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빠른 기술 발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주머니는 가볍고 눈은 높은 소비자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빠른 3G통신과 최신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산 것이 어제같은데 오늘은 4G통신과 더 많은 기능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이 나온다. 그러면 방금전까지 너무도 유용하고 사랑스러웠던 스마트폰이 어쩐지 애물단지처럼 보인다. 나는 어째서 이렇게 느리고 낡은 기기를 쓰고 있는가 한탄스러워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기술은 발전하고 나는 더 좋은 물건을 가지고 싶어서 돈을 모은다. 그리고는 마침내 원하던 물건을 사게 마련이다. 어릴 적에 그렇게도 가지고 싶던 장난감을 마침내 크리스마스까지 기다려 손에 넣는 정도의 기쁨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전에 나는 좋은 아이디어와 도전적인 행보로 무장한 팬택의 스마트폰인 VEGA LTE EX에 대해 기업전략의 측면에서 분석한 바 있다. 작지만 중요한 혁신을 이룬 제품에 대한 소개였다. (작지만 중요한 혁신은 필요한가?  베가 LTE EX.)


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그 제품을 직접 써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굳이 제품을 써보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제품이라는 평은 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직접 내 손에서 써 본다면 장점은 더욱 명확해진다. 또한 아쉬운 점도 분명히 생길 수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났다고 하지 않던가? 체험 기회란 그래서 나름 나에게 소중하다.

이번 제품 VEGA LTE EX에서 내가 특히 주목한 것은 '속도'였다. 단순히 스마트폰의 처리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외부로 연결되는 네트워크인 4G통신망인 LTE의 빠른 속도를 포함한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이란 면의 속도를 뜻한다.


작지만 단단하고 예쁘게 포장된 박스를 열고 바로 제품을 꺼냈다. 간단한 사용설명서를 읽는 후 바로 실제 사용에 들어갔다. LTE의 속도처럼 개봉기 같은 건 생략하고 곧바로 실사용을 해보려는 것이다.


화면의 좋은 색감과 부드러운 반응성이 나를 맞아주었다. 초기에는 아이폰에 비해 딱딱한 인터페이스와 스크롤 등의 반응속도를 지적당하던 안드로이드폰이지만 이제는 그다지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서로 상대의 장점을 흡수한다는 말이 맞다.


무엇을 먼저 해볼까?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딱딱한 삶을 부드럽게 해주는 음악은 잘 녹는 버터처럼 달콤하고 감미롭다. 그런 음악을 최신 영상과 함께 감상하는 데 좋은 건 바로 유튜브 음악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에서 보는 유튜브는 속도 문제로 종종 끊기거나 버벅거리기도 한다. 외부에서 3G로 감상할 때 그런 문제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 가 아니고, 하지만 4G LTE가 출동한다면 어떨까? 나는 바로 유튜브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요새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음악을 하나 뽑았다. 바로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코리아'의 최신 버전이다. 엄청난 가창력을 지닌 신인들이 경연을 벌인 영상 가운데 얼마전 검색순위까지 올라갔던 영상이다. 


빠르고 쾌적한 속도를 체험한다, VEGA LTE EX.


고화질 영상을 비롯해 음악이 아주 부드럽게 흘러갔다. 이런 좋은 음악을 듣는데 조금이라도 도중에 끊어졌다면 화가 날 뻔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LTE의 빠른 속도와 끊김없는 연결은 음악에 제대로 몰두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제품에 딸려있는 흰색의 커널형 이어폰은 주위 소음을 차단해주기에 딱 알맞았다.



이번에는 또 하나의 취미 게임으로 넘어가보았다. PC에서도 그렇지만 게임은 하드웨어의 모든 성능을 가장 극단적으로 요구하는 분야다. 일단 게임은 용량이 크다.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받더라도 좀 느리다는 느낌이 든다. 하물며 밖에서 3G로 다운로드 받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그러나 VEGA LTE EX는 다르다. 3초도 안되는 시간에 20메가가 훨씬 넘는 게임이 다운로드 되었다. 와이파이보다 더 빠른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빠르니 혹시 제대로 다운로드가 안된 것은 아닐까 해서 실행을 시켜보았다. 하지만 문제없이 빠르게 실행되었다. 


여기서 이 제품이 가진 APU성능도 높다는 점을 언급해야겠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성능은 이제 예전 휴대용 게임기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다. 게임 플랫폼으로서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보다 더 가혹하게 통신성능을 요구하는 곳은 어디일까? 우연히 U+ HDTV라는 앱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은 방송을 그대로 통신으로 전송해서 고화질로 보여주는 것이다. 당연히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연결을 동시에 요구하게 된다.


실행시키고 나서 여러 방송 가운데 열린 음악회를 선택해보았다. 정말로 HD수준의 고화질로 방송이 수신되었다. 지상파 DMB를 오히려 뛰어넘는 화질과 음질이 대단하다. 마침내 인터넷망 기술의 발전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전파를 무색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손자병법에 의하면 당해낸 길이 없으면 마지막 36계는 도망이라는데, DMB는 이제 도망이라도 가야하는 걸까?



속도가 워낙 빠르니 가벼운 전자책앱을 비롯해서 소셜 앱들은 거의 기다리는 시간이 없이 반응한다. 이것은 통신망의 속도와 함께 VEGA LTE EX의 하드웨어 성능이 받쳐주기에 병목현상이 없이 흘러간다는 뜻이다. 


1080P 동영상을 실행해보았다. 다운로드 받아놓았던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가 고화질 고음질로 재생되었다. 단 한순간도 끊기지 않는 것이 이제는 노트북 성능을 완전히 따라잡는 수준이다. 


일상적인 인터넷 서핑은 어떨까? 자주 가는 포털 서비스를 통해 또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동영상을 본다. 역시 쾌적하다. 3G와 4G의 차이는 단지 숫자 1의 차이가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세대를 넘었다는 차이로서 확실한 느낌이 다가왔다. 


VEGA LTE EX는 이렇듯 나에게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사용성 면에서 단점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적어도 속도와 연결 면에서는 어떤 부족함도 찾아내기 어려웠다. 쓰는 동안 위쪽 부위가 약간 따스해지는 것과 함께 배터리 소모가 약간 있었던 건 그나마 흠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조차 우려된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였다.


전체적으로 이 제품은 과연 현재 팬택이 자신있게 내세울 만한 장점이 풍부했다. 와이파이가 아닌 4G만으로도 빠르고 쾌적한 경험을 제공해주기에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이 제품의 특징은 이것만이 아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혁신적으로 내세운 모션인식 기능을 중점으로 살펴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