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TV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월드컵 경기. 그러나 주요 이통사 모바일 IPTV 서비스에서는  경기를 시청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월드컵 재전송료를 요구하는 지상파 3사가 월드컵 개막 전부터 각 모바일IPTV 사업자에 송출하는 방송신호를 끊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는 유료방송사에 기존 콘텐츠 재전송료 외에 월드컵 재전송료를 따로 요구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모바일TV사업자가 요구를 거부하면서 350만명을 넘는 모바일TV 가입자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모든 월드컵 중계방송을 시청하지 못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경기도 포함된다.


SK브로드밴드의 Btv 모바일, KT미디어허브의 올레tv 모바일, LG유플러스의 U+HDTV 같은 모바일 IPTV 서비스와 CJ헬로비전의 티빙이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 이 서비스에서는 지상파가 신호를 차단했기에 월드컵 중계방송 때는 "해당 방송사 및 저작권자의 요청으로 시청이 불가능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오며 방송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TV는 6월 13일부터 개막식, 조별 리그 경기 등을 포함한 모든 월드컵 중계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지상파TV 관계자는 IPTV사업자가 월드컵 콘텐츠를 모바일TV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IPTV 계약과 별도로 추가 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월드컵 중계방송 신호를 끊은 것이라 해명했다.


이동통신업계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N스크린서비스를 활성화시키려 했다. 데이터 전송능력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이동 중에도 고화질TV를 보는 체험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수요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상파와 유료방송업계간 재송신료 분쟁이 계속되면서 월드컵 같은 중요한 국제 경기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처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6월 12일 지상파와 유료방송 사업자, 관련 협회에 브라질 월드컵 재송신 분쟁 관련 정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여기서 정부는 "지상파는 공공재산인 전파를 이용해 방송하고 있으며, 유료방송사업자 또한 가입자에 일정 수신료를 받고 있는 만큼 차질없이 방송을 서비스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월드컵 재송신과 관련 성실히 협상하고 조속히 합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되, 방송 중단 등으로 인한 국민의 시청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한 "방송사업자가 사익 추구에 집중해 방송의 기본적 책무인 공공성을 저버린다면 관계법령에 따른 법적인 행정제재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빠른 시간 안에 원만한 해결이 없다면 제재조치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이다.


모바일로 월드컵을 시청하는 방법이 전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의 중계서비스나, 아프리카TV 등을 이용하면 된다. 또한 보편적 시청권을 내세운 정부의 압박이 부담스러운 만큼 갈등이 조기에 해결되어 곧 모바일TV 중계가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상파 관계자는 "모바일 TV는 방송이 아니다. 따라서 보편적 시청권과는 관련이 없고 콘텐츠를 계약해서 거래하면 된다" 면서 "이미 모바일 TV쪽에 적절한 조건에 제안을 해놓았으니 월드컵 기간동안에도 모바일 TV방송이 이뤄질 수도 있다" 라고 설명했다.


인종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전세계의 축제인 월드컵이지만 우리나라 모바일에서는 이해관계에 얽힌 플랫폼 차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