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는 단 한 명이 혼자 뛰는 경주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가 매력 넘치는 대단한 인물이라도 경쟁자도 없이 홀로 뛰어서 늘 1등을 한다면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썰렁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IT업계에서도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는 경우에는 늘 대중은 심심해하고 새로운 것을 원한다. 지금 단단한 입지를 굳히고 모바일의 강자로 우뚝 선 애플도 사실 초창기에는 그저 풋내기 도전자에 불과했다. 거대한 업적을 만들면서 홀로 전진하는 거인 IBM을 독재자로 묘사하면서까지 애플은 대중이 눈을 돌려주길 원했다. 사실 IBM은 다소 딱딱하다는 것 말고는 도무지 비판할 것이 없을 만큼 완벽한 회사기 때문이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공부 잘하고 스포츠도 만능에다 미남이고 늘 전교회장을 하면서 성실한 신앙생활까지 하는 엄친아가 있다고 치자. 여기에 반 여자 아이들의 인기를 조금이라도 끌어보려는 반항아가 있어서 갑자기 '저녀석 혼자 너무 다 해먹고 있어! 너무 모범적이어서 개성이 없잖아!' 라며 소동을 피운 것과도 비슷했다.

애플 아이폰만으로 스마트폰은 충분히 완벽하니 다른 어설픈 스마트폰 따위는 필요도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중은 다른 욕구가 분명히 있었고 이익을 원하는 업계는 더욱 절실히 경쟁자를 원했다. 설사 그 경쟁자가 다소 어설프고 모범생만 못해도 상관없었다. 그래서 구글이 그 총대를 메고 만든 것이 안드로이드다.

처음에는 당연히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안드로이드는 어느새 점유율에서 아이폰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른 획기적 제품이 없는 한 스마트폰의 표준이 될 수도 있다. 그 첫번째 공로자는 당연히 운영체제를 만든 구글이지만 두번째는 공로자는 누구일까?



아마도 좀 지식이 있는 사람은 처음으로 구글폰을 내놓고 지금도 꾸준히 좋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대만의 HTC를 지목할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생각에 가까웠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보는 일등 공로자는 다른 모양이다. 뉴스를 보자 (출처)

"2010년 갤럭시S가 출시됐을 때, 카운트다운 3, 2, 1, 붐! 안드로이드 폭발이 일어났다."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개발사 구글이 한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1에서 한국기자들과 소그룹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구글 글로벌파트너십 총괄 존 래거링 디렉터는 "한국은 인구비율로 환산했을 때 안드로이드폰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라면서 "이 모든 성과가 불과 1년여만에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놀라워했다.

2008년 구글이 넥서스원을 발표하며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출시를 알렸을 때 시장의 반응은 '아이폰에 얼마나 얻어터질까?' 정도의 냉소적 반응이었다. 특히 래거링 이사는 안드로이드폰의 급속한 확산의 주역으로 한국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폭제가 된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다. 갤럭시S가 출시됐을 때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거대한 하나의 스마트폰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글에서는 직접 한국의 삼성을 꼽았다. 처음 적극적으로 따라준 것은 HTC지만 삼성이 갤럭시S를 만들면서 안드로이드가 확고한 플랫폼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이건 인정해야 한다.



삼성, 안드로이드 성공의 주역이 될까?

1) 단지 마케팅력만으로 전세계에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MS가 현재 그렇게 많은 돈을 퍼부어가며 홍보하는 윈도폰7이 전혀 맥을 목추고 있다.
2) 안드로이드가 원래 좋아서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HTC와 모토롤라는 먼저 만들었지만 삼성 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3) 삼성이 원래 휴대폰의 강자여서 그랬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노키아는 절대강자였지만 심비안과 미고를 히트시키지 못하고 있다. 엘지도 강자였지만 지금은 매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태다.

결국 삼성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폰을 성공시키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것도 다른 회사와는 확연히 다른 능력을 보였다. 주역이라고 말해도 충분하다. 안드로이드는 단지 여기에 머물지 않을 것 같다. 한번 가속력을 받은 제품은 왠만해서는 멈추기 어렵다. (출처)




구글의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가 PC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같은 지위를 얻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4 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벤처캐피탈 회사인 '인덱스 벤처'의 파트너인 마이크 볼피는 "안드로이드가 '차세대 윈도(the next Windows)가 될 것"이라며 "향후 3~4년 안에 세계 스마트폰, e북 리더기, 태블릿의 65%가 안드로이드를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의 윌 스토페가 임원도 "안드로이드가 향후 3~4년 내에 스마트폰 시장의 60%를 점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안드로이드는 윈도우처럼 차세대의 실질적 표준 운영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MS의 윈도폰7이나 심비안, 바다 등이 적은 점유율을 놓고 싸울 것이고, 또다른 선택으로 남는 애플이 의미있는 30~20 퍼센트 남짓을 차지하게 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구글의 최대 공로자는 당연히 삼성이다. 아마 앞으로도 삼성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안정적인 생산력과 품질관리 능력으로 안드로이드폰계의 표준이자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삼성이라는 특정업체를 찬양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업체 하나가 세계 IT발전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다는 게 나름 의미있다는 생각을 말하고 싶다. 개인용 컴퓨터의 발전사, 휴대폰 발전사, 게임기 발전사 등에 거의 주역으로 서지 못한 한국이 드디어 스마트폰의 발전사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업적을 쌓는 것이다.



그것도 전세계에 표준화된 안드로이드를 성공시킨 주역이 된다는 의미가 무겁게 느껴진다. 드디어 말로만이 아니라 한국이 진짜 IT선진국이 되었다는 증거로서 삼성의 공헌은 나름 기분좋은 뉴스가 될 것 같다. 다른 분야의 한국 기업들도 이왕 뛰어들면 이렇게 그 분야에서 확고한 업적을 남기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