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삼성 XR홈페이지]


삼성전자가 VR(가상현실) 사업을 축소하는 한편으로 AR(증강현실)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외신에서는 삼성전자가 웹, 모바일, VR 플랫폼 등을 통해 VR 콘텐츠를 제공했던 '삼성 VR(Samsung XR)' 서비스를 9월 30일에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종료 결정은 대체로 관련 서비스 자체를 포기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우선 360도 비디오 업로드는 불가능해진다. 또한 모든 삼성 XR과 삼성 VR 비디오 앱도 더 이상 업데이트를 지원하지 않는다. 6월 30일부터는 삼성 VR 비디오 앱에서 오큘러스 고, 오큘러스 리프트, 오큘러스 퀘스트 지원이 중단된다. 오큘러스 스토어에서도 서비스가 제거된다.

최종 종료일이 되는 9월 30일부터는 모든 삼성 XR 사용자 계정이 비활성화되고 서비스에서 삭제된다. 모든 사용자 계정 정보와 관련 데이터가 삼성 XR 서비스에서 영구적으로 지워진다. 다만 사용자는 9월 30일 이전에 삼성 XR 웹에 로그인해 기존 업로드된 360도 비디오를 내려받을 수 있다. 서비스 종료 이후 삭제된 360도 비디오는 복구할 수 없다.

 

[출처: 삼성XR홈페이지]


이후로 삼성 VR 비디오 앱은 삼성 기어 VR 또는 윈도 오디세이를 지원하지 않으며 오큘러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도 제거된다. 삼성 XR 모바일 앱도 안드로이드 기기 지원이 종료되며 갤럭시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제거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협업으로 선보인 VR 헤드셋 기어VR 앱 지원도 지난달에 중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대신 AR을 강화하는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AR 기능 활용을 위해 갤럭시S20 카메라에 심도 카메라인 ToF(비행시간거리측정) 센서를 탑재했다. IT 업계의 흐름이 VR에서 AR로 옮겨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AR 안경 ‘구글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2‘를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홀로렌즈2‘ 등 AR 안경 신제품을 내놓았다. 페이스북도 레이밴과 손잡고 AR 안경 ‘오리온‘을 개발하고 있다.  

결정적인 부분은 애플의 움직임이다.  애플은 가상현실 사업 인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AR 서비스 확장을 시도 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가상현실 스타트업인 넥스트VR을 약 1200억원(1억달러) 규모로 인수했다. IT매체 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애플의 AR 안경 신제품이 2022년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쉽게 활성화되지 않는 VR에서 힘을 빼고 애플이 시장을 만들 것으로 보이는 AR부분을 미리 강화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