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부쩍 마음속에 숨겨두고만 있던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컨대 그것은 눈앞만 보지 말고 보다 먼 곳, 그리고 보다 깊은 곳을 보려고 노력하자는 의미다. 설령 그것이 맞든, 혹은 틀리든 상관없다. 높이뛰기를 하는 선수가 매번 성공하던가? 세계기록 보유자는 매번 그 기록을 깨던가? 그들의 결과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력끝에 나왔다. 그 선수가 실패할 때 그저 땅콩과 맥주를 먹으며 '또 실패했네?' 라고 비웃는 청중이 무엇 하나 이뤄놓은 게 있었던가?



미래전망이란 항상 틀릴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일기예보와도 비슷한 것이다. 아무리 저기압에 기단이 몰려있고 습도가 점점 높아지더라도 백퍼센트 비가 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보는 해야하며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유용하다고 받아들여진다. IT를 논하는 평론가의 미래전망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에 입각하지만 결국 예측을 해서 말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당연히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는 사람들의 반발이나 비웃음을 살 각오도 있어야 한다. 

애플이 자사의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에 탑재될 새로운 운영체제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전에 발표한 OS X 라이언의 후속버전으로 그 이름은 마운틴 라이언이다. 산에서 볼 수 있는 사자란 뜻일까? 어쨌든 레퍼드 -> 스노우 레퍼드로 이어지는 것과 같은 라인업이라서 재미있다. 뉴스를 통해 좀더 자세한 정보를 보자. (출처)


애플은 2월 16일(현지시간) 아이패드의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기능을 맥 PC에서도 가용할 수 있게 하는 PC 운영체제(OS)인 OS X 마운틴 라이언의 개발자용 버전을 공개했다. 

마운틴 라이언은 맥 노트북컴퓨터용 OS다. 맥북이나 맥북에어 등 애플의 노트북에 사용되는 OS 소프트웨어. 기존 SW는 오직 PC에서만 구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운틴 라이언은 아이패드와 아이폰 등 모바일 운영체제 `아이오에스(iOS)`에서 사용하는 앱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던 메시지, 노트, 미리 알림(Reminders), 게임센터 등 기능을 맥으로 가져왔으며 트위터 통합도 된다. 아이클라우드(iCloud)가 내장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용한 사진, 동영상을 별도 연결 장치 없이 옮길 수 있다. 

애플이 노트북과 아이패드, 아이폰용 운영체제의 적극적 통합에 나섬에 따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통합 시도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공용 OS인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과 노트북용 `크롬 OS`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도 향후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MS는 새 OS `윈도8`에서 모바일과 PC OS를 `메트로 UI(초기화면)`로 통합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뉴스는 대체로 유익한 정보와 약간의 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핵심은 애플이 새로 내놓은 운영체제가 아이폰과의 통합을 가속시킨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아이폰용 앱을 맥용으로 일부 포팅해서 제공하고 있으며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해서 데이터 공유를 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구글이나 경쟁업체도 따라서 운영체제 통합을 가속화할 거란 전망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실 약간 맥이 빠지는 데 이건 내가 재작년부터 이미 예측하고 강조해오던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패드를 포스트 PC로 삼아 기능을 향상시키며 결국은 맥과 통합하게 될 것임을 예측했었다.

참조: 아이패드는 어째서 스티브잡스 필생의 역작인가?

나는 여기서 좀더 과감하고 한발 더 나아간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마운틴 라이언이 보여주는 애플의 선택은?

분석해보면 마운틴 라이언의 변화는 애플이 현 단계에서 제시한 일종의 타협책이다. 맥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또한 아이패드의 위상과 역할은 점점 커져간다. 아이패드의 최신버전과 맥북에어의 최신버전은 서로가 통합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 주체가 맥북이 되느냐 아이패드가 되느냐 하는 부분이 애플의 최대고민이다.

1) 성능과 실현가능성으로만 보자면 단연 맥북에어쪽이다. 점점 얇고 가벼워지고 있는 맥북에어를 더 얇고 가볍게 만든 다음, 액정을 터치스크린과 스위블 방식으로 바꾼다. 혹은 180도로 완전히 접을 수 있게 하고 키보드를 적당히 감출 수 있게 한다. 그 위에 일종의 가상머신 방식이나 듀얼부팅방식으로 인텔칩에 최적화된 iOS를 올려놓으면 된다.

2) 아이패드가 중심이 되는 방식도 가능하다. 아이패드의 하드웨어를 약간 확장해서 키보드를 붙였다 뗄 수 있게 한다. 그 뒤에 ARM용으로 만들어진 맥 운영체제를 올려놓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iOS와 맥 운영체제 가운데 어느 쪽이 중심이 되서 통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단순한 부서의 흥망이 아닌, 애플의 전략적 선택이 어디로 향하는가 하는 결단이 걸려있다. 잘못해서 맥을 잃어버리면 고성능 PC 시장을 놓친다. 그렇다고 아이패드를 잃어버리면 태블릿 시장의 주도권을 잃는다.

마운틴 라이언은 일단 유저인터페이스와 핵심앱을 하나로 통합시키면서 예상되는 사용자의 반발을 최대한 줄여보려 한다. 맥이 중심이 되든, 아이패드가 중심이 되든 결정적인 통합단계에 왔을 때 기존 사용자가 거부감으로 이탈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서서히 취하는 변화인 것이다. 마운틴 라이언이 보여주는 애플의 선택은 '서서히 이미지부터 통합한다.' 라는 것이다.

이미지를 통합한 후 애플의 최종선택은 아이패드가 고성능화해서 맥북에어를 통합하는 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선 하드웨어가 아이패드이기 때문이다.


마운틴 라이언은 맥 사용자에게 아이패드에 익숙해지라는 애플의 주장이 섞인 업그레이드인 셈이다. 결국 맥 사용자는 싫든 좋든 맥의 전통적 하드웨어라는 틀에서 아이패드 하드웨어로 엑소더스(영광의 탈출)를 해야할 때가 다가온다. 이것이 내가 보는 미래전망이다.

P.S :  간신히 아팠던 몸이 좀 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어떤 파워블로거의 형사고소와 나쁜 행동을 둘러싸고 말이 있군요. 이제까지 제가 다른 글을 통해 꾸준히 강조해온 것이 파워블로거의 권한에 따른 책임의식인 만큼 새삼 같은 말을 반복할 필요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평상시부터 일관되도록 힘을 가진 자의 오만과 권한 남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일이 모든 파워블로거에게 경고와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