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애플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나는 이미 애플의 약점과 함께 삼성의 미래전략을 조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애플쪽에서 본 미래전략도 조언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 더이상 잘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잘 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애플이다. 나같은 한국의 IT평론가 한 명이 조언 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훌륭한 혜안이란 것은 꼭 유명한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알려지지 않는 사람의 작은 조언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명한 전략 가운데는 초야에 묻혀있던 재사의 한 마디로 인한 것도 상당히 있다.

창업자이자 위대한 기획자였던 스티브 잡스를 잃은 지금의 애플은 다소 위태롭다. 분명 전성기를 맞아 주가는 최고로 오르고, 순이익도 천문학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잘되고 있는 기업에게 그 이상의 것을 원하지, 현상유지를 한다고 해서 잘한다고 만족하지 않는다. 더구나 애플은 끊임없는 혁신을 외치며 성공한 기업이기에 더욱 기대치가 높다.

단기적인 전략은 잠시 접어두자. 이런 애플이 장기적으로 더욱 크게 발전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일단 들리는 정보로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TV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전기기 가운데 가장 지능형 제품에 가깝고, 컴퓨터와 가까운 것이 텔레비전이다. 그러기에 이 전략은 매우 현명하다고 볼 지 모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애플의 장기전략으로서 티비시장은 그다지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다.


텔레비전은 기본적으로 방송을 통해 영상을 수신하는 장치다. 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이 기기를 통해 쌍방향 통신을 한다든가, 게임을 하거나 여러 기기의 허브 역할을 시키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그 가운데 어떤 업체도 성공을 맛보지 못했다. 사용자는 티비가 그냥 티비이기를 원했다. 여기에 영상 선택이라는 요소를 개입시키면 컴퓨터가 되어 버리며, 게임 역할을 주면 콘솔 게임기가 가로막는다. 통신 허브 역할 역시 스마트폰이 가져갔다. 독서나 웹서핑은 태블릿이 차지했다. 티비가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것이다.

3차원 영상인 3D시장이 그나마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컴퓨터나 태블릿과도 충돌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티비가 과연 얼마나 차지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 시점에서 잠시 전혀 다른 분야의 기사를 하나 소개한다. (출처) 

  
존가트너: 고려해야할 세부분이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그리고 충전인프라이다. 한국의 경쟁력은 삼성SDI와 LG화학과 같은 회사들이 포진한 배터리섹터에 있다. 미국에 비즈니스파트너를 두고 있는 LG화학은 여러 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다. 

존가트너: 한국정부는 목표가 있지만, 다른 정부들처럼 야심적이지 않다. 중국은 아시아의 다른 자유경제국가보다는 더 많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시장의 리더가 메이저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 현실은 목표를 따라잡지 못했다. BYD는 작년 전기차를 출시했지만, 판매는 극히 적었다.

일본은 가전제품 등에 오랜 경험을 축적해 왔고, 산요, 파나소닉, 히타치와 같은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지 오래다. 그래서 품질과 혁신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일본의 품질을 따라잡는 동시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려 하고 있다. 북미지역에서는 한국, 일본과 경쟁하려 하지만, 대량생산능력에서는 뒤쳐져 있다. GM이 첫 전기차를 공개했을 때 북미에 GM에게 배터리를 공급할 능력을 가진 회사는 없었고, LG화학이 GM에 배터리를 팔게 되었다. 


누군가 예전에 말한 언급이 생각난다. 자동차가 갈수록 전자제품화 된다는 것이다. 계기판은 물론이고 안내장치인 네비게이터를 비롯해 작동방식이 전부 전자화로 향하고 있다. 여기다가 만일 전기자동차가 되면 엔진이 모터로 전환되면서 거의 완벽하게 전자제품으로 바뀐다.

내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는 단순하다. 전기자동차에서 편의성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동차를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조작하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 - 바로 운영체제다. 그리고 애플의 강점은 전자적인 운영체제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다. 바로 자동차에서 필요로 하는 미덕이다.

애플의 미래전략, 전기자동차를 잡아라!

자동차의 조작법은 이제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핸들과 기어, 브레이크와 미터형식의 계기판이 그것이다. 마치 초기 컴퓨터가 키보드와 문자 입력으로 조작했고, 지금도 유닉스 관리자 등은 여전히 그 방법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애플이 마우스, 그리고 터치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도입해서 성공했듯이 여기에도 커다란 혁신이 필요하다.

만일 마우스처럼 자동차를 보다 쉽고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면? 터치 스크린처럼 계기판을 간단히 만져서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면? 우리는 영화속에서나 보는 미래가 눈앞에 오는 걸 알 수 있다. 음성으로 자동차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달릴 수 있다면? 옛 드라마 전격제트작전이 실현된다. 그리고 애플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노려야 한다.

 
지금 애플은 삼성과 부질없는 특허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당장의 이익을 위해 중요하다. 아이티비나 아이클라우드는 약간 더 미래의 이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애플에게 백년 뒤를 약속해줄 최고의 영역이다. 애플이 만드는 ‘아이카(iCar)가 필요한 이유다. 나는 애플이 백년 이상 가는 혁신기업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