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영된 광고 가운데 성질급한 한국인을 강조하는 컨셉의 영상이 있다. 기다리는 것을 못참고 갑갑한 것을 싫어하기에 너무도 서두르다가 생기는 헤프닝을 재미있게 다루었다. 그것도 무려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캐릭터를 빌려서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느리거나 끊기는 걸 싫어하는 건 비단 한국인만이 아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컴퓨터를 쓰는 데 느긋하게 부팅을 기다리며 홍차를 마시거나, 게임과 영상이 끊기는데 그것이 오히려 낭만이라며 즐기는 경우는 없다. 아이패드가 즉시 반응하고, 맥북에어가 빠르게 잠자기에서 깨어나는 것은 그런 성향을 맞춘 것이다.

울트라북이 추구하는 것은 노트북이 태블릿과 같은 반응성을 갖추고 그 위에 고성능 노트북과 맞먹는 속도를 가지는 것이다. 얼핏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 목표는 과연 가능할까? LG XNOTE Z330을 체험하려는 내 목적도 바로 이런 세부적인 성능이 궁금해서였다. 

그저 종이 위에 적힌 스펙이나, 다른 사람의 체험담 만으로는 장단점을 잘 알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내가 모르는 사람을 평가하려고 할 때 단지 그 사람의 학력 같은 스펙이나 다른 사람의 말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와도 같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성능테스트를 해보자.


우선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성질급한 한국인 가운데 한 명인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시험해보겠다. 바로 부팅시간이다. 초시계를 놓고 기록경기하듯 재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가 평소에 애용하고 있는 맥북에어와 비교해 보는 게 좋겠다. 그래서 나란히 놓고 동시에 전원스위치를 눌렀다.


평소 맥북에어의 부팅이 엄청나게 빠른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LG XNOTE Z330이 초기 화면을 띄우는 속도에서는 앞섰다. 그리고 그 뒤에 쓸 수 있는 상태로 진입하는 시간도 약간 이지만 더 빨랐다.

물론 이것은 객관적으로 애플제품과 LG제품을 비교하자는 그런 뜻은 아니다. Z330은 새로 나온 신제품으로 최신 인텔칩인 i7을 썼고, 맥북에어는 2010년에 나온 코어2듀어 모델이다. 다만 스노우레퍼드 운영체제를 써서 빠른 편이다. 반면 Z330은 무거운 편인 윈도7 64비트 홈프리미어버전이다. 어쨌든 중요한 건 SSD와 래피드 스타트 기술 덕분에 울트라북이 맥북에어처럼 쾌적해졌다는 점이다.


다음은 종료시간이다. 윈도우7을 종료해서 완전히 꺼지는 시간과 맥북에어를 종료에서 꺼지는 시간을 비교해보자.


이번에는 맥북에어가 빠르다. 하지만 이것은 스노우레퍼드라서 그런 점도 있다. 맥의 최신 운영체제인 라이언이나 마운틴라이언으로 오면 좀 느려진다. 그렇다 하더라고 무겁고 느리기로 유명한 윈도우가 종료시간이 이렇게 짧아진 점도 평가해줄 만하다.

다음은 잠자기에서 깨어나는 시간이다. 잠시 자리를 비울 때 상판을 덮었다가 열면 얼마나 빨리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올까?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윈도우가 전통적으로 잠자기에서 깨는 시간이 늦었지만 울트라북으로 오면서는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여기까지는 전통적이고 좀 딱딱한 테스트였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테스트는 재미가 없다. 가장 쉽게 LG XNOTE Z330의 성능을 알아보는 법은 따로 있다. 바로 게임이다. 그것도 최신 온라인 게임이라면 어떨까?


이전에 내가 체험했던 넷마블의 '리프트'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마침 오픈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다기에 다운로드를 받아서 체험해보기로 했다. 


게임을 위한 기본 요구사항은 확실히 충족된다. 잠시 시스템 사양을 살피니 그래픽이 다른 부품 성능에 비해 약간 뒤질 뿐이다. 그건 인텔의 내장 그래픽인 HD3000 이기 때문인데 이것조차도 왠만한 저가형 외장그래픽 칩과 맞먹는 성능이라고 한다. 어쨌든 이제부터 시험해보면 자세한 성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다운로드하는 사이에 좀더 혹독한 성능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바로 동영상 재생능력이다. 2D그래픽 가속능력과도 관련있는 이 테스트를 위해서 요즘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한국 KPOP의 걸그룹 뮤직비디오를 이용했다.


