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에 관련된 정보는 언제나 흥미를 준다. 마치 비밀로 숨긴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보안이 철저한 것으로 유명한 애플에 관련된 루머는 그래서 모두가 들어맞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다지 들어맞지 않던 예전에 비해서 요즘은 그 정확성과 내용이 훨씬 나아졌다. 그래서 오히려 신제품발표 때 흥분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아이폰5S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대한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이폰6가 아니라 아이폰5S로서 부분 개량판이 될 거라는 명칭에 대한 루머가 이제는 정설로 굳어졌다. 이런 가운데 새로 나올 아이폰5S는 아이폰5에 비해서 화소수가 2배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출처)


5월 28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사이트 언와이어드 뷰는 중국사이트 웨이폰을 인용해 아이폰5S의 전체 화소수가 기존의 73만여개에서 150만개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아이폰5에 탑재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326ppi(인치당 픽셀수)를 지원한다.


정보에 따르면 아이폰5S는 아이폰5와 같은 4인치 크기이나 베젤(테두리)이 더 얇아지면서 아이패드 미니와 같은 외형을 지니게 된다. 또한 애플은 다음달부터 아이폰5S 양산에 들어가 오는 9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애플 경쟁사들은 애플 레티나보다 더 뛰어난 화질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HTC의 HTC 원은 468ppi,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441ppi, LG전자의 옵티머스G프로는 400ppi다.


아이폰5S


점점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변화가 적어지고 잘 보급되어 일상재로 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이다. 애플은 스스로의 독특한 혁신주자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계속 아이폰을 프리미엄 고가제품으로 팔기위한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그 방법은 어쨌든 새로 내놓는 제품마다 소비자의 입을 딱 벌어지게 할 정도의 변화를 주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애플의 변화에는 일정한 한계와 법칙이 있다. 그것은 누가 특별히 만든 것도 아니지만 마치 영미권의 불문법처럼 문서화 없는 하나의 룰이나 다름없다. 이번 애플의 화소수 증가 루머를 보면서 문득 그러한 법칙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폰5S, 화소수가 2배 높아지게 될까?


위의 기사에서 지적했듯이 애플 경쟁사들은 이미 애플 레티나보다 더 뛰어난 화소수, 더 크고 시원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그들과 완벽히 같은 시장은 아니지만 애플은 최고의 가격에 최고의 성능을 원하는 프리미엄 소비자를 상대한다. 왜 비싼 돈을 주고 산 내 최신 아이폰이 저런 성능을 가지지 못하냐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래야 제품이 팔린다.


아이폰5S


현재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걸린 암묵적 제한요건을 살펴보자.


1. 미니멀리즘을 지키면서 단순해야 한다.

2. 재질과 디자인은 양산 가능한 한도에서 최대한 고급스러워야 한다.

3. 잡스가 생전에 최적의 크기라고 말한 크기를 유지해야 한다.(가로크기만이라도)

4. 따라서 화면 크기를 늘리는 대신 화면 픽셀수를 늘린다.

5. 성능향상이나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가격책정은 예전 아이폰 기준으로 유지한다.


대충 이런 것이다. 좋게 말하면 '옳은 것을 한다.' 라는 애플의 철학이자 고집이다. 하지만 나쁘게 말한다면 그 옳은 것을 정해준 잡스의 유지만 받들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애플이 '잡스의 말은 예전에는 맞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이제부터는 이것이 옳다!' 라고 말하며 들고 나온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아이폰5S


잡스 사후 벌써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변화가 빠른 IT업계에서 이 정도의 시간동안 잡스가 물려준 유산을 충실히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 만이 중요할까? 물론 그렇게 하면 크게 비판받지 않을 것이다. 크게 실패하지도 않을 것이다. 당분간은 여전히 제품이 잘 팔릴 것이다. 


아이폰5S의 화소수가 2배 높아지게 될 거라는 소식은 그래서 실현가능성이 상당히 높다.애플이 화면크기를 더 키우는 것과 화소수를 늘리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면 당연히 선택은 후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게 생전의 잡스가 취했던 방식이기 때문이다.


문득 몇년 전 애플의 엔지니어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우리가 지금 잘나가는 것 같죠? 하지만 잡스가 없어지고 우리가 실패작을 두번쯤 내놓는다면 금방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아이폰5S



어쩌면 팀쿡이 취하는 완만한 변화 노선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을 지 모른다. 위의 말에서 이미 잡스가 없다는 조건은 충족되었다. 그렇다면 최대한 실패작을 내놓지 않도록 차라리 변화를 최대한 억제한 평작을 내놓으면 어떨까? 의욕에 차서 도전하는 실패작만 아니면 어쨌든 애플에 위기는 안오지 않을까? 경영학을 모르는 나도 생각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답이다. 그런 면에서 다음 아이폰의 화소수 변화를 예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