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삼성전자]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된 후 삼성전자의 목표가 애플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단순히 혁신의 상징이라거나 이익규모 만이 아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사용자가 열광해주고  제품이 나올 때마다 비싼 가격에도 구입해준다. 또한 고가 앱도 가장 열심히 구입해주며 각종 악세서리나 서비스 구입도 활발하다. 부러워하지 않는 경쟁기업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애플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살피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애플이 미국기업이라거나 마케팅 능력이 우수해서 그런 게 아니다.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애플이 가진 힘은 바로 독자적으로 만든 우수한 운영체제(OS)에서 나온다.

물론 애플이 가진 독자 운영체제는 장점만 준 게 아니다. 매킨토시 때부터 우수함을 인정받긴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에게 시장에서 밀린 후 오히려 약점이 되기도 했다. 점유율이 한 자리수에 머물자 소프트웨어 호환성도 없고 최신기술 개발에서 뒤쳐진 채로 악순환이 반복된 순간도 있었다. 애플이 하드웨어는 좋은데 윈도우와 호환성이 없어 안 산다는 사용자의 의견도 많았다.

그렇지만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강자로 떠오른 이후에는 이게 바로 강점이 됐다. 아이폰이 모든 면에서 최신 하드웨어를 채택한 것도 아니고, 반드시 성능에서 앞선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독자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최적화를 통해 쾌적한 사용성을 보장했다. 또한 다른 운영체제에서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먼저 적용해주기도 했다. 바로 이런 장점 때문에 애플은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었고 항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었다.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물론 이런 장점을 알고는 있었다.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스마트폰에 쓰면서도 바다(웨이브) 운영체제를 개발했다. 이어서 타이젠을 스마트워치에 적용하면서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키워나가려 했다. 초기에 점유율이 낮은 운영체제가 가진 호환성과 앱 생태계 약점을 감수하면서도 그렇게 밀고 나갔다.

그런데  삼성이 결국 독자운영체제를 포기할 모양이다. 지난 11일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4 등에 구글 웨어OS를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출시된 기어 라이브를 끝으로 자사 웨어러블 제품에는 독자적인 타이젠 OS를 탑재하고 있었다. 자사 웨어러블 제품에 구글 OS를 탑재하는 것은 7년 만의 변화다.

타이젠은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OS로 삼성전자가 주도해 개발했다. 현재 삼성은 스마트 TV뿐 아니라 냉장고 같은 가전에도 타이젠을 탑재하고 있다. 나름 성공적인 안착이라고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독자 OS인 만큼 앱 생태계 등 콘텐츠 확대측면에서는 한계에 봉착한 상태라고 분석하고 있다. 

애플은 자사 운영체제를 쓰지 않는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사용자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제품은 완전히 새롭게 변신시켜 내놓든가 아니면 단종시킬 뿐이다. 그렇게 끈질기에 밀고 나가기에 애플은 항상 높은 개성과 함께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출처: 삼성전자]


그에 비해 삼성의 이번 결정은 독자 운영체제에서 한발  빼내려는 수순이 될 전망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폰 시장만 해도 삼성은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산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독자 운영체제가 아니면 필연적으로 찾아올 운명이다. 때문에 애플처럼 되고 싶다면 고통스럽더라도 독자OS를 키워야 한다. 호환성이 떨어지고 앱 생태계가 부족한 점은 지속적인 투자와 제품출시를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다. 

누군가가 얻는 이익이 부럽다면 그 이익을 얻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행동해야 한다. 애플처럼 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운영체제는 필수요소다. 아직 삼성전자는 충분한 자금력이 있으며 시장에서 이익을 많이 내고 있다. 과연 이 시점에서  독자 운영체제를 포기하는 게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