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부터 특히 감명깊게 들은 말이 있다. 첨단 IT제품에서는 각각 떼어놓고 보면 평범하거나 보잘없는 기능들이 한군데 모아서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말이다.

그냥 두면 그저 그런 화질의 휴대폰 카메라가 3G 연결망을 가진 스마트폰과 연결되면 동영상을 찍고 증강현실을 만들어내며 QR코드라는 3차원 바코드도 판독하는 등 첨단 도구가 된다. 음질도 그다지 훌륭하지 않은 MP3플레이어가 스마트폰에 연결된 운영체제와 결합하면 커버플로우가 멋지게 분위기와 조작감을 주는 세련된 음악기기로 바뀐다.



첨단 정보도 마찬가지다. 각각 개별적으로만 생각하면 별 것 아닌 단편적 정보지만 생각을 전개해가며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면 상당한 수준의 지혜로 변한다. 나는 다른 블로거와 달리 이런 정보의 종합된 판단을 내 나름의 관점으로 전달하길 좋아한다. 물론 다 읽고 공감하고 안하고는 독자의 몫이다.

오늘은 아이패드에 대한 고찰을 해보자. 아이폰보다 오히려 경쟁자가 적은 태블릿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아이패드는 과연 얼마나 갈 것인가? 아이패드를 능가할 호적수는 정말 나타날 것인가? 쉽다면 쉽지만 어렵다면 한없이 어려운 이 예측은 재미있게도 몇 가지 정보만으로 예측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우선 첫번째 정보를 보자. (출처)



J.P. Morgan 분석가 마크 모스코비츠는 업계 소스들을 통해 iPad이 적어도 2012년까지 태블릿 시장의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올해 태블릿 시장의 총 매출은 50억 달러를 약간 상회하지만, 2012년에는 341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11년 2분기에 출시될 안드로이드 허니콤은 iPad과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지만, iOS와 앱 스토어의 컨텐츠 생태계 때문에 iPad이 계속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팬들에게는 매우 기분좋은 뉴스다. 아이패드의 패권이 적어도 2년 동안 문제없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술적인 면에서도 앞서있지만 개발자와 소비자가 서로 이윤을 주고 받는 선순환 시스템으로 인해 앱스토어가 잘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과연 문제는 없는 것일까. 얼핏 봐서는 이미 앞서나간 애플의 앱스토어에 대해 안드로이드의 앱마켓은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의 태블릿 시장흐름을 상징하는 다음 뉴스를 통해 정보를 하나 더 보자.(출처)



시티그룹 분석가 글렌 영은 삼성이 차세대 갤럭시 탭2에 NVIDIA의 듀얼 코어 칩 테그라 2를 채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업계 소스를 통해 삼성이 2011년 전반기 사용을 위해 NVIDIA로부터 상당량의 테그라 2 칩들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물론 삼성도 자체적으로 듀얼 코너 칩을 생산할 계획이지만, 구글이 테그라 2를 안드로이드 3.0 허니콤의 레퍼런스 디자인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삼성은 자체 칩 채용 대신 테그라 2를 채용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테그라 2는 앞으로 나올 허니콤 태블릿들에 주로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는 하드웨어 성능을 급속히 올리는 것으로 아이패드에 대항하려고 하고 있다. 개별 앱의 성능이 최적화가 덜 되어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을 하드웨어 속도로 메우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하드웨어 스펙싸움이 되면 애플도 질 수 없다는 점이다. 아이패드 역시 듀얼코어와 쿼드코어에 이르기까지 안드로이드의 발전과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태블릿 시장은 하드웨어 성능의 무한 경쟁시대로 들어간다. 끊임없이 처리속도가 늘고 배터리 소모량은 적어지며 기억용량은 많아진다. 그 결과 개별 앱의 최적화보다는 많은 앱을 빠르게 생산해서 유포하고 소모시키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그런 치열한 경쟁속에서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웹OS가 각자의 앱 생태계를 놓고 일전을 벌이며 싸운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애플 아이패드를 능가할 미래의 태블릿은? 자, 여기서 마지막 뉴스 정보를 소개한다. (출처)

삼성전자, 이번에는 윈도 7 기반의 글로리아(Gloria) 태블릿 준비.




바로 이것이다. 극한의 하드웨어 싸움과 앱 생태게 전쟁이 끝나고 나면 태블릿에서 남는 최후의 승자는 어이없게도 윈도우7 을 탑재한 태블릿이 될 가능성이 높다.

1) 첫번째 뉴스에서도 말했듯이 아이패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앱생태계로 인한 쓸만한 유료 앱과 풍부한 무료앱이다. 그러나 단순히 비교하면 윈도우7에 지원되는 소프트웨어의 양과 질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

2) 두번째 뉴스에서 말했듯 결국 안드로이드와 아이패드의 싸움은 하드웨어 스펙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최종적인 종착지에서는 양쪽 모두 엄청난 처리속도와 기억용량을 지닌 하드웨어가 될 것이다. 무거운 소프트웨어도 부담없이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3) 그렇다면 현재 윈도우7 태블릿의 가장 큰 약점인 반응속도, 처리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해소될 수 있다. 근본적인 하드웨어 처리속도와 기억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면 말이다. 치열한 태블릿 시장의 성장에 맞춰 발달하는 하드웨어는 결국 윈도우7도 무리없이 소화할 것이며, MS도 이에 맞춰 새로운 윈도우 7 태블릿 버전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어부지리란 말처럼 조개와 두루미가 싸우니까 지켜보던 어부가 승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가 치열하게 싸우며 기술을 발전시키면 그 결실은 막상 윈도우 7이 차지하게 될 것만 같다. 이것이 내 예상이다. 그래서 나는 감히 말한다. 일정 기간 후 아이패드를 능가할 미래의 태블릿은 윈도우7 태블릿이 될 가능성이 크다.

P.S : 오늘은 지식경제부로 취재를 갑니다. 아무래도 탁상에서만 IT를 논하는 건 한계가 있을 듯 합니다. 가끔 현장에 나가서 직접 취재도 하고 해야 좀더 생생한 정보를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욱 더 생생한 포스팅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