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LG전자]

 


시장경제에서 더 좋은 제품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은 필수적이다. 또한 그런 기업간 기술력 다툼은 당연히 권장할 만한 좋은 경쟁이기도 하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IT업계에서 진보된 기술이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보는 궁극적인 수단이 된다.


그렇지만 이런 기술력 다툼도 지나친 상술에 오염되면 지루하고 소모적인 논쟁에 머물게 된다. 특히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상호비방은 어떤 생산적 결과도 만들지 못한다.


전세계 TV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한 한국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치열한 경쟁은 자랑스럽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과열 경쟁으로 인해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해묵은 논란이 OLED TV의 번인현상을 둘러싼 논쟁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초 CES2020 개최 전에 주최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전시 참가 계약서에 참가 업체 간 상호 비방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었다. 바로 이런 지나친 경쟁이 사용자에게 피로감만 유발할 뿐 별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여전히 번인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OLED TV를 공격하는 마케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QLED TV 신제품을 사면서 OLED TV를 반납하면 일정 금액을 보상해 준다는 내용이다. 특정 브랜드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LG전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둘 경우 그 부분에 잔상(얼룩)이 남는 번인을 중점적으로 거론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제품으로 TV 보상 판매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통은 자사 구형 제품을 대상으로 보상 판매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기술적으로 따졌을 때 번인현상은 현존하는 OLED TV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사용에서 실제 발생하는 빈도가 높지 않다. 제조사의 적극적인 AS정책과 결합되면 사용자가 구입을 기피할 정도의 결함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LCD TV 대비 높은 명암비로 인한 고화질 등 장점 부분이 크다. 삼성전자도 TV가 자사 스마트폰에서는 OLED 디스플레이를 주력부품으로 탑재할 정도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자사가 우위인 스마트폰 OLED에서는 중소형이라 번인현상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화질 우위가 크다고 말하면서 경쟁사가 우위인 대형 TV용 OLED에서는 번인현상이 치명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OLED TV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그런 경우 지금처럼 OLED를 공격하던 마케팅은 고스란히 자사제품에도 피해로 되돌아올 수 있다.


OLED TV는 이미 고가TV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강세를 보이는데 지난해 3분기 OLED TV의 지역별 판매 비중 가운데 유럽이 41.8%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일본 TV 시장 1위인 샤프와 중국 샤오미 등이 OLED TV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추정된다. 번인 현상을 아무리 강조해도 결국 '살사람은 산다'는 것이다.결론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 번인 논쟁은 진정으로 사용자를 위해 좋은 기술의 제품을 제공하는 데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단지 눈앞의 판매량 만을 위한 이런 논쟁보다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 

 

삼성과 LG의 OLED 번인논쟁은 언제 끝날까? 아마도 삼성전자가 OLED TV를 출시하든가, LG전자가 완전히 번인 현상이 사라진 OLED TV를 내놓게 될 순간에는 끝날 것이다. 차라리 빠른 시일 내에 삼성전자가 번인현상이 사라진 OLED TV를 내놓고 이 논쟁을 종식시키기를 바란다. 그것이 사용자에게 이익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