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삼성 디스플레이]



현재 전세계 가전제품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건 한국 업체다. LG전자가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백색가전에서 프리미엄급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TV시장에서 점유율로 15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LG전자는 OLED TV에서 패널생산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2021년에도 계속되는 중이다. 시장조사기업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금액기준 합산 점유율은 52.1%로 역대 최대치다. 특히 TV시장의 흐름인 프리미엄, 대형화 추세를 주도하면서 중국, 일본 등과 격차를 벌리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삼성전자는 금액기준 32.9% 점유율로 선두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판매한 QLED는 201만대다. 75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금액기준 46.5% 점유율이며 80형 이상 시장에서는 52.4% 점유율이다.

2위인 LG전자는 금액기준으로 19.2% 점유율이며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올레드 TV 출하량은 79만 200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 성장한 결과다.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 보다 59% 늘어난 580만대를 돌파해서 전체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경쟁자인 일본과 중국업체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3위인 소니는 금액기준 점유율 8%이며 TCL이 7.3%, 하이센스는 7.1%에 머물렀다. 특히 일본은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축소까지 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중소형 TV 생산을 중국 가전업체 TCL에 위탁하기로 했다. 히타치제작소는 2012년에 TV 일본 생산을 종료하고 2018년 TV사업에서 철수했다. 도시바는 2018년 중국 하이센스에 TV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소니도 중저가 TV시장에서는 이미 철수한 상태다.

이런 성공의 원인에대해 업계에서는 한국기업이 혁신 기술 개발과 안정적 글로벌 공급망 등을 결합시킨 결과로 인식하고 있다. 이제 TV시장에서 당분간 한국기업의 경쟁상대는 같은 한국기업 밖에 없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이런 좋은 흐름에 제동을 거는 국제적 위험이 있다. 바로 최근 벌어진 전세계 반도체 부족현상이다.

전자제품은 매우 많고 다양한 부품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TV만 하더라도 우리가 눈여겨보는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 화상처리용 커스텀칩을 제외하고도 아주 간단한 신호처리용 칩, 정류용 콘덴서, 전파수신을 위한 코일 등등 다양하다. 이런 부품은 보통 일괄적으로 한 국가, 한 회사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단가가 낮고 높은 성능이 요구되지 않는 부품이기에 중국, 대만, 일본 등 다양한 곳에서 만들어 공급된다. 

완제품 회사는 이런 많은 부품을 주문에서 받고 최종조립해서 제품을 생산할 뿐이다. 이제까지는 이런 반도체가 충분히 낮은 가격에 공급되었기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차량용 반도체에서 시작된 반도체 부족사태는 이런 공급망에 위험요소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예를 들어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 아니고 중요부품도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전자화되는 자동차의 전장산업에서 디스플레이, 카스테레오, 각종 편의시설 운영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단가를 낮지만 이게 없으면 자동차를 완성할 수 없다. 때문에 엔진과 바퀴로 굴러가는 자동차지만 반도체가 없어 만들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이것을 TV시장에 대입해보자. TV에서 핵심은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화질과 영상입출력을 담당하는 칩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TV의 경쟁력은 패널에서 나온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패널만 공급되는 상황에서 TV는 완성될 수 없다. 전원공급부의 작은 콘덴서 몇 개, 신호수신부의 안테나 부품 몇 개만 없어도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 그렇지만 그 모든 부품을 삼성전자가 만들 수는 없다. 모두 한국에서 생산한다는 것도 무리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는 한종희 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에 대해 올해 말까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은 바꿔 말하면 내년에는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상황이 심각해질 때 행동하면 그건 이미 늦다.  

해법은 완제품 업체가 평소부터 탄탄하게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해두는 것이다. 공급이 부족해질 기미가 보일 때 대부분은 일선 부품 생산업체에서 이미 조짐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럴 때 원재료와 재고를 관리하고 대체부품의 수입이나 추가 생산 등을 빠르게 조치하면 공급 부족이 해소될 수 있다. 자동차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는 평소에는 돈이 안되서 신경을 안쓰던 작은 부품이 부족한 것에서 터졌다. 마찬가지 상황은 TV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 신경을 안쓰고 있는 작은 부품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공급망을 잘 관리해야 현재의 좋은 실적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1. Favicon of https://pinetwork-petershin.tistory.com BlogIcon 파이채굴러 2021.06.11 17:38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