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G 서비스, 스마트폰 28GHz 안테나 내장이 먼저다
콘솔게임기 역사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게임기는 게임을 즐기기 위한 목적의 플랫폼이다. 새로 게임기를 내놓을 때를 보자. 게임기 회사는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있어야 소비자가 게임기를 살테니까 개발사에 게임을 먼저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거꾸로 개발사는 소비자가 해당 게임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만 자기 게임이 많이 팔릴테니 게임기 보급대수를 조건으로 건다.
결국 안되는 곳은 이 모든 것이 악순환을 만든다. 할 만한 게임이 없어 게임기를 안 사고, 안사니까 개발사는 더욱 해당 게임기용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하는데 쉽지 않기에 알면서도 망하게 된다.
이번에는 국내 5G 업계로 시선을 돌려보자. 국내에서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건 5G통신망의 속도와 안정성이다. 빠르고 끊김없는 속도로 마치 집에서 고속 무선랜을 쓰는 것처럼 쾌적한 속도를 느끼고자하는 건 모든 사용자의 바램이다. 이런 바램을 잘 맞춰줄 수 있는 건 28GHz 서비스다. 전파는 파장이 짧으면 직진성이 강해지며 신호가 뚜렷하게 전달된다. 투과성이 낮아고 도달영역이 좁아지기에 기지국을 많이 설치해야 한다는 단점만 감수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런데 국내 5G에서 28GHz 서비스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일부 구역에 시범 서비스만 하고 있고 일반 사용자용은 하겠다고 말은 해도 막상 안하려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2021년 올해 국내 출시되는 5G 스마트폰에는 28GHz 대역 서비스를 지원하는 안테나가 빠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21 FE,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단말기에 해당 대역을 지원하는 안테나가 탑재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통 이 대역 지원 여부는 단말 제조사와 통신사 간 협의에 따라 정해지게 된다. 따라서 이 말은 올해 해당 대역을 국내에서 지원할 예정 자체가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 버라이즌 통신사에서 28Ghz 대역 안테나가 탑재된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다. 그에 비해 5G 최선진국이 되겠다는 국내에서는 기술 한계와 사용사례 부족을 들며 상용망 구축을 미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삼성전자 갤럭시 S22부터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중이다.
통신사에서는 현재 통신 3사가 시범망 구축 단계이기 때문에 하반기에 이를 지원하는 단말이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통신사 관계자는 28GHz 대역이 상용화되더라도 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것은 거꾸로 보면 제대로 지원하는 단말이 없으므로 시범망에서 벗어나지 않고 서두르지도 않겠다는 의도가 된다.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28GHz 서비스에 대해서 통신망 먼저 VS 안테나 탑재 먼저를 주장하며 게임기의 악순환같은 사례에 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또다른 주체인 정부는 망 구축 현황에 대한 행정지도를 통해 의무 이행을 독려한다는 입장이다. 적극적으로 악순환을 끊으려는 노력보다는 자기 책임만 면피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28GHz 지원 스마트폰부터 만들면서 시작하면 된다. 통신망은 나중에라도 추가할 수 있지만 일단 제조되어 팔린 스마트폰 내부에 안테나를 추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원가를 약간 올리고 케이스공간을 약간 차지하는 부분을 감수하면 된다.
28GHz 안테나가 단말기에 탑재되면 당연히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를 더욱 강력히 요구하게 된다. 그러면 요금을 받는 통신사는 일정을 더욱 서두르게 된다. 안테나가 없어서 망을 만들어도 소용없다는 변명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악순환이 끊어지고 선순환이 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명쾌한 해법이 준비되어 있다. 남은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의 선택 뿐이다. 사용자를 위한 그들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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