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세계 검색사이트를 지배하고 있는 사실상의 공룡기업이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구글>이다. <구글하다.>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문화현상을 일으킨 이 기업은 이제 검색광고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까지 만들며 차세대 인터넷 시장을 착실히 공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 구글도 힘을 못쓰는 나라가 몇 개 있다. 바이두로 유명한 중국이 있고 또한 네이버와 다음이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는 한국이 있다. 단순한 언어적 장벽이 원인은 아니다. 그보다는 보다 해당국가에 토착화한 로컬라이징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구글의 단순하고 편리한 기능보다 네이버나 다음의 다양하고 친절한 기능을 보다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야후에서 대대적인 검색 사이트 개편을 가지며 그 결과를 발표했다. 야후는 자유로운 사용자의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앞세웠다. 검색사이트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목록의 뉴스와 각종 정보 배치가 아닌, 개별 사용자가 직접 자기 취미와 취향에 맞는 정보를 선택해 배치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능이다.


이것은 야후가 국내에서 점유율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던질 수 있는 용감한 도박이었다. 본래 이런 기능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지만 야후는 그 포기해야될 기득권 자체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일부러 지금까지 포스팅을 미루며 관련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즉시 포스팅을 써주는 것은 누구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보다 종합적이고 넓은 관점에서 다뤄주는 것은 내가 아니면 아마 어떤 IT블로거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장 어떤 폭발적인 반응은 없는 듯 싶지만 야후의 개편 방향 자체는 상당히 좋았다. 아쉬운 것은 역시 야후의 파급력 문제인데 조금만 더 높은 점유율이었다면 이것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며 국내 검색 사이트의 빠른 변화를 이끌어냈을 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야후의 시도를 성패여부에 관계없이 높이 평가한다. 자세한 것은 조금 더 시일이 지난 후에 포스팅하겠다. 내가 서두에 야후 이야기를 꺼낸 건 이어지는 다음의 검색 사이트 개편이 가진 의미를 말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다음(Daum)이 검색 사이트를 개편했다. 이번 개편은 야후의 시도와 비교해 좀더 묵직한 의미를 지닌다.


다음은 현재 네이버에 이어 한국의 포털을 양분하고 있는 강자다. 실질적인 점유율과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다음이 상당히 공을 들여 변화한 이번 개편 내용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다음에서 내세운 이번 개편의 테마는 세 가지다.


하지만 실질적인 핵심은 결국 첫번째에 전부 다 들어있다. <사용자 중심의 검색서비스> 이다. 즉 이것은 야후도 중점을 둔 목표와 일치한다. 앞으로 국내 검색포털들이 가장 중점을 둬야할 부분이라는 뜻이다. 그럼 세부적인 변화 사항 몇 가지를 들여다 보자.





세부적인 사항은 이렇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이것이 결국 무엇을 상징하느냐 하는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바로 <사용자경험>이다. 보다 좋은 애플의 아이폰에서 시작된 사용자경험 중심의 사고 방식이 인터넷 전반에 몰아닥쳤다. 그리고 검색 사이트들도 점차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번 개편은 다음이 그러한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인 것이다. 재미있게도 바로 아이폰의 기능과 비슷한 검색 기능이 있다.


카메라로 바로 객체를 찍어 그 이름과 형태를 가지고 검색하는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글자 입력을 할 환경이 안될 때 카메라 만으로 간단히 검색을 할 수 있다. 이런 것이 바로 좋은 사용자경험(UX)를 만드는 요소들이다.
여담이지만 여기에 쓰인 스마트폰은 아이폰인데 삼성 갤럭시S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삼성의 광고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까? 워낙 사소한 일로도 반응이 민감한 한국 모바일시장을 생각하며 농담을 던져본다.

이렇듯 이번의 Daum 검색 the Next 의 핵심은 사용자경험의 강화이다. 아마도 이미 개편된 다음의 검색시스템을 쓰고 있는 사람은 상당히 좋아진 편의성과 사용자경험을 체감하리라 본다. 그리고 이런 다음의 시도가 앞으로 네이버를 비롯한 나머지 국내 포털에 사용자경험에 대한 변화와 경쟁을 가져오길 바란다.



다음에서는 이번 검색 사이트 개편을 앞두고 다음과 티스토리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을 초청해서 발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나도 그 가운데 초대되어 갔는데, 정성껏 대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작으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향후 다음 검색의 커다란 발전 방향에 대해 물었다.

Q: 검색품질을 높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언어를 초월해 검색 엔진 자체를 강화하는 방법과 언어에 밀착하는 서비스에 집중하는 방법이 있다. 구글은 아직 점유율이 낮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검색엔진 강화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에 맞서는 다음 검색의 향후 비전은 어느 쪽인가?

A: 구글의 검색엔진이 우수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구글과 다음은 기술에 동원할 수 있는 자원 규모가 다르다. 다음은 해외검색보다는 우선 한국에 밀착한 로컬라이징으로 검색품질을 올리고자 한다. 그것이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까탈스러울 수 있는 내 질문에 상당히 정중하고도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맞는 말이다. 다음의 현재 위치에서 구글과 같은 방법의 경쟁은 무리다. 그건 국내 1위인 네이버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우선은 로컬라이징에 주력하겠다는 다음의 전략은 현명한 판단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곧 국내 사용자를 배려한 사용자 경험 강화전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색사이트의 미래, 사용자경험에 달렸다! 다른 검색 포털 기업들의 향후 움직임을 주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