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쓰고 있는 PC를 보면 당연하지만 상당히 특이한 점이 있을 것이다. 노트북이나 PC 겉에 붙어있는 상표 '인텔-인사이드'란 부분이다. 이 상표의 의미가 '이 컴퓨터 안쪽에 인텔이 들어있습니다.'란 의미인지, '이 컴퓨터가 인텔의 범위 안에 들어와있습니다.'란 의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완제품과 별도로 부품의 상표가 강조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가전제품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경우다.



하스웰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이 안에 삼성 패널이 들어있습니다.' 라는 상표를 본 적이 없다. 자동차에서도 겉에 '이 안에는 벤츠 엔진이 들었습니다.'라고 표기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서는 가끔 '퀄컴'이라는 상표를 본 적이 있긴 하다. 이것이 바로 인텔을 따라한 경우이다. 인텔은 이처럼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업체이면서도 독자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단순히 마케팅만이 아니다. 인텔은 PC 그 자체를 수십년째 이끌고 있다. 인텔에서 새로운 CPU칩이 나올 때마다 컴퓨터 시장이 술렁거린다. 컴퓨터의 주된 변화는 인텔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밀려 그 영향력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인텔의 힘은 강력하다. 그리고 이런 인텔이 새로운 칩을 발표했다.(출처)  



하스웰


인텔은 22nm 트라이-게이트 3D 트랜지스터 공정으로 생산하는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을 6월 4일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에 의하면, 하스웰은 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비해 50% 배터리 성능 향상을 제공한다. 


하스웰을 탑재한 울트라북 클래스의 i7-4650U 프로세서는 HD 비디오 재생에 있어서 9.1 시간을 제공해 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6 시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 이는 전력소모가 아이비 브리지의 20W TDP에서 하스웰은 15W TDP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D 5000 GPU를 탑재한 울트라북 클래스에서 그래픽 성능은 아이비 브리지에 비해 40%가 향상되었다. 데스크탑 용 하스웰은 CPU와 GPU 사잉의 지연을 줄이기 위해 내장한 임베디드 DRAM 때문에 고유 그래픽 카드에 의존하지 않고, 중급 세팅에서 1080p로 Tomb Raider와 BioShock Infinite를 플레이할 수 있다.


데스크탑 용 하스웰의 가격은 최저 사양인 코어 i5-4570이 $192이고, 언락된 코어 i5-4670K는 $242이며, 코어 i7-4770K는 $339이다.

 



하스웰


인텔은 본래 틱-톡 전략을 썼다. 시계초침의 똑-딱 소리를 뜻하는 이것은 무슨 뜻일까? 인텔이 1년마다 새로운 칩을 내놓는데 첫번째 1년은 내부구조를 새롭게 설계해서 속도를 높이고, 다음 1년은 미세공정을 적용해서 전력소모량과 발열을 줄인다. 이것이 틱-톡 전략이다.


인텔 하스웰, 컴퓨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하지만 위의 뉴스를 보면 약간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인텔이 전통적으로 강조해왔던 부분이 빠지고 새로운 요소가 추가된 것이다.


1. 올해는 인텔의 전략에서 틱 에 해당한다. 즉 내부 구조의 개선과 성능향상이 이뤄지는 해이다. 따라서 내부 구조가 3D 트라이게이트구조로 바뀐 것은 맞다. 그런데 그에 따른 연산성능 강화에서 전통적으로 늘 나오던 클럭속도향상, 부동소수점연산능력, 오피스 대비 처리능력등이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이전 칩에 비해 몇 배의 성능 향상이 있는가도 언급하지 않았다.


2. 오히려 HD비디오 재생시간과 소비전력(TDP)같은 저전력소모 능력을 강조했다. 22나노 공정이란 미세공정도 강조했다. 이것은 통상 톡 에 해당하는 해에 강조되던 성능이다. 뭔가 전략이 바뀐 것 같은 생각까지 든다.  


3. 반대로 이제까지 중시하지 않던 내장그래픽코어 강화를 매우 강조했다. 인텔에서 사람들이 거의 기대하지 않았던 내장 그래픽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스웰


이런 인텔의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지만 이번 한번이 아닐 것이다. 변화하는 IT업계에 맞춰 인텔이 나름의 위치를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줄어드는 컴퓨터시장과 늘어나는 태블릿 시장, 울트라북이 주목받는 노트북 시장에 맞추려면 전형적인 틱-톡 전략만 고집할 수 없다.


애플은 이미 인텔에게 경고했다. 저전력과 저발열을 갖춘 칩을 만들라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ARM칩 등으로 바꾸겠다고도 했다. 이것은 애플만인 아니다. 앞으로 모든 컴퓨터 업계가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따라서 인텔도 맞출 수 밖에 없는 흐름이다.


하스웰


따라서 이번에 나온 인텔 하스웰은 컴퓨터에 소형화, 태블릿화란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서 이렇게 맥북프로를 더 얇게 만들 수도 있다.(출처)


KGI 증권 분석가 밍-치 궈는 애플이 WWDC 2013에서 더 얇어지고 1080p 카메라를 장착한 레티나 맥북 프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변화는 하스웰 프로세서를 탑재해 전력소모를 크게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새 레티나 맥북 프로는 기존 제품보다 더 얇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궈는 맥북 에어가 레티나 맥북 프로에 채용된 듀얼 내장 마이크로폰 기능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