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TCL]



지난 10일 중국 TV업체 TCL이 국내 일부 대형 마트에 32인치~75인치 크기 스마트 TV를 출시하며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중국 최대 TV업체인 TCL이 한국에 직접 저가 TV를 내놓으면서 한국 중저가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업체의 대응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삼성과 LG가 8K TV 같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했다. 이에 비해 TCL은 이익률을 줄여서 중저가 TV위주로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런데 그동안 소형 TV를 주로 내놓던 TCL이 이번에 75인치 모델 등 대형 제품까지 내놓았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TCL은 작년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TV 시장점유율에서 6.5%로 4위를 차지했다. 판매 수량 기준으로는 9.2%로 3위다. 올해 1월에 열린 CES 2020에서는 QLED TV, 마이크로 LED 같이 삼성전자와 비슷한 제품을 발표했다. 동급 제품으로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에 국내출시된 4K UHD 65인치 모델은 배송비와 77만 9,000원이고 75인치 모델은 149만 9,000원이다. 설치비까지 포함해 가격 면에서 비슷한 크기의 삼성전자와 LG전자 TV의 반값 수준이다. 기능 면에서도 발전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지원하고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기능도 탑재했다. 불량화소가 1개만 있어도 무상보증한다고 발표했다.

TCL의 이런 파격적 가격정책은 제한적인 유통 채널을 통해서만 집중 판매하는 전략 때문이다. 브랜드 홍보나 AS 망 구축 같은 각종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성비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도 비슷한 가성비를 만들 수 있지만 65인치 이상의 대형 모델이 적다. 경쟁할 수 있는 국내업체가 부족한 셈이다. 이런 TCL의 저가 대형 TV가 좋은 판매량을 기록할 경우 중국 본사 차원에서 향후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TCL은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서 'TCL QLED' 상표 등록을 마쳤다. 한국 업체가 단단히 차지한 국내시장에서도 고급 방식의 TV를 내놓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셈이다.

일단 국내 업계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팔리는 TCL TV가 2018년, 2019년의 구형 모델로 추정된다면서 가성비는 좋지만 제품 경쟁력이나 AS(애프터서비스) 측면에서는 불투명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비교적 고가인 대형 TV에서 불안한 AS를 가진 제품을 구입할 사용자가 많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중국산 TV의 품질이 올라가고 가성비가 계속 좋아지면서 삼성이나 LG같은 국내업체가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IT지식이 많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점점 중국 대형 TV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면서 "메인이 아닌 서브 제품으로 구입할 경우 AS에 부담을 덜 가질 수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