화를 보면 미국은 철도가 매우 발달했다. 승객과 화물을 싣고 가는 열차를 노리는 열차강도의 이야기는 심심치않게 나오는 소재이다. 보통 열차라는 대중교통이 발달하면 상대적으로 자동차의 비중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어째서 미국은 서부시대의 열차에서 현대의 자동차왕국으로 탈바꿈했을까?




여기에 개입된 것이 자동차 회사의 음모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발달된 철도가 계속 있게 되면 자동차를 못팔 걸 두려워한 자동차 회사들이 철도를 사들여서는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미국식 자본주의에서 돈이 있으면 무엇을 구입하든 자유이고, 일단 구입한 것을 어떻게 하든 그것도 자유다. 결과적으로 미국땅에서 철도는 점점 없어지고 불편해진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입해서 타고 다니게 되었다.


이동통신사들이 통합형 메시지 서비스를 공공으로 실시하기로 했다.통합형 메시지 서비스라니까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통 3사가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공동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다(출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가 '카카오톡'에 맞서 차세대 통합메시지 서비스를 이르면 다음 주 시작한다.


12월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지 않아도 가입 통신사에 관계없이 카카오톡처럼 즉석 채팅 등을 이용할 수 있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다음 주 중 출시할 예정이다.


서비스 이름은 '조인(joyn)'이다. 조인은 세계 이통사들이 협력해 개발한 RCS에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정한 공식 브랜드다. 3사는 현재 RCS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 준비를 끝낸 상태다. 요금 부과 방안을 확정한 뒤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면 바로 상용화할 수 있다.


상용화 초기 3∼6개월 동안에는 RCS를 무료로 제공한다. 프로모션 기간 이후에는 데이터를 차감하거나 일정 요금제 이상 사용자에 한해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RCS는 단순한 채팅뿐만 아니라 통화 중 멀티미디어 콘텐츠 공유, 와이파이·영상 채팅, 그룹 채팅 등 다양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주소록으로 '통화 가능', '통화 불가능', '회의 중' 등 가입자의 실시간 상태를 상대방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RCS를 '카카오톡 대항마'로 부르고 있다. 국내외 이통사들은 카카오톡과 같은 스마트폰 무료 메시지 앱의 보급으로 문자 이용량과 수익 감소하는 상황에서 RCS가 일종의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차피 현대는 경쟁의 시대이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독점보다 경쟁이 항상 좋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니까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하나라도 더 생긴다면 좋은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의 이통사 전부가 합동으로 내놓기에 이통사를 완벽히 대표하는 이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카카오톡에 맞서는 이통사, 무엇이 필요한가?





1. 첫째로 서비스의 내용이 보다 성실해야 한다.


현재 카카오톡은 완전히 무료이다. 기본기능에 있어서 어떤 사용자도 차별하지 않고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전면 유료화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은 상태이다. 아직까지 카카오톡은 그런 신뢰를 깰 만한 조짐을 보인 적이 없다. 카카오톡의 수익모델은 게임을 비롯한 선택형 서비스이며 보이스톡 같은 기본기능은 항상 무료이다.


그런데 이통사는 마치 선심쓰는 것처럼 처음 몇 개월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한다. 원래 유료지만 일단 써보라는 의도라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경쟁 앱인 카카오톡이 이미 무료인 상태에서 굳건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몇 개월 무료로 쓰다가 맛들이면 바로 돈을 내라는 앱을 소비자들이 얼마나 쓰겠는가? 무료화 서비스의 기간과 수준을 보다 넓게 잡아야 한다.




2. 둘째로 서비스의 차별성을 없애야 한다.


적어도 공평하다면 그래도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통사는 유료화 이후 소비자를 낸 요금에 따라 차별하겠다는 뜻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데이터를 차감하거나 일정요금 이상 사용자에게만 제공하겠다는 뜻은 무엇인가? 돈을 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가난해서 낮은 요금제를 쓰는 사용자는 쓰지 말라는 의미다. 


쓰는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메신저라는 건 안심하고 쓸 수 있어야 정보의 자유로운 교류를 할 수 있다. 옛날 공중전화에 동전 몇개를 넣고 비싼 시외전화 걸듯이 뚝뚝 떨어지는 요금을 보며 얼마나 자유롭게 통화를 할 수 있었을까? 메신저를 통해서도 '용건만 간단히'  해야 할까? 저 서비스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가난한 소비자들은 써서는 안될 이유를 이미 설명해주고 있다. 차라리 전면 유료화를 하는 게 공평한 느낌이라도 주게 될 것이다.


3. 셋째로 서비스를 유지할 것인지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서두에서 내가 든 예를 보자. 솔직히 이통사가 이런 서비스를 하는 까닭은 카카오톡이 있고 성공했기 때문이다. 별도의 이유는 없다. 카카오톡이 성공하지 않았으면 아직도 이통사는 문자메시지 수익을 위해 일체의 메신저를 거부했을 것이다. 또한 데이터 통화 서비스는 전부 유료화 시키거나 막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와서 마지못해 하는 듯한 이 서비스가 아무리 좋은 성능과 기능을 지녔더라도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극단적인 예로서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어서 카카오톡이 기울고 이통3사 서비스로 모두 몰렸다고 치자. 어느날 몇 가지 핑계를 대며 전면 유료화를 하든가 서비스 자체를 없애지 않는다는 보장은 있을까? 자동차회사가 철도를 사서 없애버린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게 가장 중요한지 모르겠더. 이해관계가 이미 다른 이통사의 무료 메신저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미래를 보고 있다는 비젼을 제시하고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 그게 없다면 아마도 이 서비스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소비자는 경쟁보다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