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된 카카오톡, 플랫폼기업도 보상책임 지워야
요즘 대부분 IT기업의 궁극목표는 플랫폼 기업이다. 단순히 서비스나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모든 관련 서비스와 부가가치를 중계해주는 플랫폼을 가지고 싶다는 의미다. 그 사이에서 수수료와 광고를 독점하고 파생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게 바로 플랫폼 기업의 매력이다.
이런 플랫폼 기업은 많은 경우 이용료를 받지 않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문에 초기에 사용자에게 호평을 받으며 유료 서비스에 비해 빠르게 보급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삐르게 이용자 기반과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다는 면에서 좋다. 사용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이용료나 앱 구입비용이 없다는 점에서 환영받는다.
그런데 요즘 이런 플랫폼 기업의 단점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 안정성이나 보안 같은 분야가 허술해지면서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더구나 후속조치로서 보완대책이나 사용자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지난 5일 밤에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약 2시간 반 정도 시스템 오류로 로그인과 서비스 이용이 중단되는 등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현재 거의 '국민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피해규모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카오에 오류 발생 원인, 카카오의 조치 사항과 향후 대응 계획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또한 카카오가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경우 미흡한 부분에 대해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한 콘텐츠 기업(CP)에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지도록 하는 넷플릭스법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만으로 과연 충분한 대책이 나올까? 카카오톡 오류는 이번 한 번이 아니다. 지난해에만 4번 이 있었으며 이번 오류는 작년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카카오측은 오류의 구체적인 원인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하면서 단지 행정당국에게 협력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사실 이런 플랫폼 기업의 오류는 카카오톡만이 아니다. 작년에 이미 구글을 포함한 5개 사업자가 넷플릭스법에 따른 조사 대상이 됐다. 지난 3월 네이버는 네이버 뉴스, 블로그, 카페 등 일부 서비스에서 40분가량 장애를 일으킨 바 있다.
문제는 이런 오류가 너무도 쉽게 발생하는 이유다. 이용자 숫자나 서비스 내역을 보면 충분히 관련 장비와 유지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다. 그런데도 장애가 발생하면 그냥 조사를 받는 선에서 넘어간다. 사용자에 대한 보상 논의는 없다. 사회 중요 인프라에서 장애가 발생되면 액수에 상관없이 보상 이야기가 제기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당업체에서는 이들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무료이기 때문에 손해규모를 산정할 수 없어 그렇다는 논리를 제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직접 돈을 받지 않을 뿐이다. 부가서비스를 통한 광고와 각종 수수료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1조 2,58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1,575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등이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핵심적인 투자를 해야 할 카카오톡이 이처럼 자주 오류를 보이는 건 그만큼 투자를 게을리한다는 의미다. 표면상 공짜라는 이유로 보상책임이 없으니 신경도 덜 쓴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결국 보상책임이 없다는 이 더 좋은 기업활동을 보장해주는 게 아니라, 서비스 부실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는 셈이다.
이제는 플랫폼 기업의 특성에 따라 오류에 대해 직접 보상책임도 지워야 한다. 그래야만 사고가 난 뒤 그런 보상을 하느니 지금 돈을 들여 장비를 더 설치하고 유지 인력을 더 늘리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이번에 또 터진 카카오톡 오류에 보상책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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