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나는 정부에서 소셜 미디어와 앱을 심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는 것에 대해  스마트폰이 방통위 심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 라는 포스팅을 통해 반박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내 의견을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행정안전부에서 주최한 토론에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 작성한 글을 기초로 내 생각을 담아 블로그글로 써보겠다.

평상시의 유머있는 내 평론과는 달리 다소 딱딱하지만 매우 진지한 의견을 담고 있다.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첫번째로 일명 SNS라고 부르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해 먼저 다뤄보자.



모든 것을 이야기함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이유다. 요즘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SNS를 화제로 삼으면서 먼저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대체 그게 왜 필요한가? 라는 아주 간단한 질문이다.

왜 소통이 필요한 걸까? 집권초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소통이 부족했다.' 에서 비롯된 소통이란 단어는 이제 다양한 사람들이 쓰고 있다. 하지만 소통이란 방송으로 하는 일방적인 '전파'가 아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명령하는 '전달'도 아니다. 그야말로 평등한 상태에서 자유롭게 말하며 이성과 감성을 교류하는 것이 소통이다. 그리고 그에 딱 맞는 도구는 신문이나 방송이 아니고, 채팅이나 전화통화도 아닌 새로운 서비스 -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자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혼자서 가슴속에 담아두던 이야기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반응을 얻고 다시 이야기한다. 자기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니 시원하고, 격려해주면 기쁘다. 슬플 때는 위로를 얻을 수 있고, 궁금한 것은 물어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그야말로 마법의 거울이나 마찬가지다. 백설공주의 계모는 거울에게서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했다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다르다. 누군가 나를 받아들이고 호응해주는 사람이 있다. 그것만으로 사람들은 용기와 즐거움을 얻는다. 또한 사람들 사이의 오해가 사라져가며 서로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서로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며 일체감을 가지는 것, 바로 소통이 진정으로 필요한 이유다.

SNS 라고 한마디로 말하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성격의 서비스가 혼재한다.

1) 첫째로 개인이 스스로의 생각을 적어 비교적 긴 글 형태로 공개하는 페이지 방식의 블로그가 있다.
2) 둘째로 짧은 메시지 형태로 적어 올리고 즉시 반응을 얻는 단문 메시지 방식의 트위터가 있다.
3) 셋째로 싸이월드 같이 작은 미니홈피 같은 공간을 만들고는 그 안에서 친구를 만들며 초대해서 교류하는 페이스북이 있다.

이 세가지가 대표적인 SNS다. 이들은 각자 다른 특성을 가지고 발전하면서 융합되어 현재 하나의 개인 미디어로 발전하고 있다. 멀리는 자스민 혁명의 원동력으로 꼽히기도 했고, 가깝게는 현재 한국의 선거결과에도 영향을 주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본래 단순한 서비스에 불과했던 것이 사회현상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미디어로 발전한 것이다. 이것은 발달된 인터넷 기술의 영향이다. 사실 기술이 발전하지 않던 옛날에도 이런 형식의 모임은 있었다. 원시적인 형태의 집회나 사발통문, 두레, 계모임 등은 모두가 이런 소통과 교류를 위한 형식이었다. 그러나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각 가정마다 보급된 컴퓨터와 광대역 통신망, 그에 덧붙여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휴대폰이 진화한 스마트폰 열풍은 이런 소셜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누릴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깨어있는 개인들이 어떤 이슈를 만들고 호응해서 단결한다면 그것이 바로 미디어가 된다. 인터넷 기술은 언제 어디서든 개인이 이런 서비스를 통해 자기 생각을 실시간으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소셜미디어로의 진화는 매우 당연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런 소셜 미디어는 근래에 왜 이렇게 주목 받게 된 것일까? 나아가서 하나의 문화현상까지 만들며 각광받는 소셜 미디어는 왜 필요한 걸까?

스마트폰속 소셜미디어, 왜 필요한가?



1) 기존의 매스 미디어인 신문, 방송의 한계 때문이다.

이들 미디어는 비교적 고품질의 뉴스와 컨텐츠를 대중에게 제공하는 면에서 매우 귀중하고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들 미디어를 만들고 전파하는 주체는 대중이 아니다.


