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가 점점 한국 사회에 퍼지면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은 특히 잘 발달된 초고속망 정보 기술의 확산속도가 빠르다. 첨단을 달리는 이런 기술이 종종 사회를 획기적으로 바꾸곤 했다. 초기 PC통신 채팅, 인터넷 카페문화, 싸이월드의 유행을 거쳐 이제 소셜 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이제까지 수동적으로 모든 걸 받아들이기만 하던 대중을 변화시켰다. 채팅은 단지 한 두 사람과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카페는 폐쇄된 집단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싸이월드는 즉시성이 떨어졌다. 이런 모든 서비스가 단점을 없애며 발전한 형태가 현재의 소셜 미디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미디어와 앱을 규제대상으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지금 각 언론들이 반발하고 있다. (출처)

스마트미디어 시대가 왔으니 기존 방송 정책을 손보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아직 개념이 정착하지 않았다. 규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법적 근거도 없다. 이런데도 일단 규제부터 하겠다고 한다. 황당하다.

SNS까지 심의하겠다는 시각은 더욱 어처구니없다. 트위터에 올리는 글도 심의 대상이란 말인가. 이런 식이라면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 내용도 심의해야 마땅할 지경이다.

시대 역행이다. ‘표현의 자유’ 보장과 산업 발전을 위해 방송 심의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완전한 민간 자율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날로 거세다. 이 판국에 앱과 SNS까지 심의하겠다고 한다. 혹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시점이 그렇다. 정치권은 ‘안철수 신드롬’으로 인해 스마트 미디어와 SNS의 정치적 위력에 지레 겁을 낸다.

방통심의위는 얼마 전, 대통령욕설 트위터계정을 차단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앱과 SNS 심의 추진으로 방통심의위가 폐지론과 같은 더 큰 역풍을 맞지 않을까 정말 걱정된다.


자꾸만 나쁜 점만 들이민다면 무엇이든 나쁘게 볼 수 있다. 이에 소셜 미디어의 장단점과 이를 이용하는 우리의 현명한 대처법을 생각해보자.



1. 소셜 미디어의 장점 - 참여하는 문화, 활발한 소통구조.

블로그를 통해 대중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한 미디어를 가지게 되었다. 댓글을 통해 직접 미디어를 만드는 사람과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파워블로거라는 집단이 출현해서 대중의 축적된 신뢰와 인기를 바탕으로 나름의 영역을 형성했다. 현재 블로그는 관공서나 각 기업체, 기자와 경제인을 막론하고 모두 만들어 활용하는 최고의 개인매체로서 각광받으며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대중에게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트위터는 더 나아가 대중이 아무런 부담감 없이 정보를 생산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조차도 일정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공간을 만들고 가꾸어야 하지만, 트위터는 그렇지 않다. 마치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날리듯 아무 부담없이 쓰고 보낸 메시지가 나를 알리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가벼운 사생활의 잡담조차도 트위터에서는 화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유명인의 경우는 트위터가 하나의 홍보와 방송수단까지도 되고 있다. 파워 트위터로 유명한 소설가 이외수씨의 경우는 특유의 말솜씨와 재미있는 성격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경우는 마치 트위터가 실시간 라디오 중계와도 같은 파급력과 팬까지 형성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이르러서는 사람들 간의 유대가 보다 깊어지는 쪽으로 발전한다. 사실 블로그는 불특정 다수를 향해 말하는 수단이다. 트위터 역시 이제부터 상대와 이야기하며 알아보자는 목적이 다분하다. 반면에 페이스북은 기존에 알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인맥을 확대해가는 걸 목적으로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맥의 중요성은 알지만 막상 그걸 만들기 위해서 들어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그런 희생을 최소화하고도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인맥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경과 인종까지도 넘어서 말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활발한 참여와 소통이 소셜 미디어로 인해 이루어지고 있다.


2. 소셜 미디어의 단점 - 사생활의 침해, 집단이 개인을 상처 입힐 수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이런 소셜 미디어에도 단점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가 굳이 좋은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때로는 개인이 덮어두고 싶은 일, 그다지 자랑스럽지 못한 일조차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활발히 다뤄진다. 때로는 그 과정에서 정보가 왜곡되거나 조작되기도 한다. 명예홰손이나 사생활 침해도 많이 일어난다. 근래에 일어난 모 여자 아나운서의 자살이나, 각종 연예인에 대한 명예홰손 논란의 중심에 바로 트위터와 블로그 등이 위치해 있다.

이런 문제의 원인으로 흔히 소셜 미디어에 대한 규제나 제한을 논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보다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명예홰손과 사생활 침해 논란에는 기술을 대하는 개인의 이중적 시각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연예인과 방송인, 스포츠 스타들은 대부분 소셜 미디어를 쓴다. 거기에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기꺼이 자기가 알리고 싶은 사생활을 알리며 다른 사람에게 반응을 얻는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 홍보전략의 하나로 기획사 등에서 의도적으로 소셜 미디어 이용을 권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유명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에서 쉽게 화제의 중심이 된다. 이것이 순기능으로 작동할 때는 아무도 사생활 침해나 명예홰손을 문제삼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에게 이혼이나 불륜, 악성루머등의 나쁜 상황이 닥치면 당연히 그것도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의 중심이 된다. 좋은 것만 말하고 나쁜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달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나쁜 일로 화제가 되고 물의가 일어난 경우에 그 영향도 클 수 밖에 없다. 어떤 기술이든 당연히 순작용이 있으면 부작용도 있으며 순작용이 클수록 부작용도 커진다.

이것을 감수하고 싶지 않으면 처음부터 소셜 미디어 자체를 쓰면 안되는 데 사람 심리가 그렇지는 않다.



스마트폰 앱과 SNS 심의? 현명한 대처법은?

3. 소셜 미디어의 성숙한 참여, 토론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는 스마트폰과 앱과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이렇게 발달된 첨단기술이란 마치 잘 드는 칼과도 같다. 그 자체로는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다. 그걸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 건 쓰는 사람에 달렸다. 칼로 나라를 지키고 먹을 것을 구할 수도 있고, 반대로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빼앗을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 역시 결국은 쓰는 방법의 문제다.

소셜 미디어는 이제 막 태동해서 발전하는 단계다. 가능성이 무한하고 사람들의 기대 역시 매우 크다. 막 싹을 튀우고 줄기를 만들어 뻗어나가는 작물과도 같다. 다소의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그 뿌리를 뽑아버리거나, 함부로 가지를 잘라버리든가 해서는 안된다.

소셜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만드는 작은 사회다. 사회가 잘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법과 함께 끊임없이 자정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필요하다. 엄격한 법은 사람들을 위축시켜 활력을 잃게 할 뿐이다. 사람들의 자제력과 성숙함을 믿고 나가는 것이 좋다.

소셜 미디어에는 제약에 없다. 기본적으로 글을 쓸 줄 아는 초등학생 이상부터 백살넘는 노인까지도 평등한 개체로서 참여하고 토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은 단점을 논하기 이전에 충분한 장점이다. 우리가 받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앱과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와 인터넷 공간을 아우르는 민주주의 교육이 필요하다. 각 개인이 지고 있는 책임과 권리를 명확히 주지시키고 바른 이용을 유도할 때 소셜 미디어의 순작용은 증폭되고, 부작용은 작아질 거라고 믿는다.


P.S : 어제 저녁 부터 몸이 좀 으실으실한게 감기에 걸린 듯 합니다. 역시 환절기네요. 잘 안걸리는 감기몸살에 걸린 걸 보면 말이죠. 이 포스팅도 간신히 썼네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