한 개를 재생하는 건 당연히도 원활히 재생된다. 하지만 두 개면 어떨까? 세 개면? 그래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그래서 하나 더 추가해서 네 개를 동시에 재생했지만 상관없었다. 각각 음성까지 포함해서 끊김 없이 재생되었다. 뒤에서는 리프트 온라인 게임파일까지 다운로드 받으면서 말이다.
 


동영상에서는 뭐 더이상 시험하는 자체가 의미가 없었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동영상 두 개 이상 동시에 재생할 일 자체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진을 보정하고 관리하는 어도비의 라이트룸 4 베타버전을 깔아서 시험해보았다.


지난번 울트라북 행사에서 모델로 나와주신 조세희씨의 사진을 가지고 화이트밸런스와 색상을 조절하면서 써보았는데 아무런 불편없이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포토샵도 아마 무난할 것 같다.

좀더 심각한 작업은 어떨까? 202개의 6백만 화소 사진을 한번에 처리해보기로 했다. 포토웍스를 사용한 이 작업 역시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집에서 내가 쓰고 있는 커다란 노트북과 거의 똑같은 시간에 마쳤다.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이 이정도 성능이라면 대단한 것이다. 굳이 크고 무거운 노트북을 쓰고 있을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는 동안에 리프트를 다 받고 게임을 실행해본다. 오프닝 비주얼이 무리없이 잘 재생되며 기대를 자아낸다. 그렇지만 막상 본 게임에 들어가려니 3월 26일부터나 할 수 있다는 게 아닌가? 게임 자체를 봐야 더 확실한 성능을 볼 수 있는데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비스 중인 SD건담 캡슐파이터를 실행했다. 이번에는 게임까지 확실히 들어갔는데 역시 무난하게 잘 된다. 이 밖에도 야구게임인 마구마구를 비롯해서 몇가지 게임을 더 해봤지만 성능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LG XNOTE Z330에서 내가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웹서핑으로 시험해보았다. 거의 기다리는 시간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과 차이가 없는 속도는 과연 울트라북이 제대로 전략을 잡았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오피스 등 사무용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무겁고 반응속도가 느린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윈도7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 SSD를 비롯해서 몇 가지 기술이 보다 편리함을 가져다 준 것이다.

아쉬운 점도 약간 있었다. 우선 트랙패드의 멀티터치 기능이 맥북처럼 뛰어난 반응성을 가지지 못했다. 관성스크롤과 같은 감성적 부분이야 특허 등으로 인해 지원할 수 없다고 해도, 곧바로 반응하는 스크롤과 페이지 넘김 등에서 미묘하게나마 느렸다. 


물론 이것은 Z330 모델이나 울트라북만의 단점은 아니다. 이것은 윈도우7과 관련 디바이스 회사들이 드라이버를 최적화시키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이다. 차후에 울트라북이 발전함에 따라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또 하나는 키보드다. Z330의 키보드는 디자인적으로 상당히 뛰어나고, 키감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글을 쓰느라 긴 시간을 작업하는 내 입장에서는 많이 쓰는 자판키의 크기가 너무 작다. 애플 키보드처럼 별로 안쓰는 펑션키를 줄이고 나머지 키를 키우는 등의 보다 세심한 노력이 들어갔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있다.


이 점에서는 애플을 제외한 국내외 모든 노트북 회사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노트북 회사들은 키보드를 그다지 쓰지 않는 장식품이나 원가절감의 요소로만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나같은 소설가를 비롯해서 글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키보드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좀 더 키보드를 많이 쓰는 사람 입장에서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사실 사소한 문제이며, 곧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울트라북, 끊김없는 쾌적함을 경험하자.


근본적으로 울트라북인 LG XNOTE Z330는 매우 빠르고 쾌적한 경험을 가져다 주었다. SSD의 빠른 속도와 끊김없는 처리가 인상적이었다. 디스플레이 품질도 좋은 편이었으며 게임과 각종 프로그램 실행시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다. 


또한 소음도 매우 줄어들었다. 상당한 부하가 걸리는 작업에도 불구하고 냉각팬이 도는 소리는 조금밖에 커지지 않아서 그런 소음에 민감한 편이지만 별로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성능으로 본 LG XNOTE Z330은 매우 훌륭하다. 익숙한 윈도우를 쓰고 싶고, 오피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 들고 다니면서도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어지는 포스팅에서는 이 제품의 디자인과 휴대성에 대해서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