정치라면 정치인이 화제를 만들고 기자가 취재하며 방송, 출판인이 제작한다. 연예라면 연예인이 주체가 되어 만들고, 감독이나 카메라맨 등 관련업계 사람들이 만들어 전파한다. 이들은 전부 대중과는 관계가 없는 일종의 엘리트 집단이다. 물론 대중은 누구나 이들 집단에 들어가길 원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대중 스스로가 원하는 이야기나 바라는 관점을 반영하지 못하는 면이 많았다.

소셜 미디어의 대두는 기존 매스미디어의 이런 한계점에 대한 불신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최근의 블로그 마케팅을 보자. 기존 미디어 광고는 제품의 장점만 말할 뿐 단점을 전혀 말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가격조차 잘 표시하지 않는다. 미디어 기사 역시 광고비란 수단을 통해 기자와 업체가 철저히 결탁한 가운데 쓰여진 경우가 많다. 제품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없고, 심지어는 엘리트의식으로 인해 평범한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보고 소개하는 배려조차 부족하다.

블로그는 이런 면에서 기존 미디어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었다. 블로그를 하는 주체 자체가 소비자이고 대중 자체이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은 차분히 제품을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보며 가격과 품질을 평가한다. 또한 댓글을 통해 질문에 답해주거나 보충해주기도 하며 대중과 소통을 했다. 이런 것은 기존의 어떤 미디어의 기자도 해주지 않았던 일이다.



2) 기존 매스 미디어에 비해 신속한 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는 나름의 편집과 방송 과정이 있다. 긴급한 속보일지라도 일단 취재하면 편집국을 거쳐 편집장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편집장은 회사의 방침이나 보도방향을 고려해 해당 정보를 가공하거나 방영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사안에 따라 해당 미디어의 CEO까지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 회사보다는 간결한 편이지만 어쨌든 절차가 있고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해서 발행이 결정되어도 방송이라면 영상을 제작하는 시간과 방송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종이신문이라면 인쇄시간이, 인터넷 신문이라도 속보를 업로드하는 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소셜 미디어는 그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가장 느린 편에 속하는 블로그라 할 지라도 일단 속보를 접하면 블로거 한 명이 즉각 결정하고 블로그에 글을 써 올리면 그만이다. 대부분 편집장이 블로거 스스로이기에 절차같은 게 필요없다. 인쇄나 방송 제작에 걸리는 시간 자체가 필요없다.

가장 빠른 편에 속하는 트위터에 이르러서는 거의 빛의 속도나 다름없다. 긴박한 현장에서 폰카로 사진을 찍어 글자 몇 개와 함께 올리는 소식은 매스 미디어가 큰 돈을 들여 특파원을 보내도 얻을 수 없는 신속함과 생생함을 가져다준다. 이런 점 때문에 미래에는 소셜 미디어가 매스 미디어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거란 예측도 있다.

소셜 미디어가 주목받게 된 이유는 이런 위력이 외국에서 검증되면서 점점 힘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도 이미 선거를 비롯해 특정 이슈에서 그 폭발력이 검증된바 있다. 젊고 구매력 있는 계층이 스마트폰을 통해 활발히 쓰고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들이 사회의 주요 여론을 만드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3) 이런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폰이란 수단을 통해 이동하면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을 하면서, 혹은 쉬거나 여행을 가면서도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됨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의 폭과 숫자가 엄청나게 늘었다. 따라서 이런 가입자들 간의 의사소통은 이미 기존 미디어의 영향력을 뛰어넘게 되었다. 결국 기존 미디어라면 방영할 수 없는 '나는 꼼수다.' 같은 방송도 나오게 되었다. 이것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낸 새로운 영역이다.

우리는 이로 인해 많은 가능성과 함께 풍요로운 미디어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 속 소셜 미디어는 사회의 다양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개인이 누구나 메시지를 펼칠 수 있고 누군가의 편집이나 간섭없이 그것을 대중이 보고 판단할 수 있다는 건 파격적이다. 유사 이래 이 정도의 미디어는 존재한 적이 없었기에 그 역할은 매우 크다. 물론 이런 통제되지 않는 미디어에는 당연히 부작용도 있지만 보다 많은 가능성이 있기에 나는 이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