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새롭고 도전적인 기술을 좋아한다.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혁신적인 기술이 하나씩 나타나면 그만큼 삶이 바뀌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종이에 원고지로 쓰던 문학이 타자기를 거쳐 컴퓨터를 이용한 문서작성으로 바뀐다든가, 필름을 끼워 아날로그 카메라로 찍던 사진이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디지털 카메라 사진으로 변한다든가 하는 흐름이 올 때 사람들은 열광했다.

지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그 열광의 한가운데 있다. 가지고 다니며 모든 정보를 관리하고 집약시킬 수 있는 이 기술은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대의 요구가 되어버렸다.



요즘 한창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폰 서비스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것은? 스카이프나 바이브, 수다폰 같이 스마트폰의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음성통화를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페이스타임처럼 무료로 화상통화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런 혁신기술을 따르는 속도가 무조건 빠르기만 하면 좋은 것일까. 때로는 과거의 기술과 방식에서 교훈을 얻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스카이프에 관련된 다음 뉴스를 살펴보자(출처), 번역: 최완기

오늘 새벽부터 무료 통화 및 메신저 서비스인 스카이프(Skype)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것은 통신사에서 막거나 지역적인 오류가 아닌 북미, 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에 발생한 것으로, 스카이프에서는 이 사태에 대해 몇시간 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스카이프는 서비스가 'supernode'에 의해 유지되는데, 이것에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스카이프의 엔지니어들이 '메가 수퍼노드'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순차적으로 복구중이다. 스카이프 정상화 진행 상황은 아래 출처 혹은 스카이프 트위터(@Skype)에 업데이트 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스카이프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 가입자 전체가 통화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력망이나 유무선 통신망은 흔히 스마트 그리드 방식을 쓴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망 가운데 특정한 중계기나 서버, 망이 고장나더라도 나머지 망이 그 부분을 메워주면서 서비스를 최대한 유지시켜 주는 방식이다.

당연하지만 이 방식은 단순히 사용자와 서버를 직결로 연결해 가설하는 것보다 많은 비용과 연구가 소요된다. 예전에 벌어졌던 여러가지 사고경험과 대처 노하우가 모여있기에 서버장애에도 다른 서버를 즉각 이용하며 서비스를 유지시킨다.



기존 통신사의 음성통신망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최소한의 통화를 유지시키려는 노력이 투입된다. 이동통신사 역시 비슷하다.

그런데 스카이프나 바이브와 같이 데이터망을 빌리고 자체 서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어떨까. 나름 대비를 했다고 해도 역시 경험과 예산이 이동통신사보다 부족하다. 따라서 돌발적인 서버 장애에 대한 대비가 약하다. 사용자의 중요한 통화 등이 이렇게 치명적으로 오랜시간 불통될 수도 있는 것이다.

스카이프로 보는 인터넷 전화의 문제점은?



여기서 내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신종 서비스 업체들이 기존 음성 통화업체의 서버관리와 장애대책을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고 이다는 점이다. 그럴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런 종류의 서비스가 기간통신망에 가깝게 보급된 것도 아니고, 선택 서비스에 가깝다보니 각국 정부의 관련 법규나 표준제정노력도 거의 없다. 순전히 민간기업의 자율경쟁에만 맡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은 그다지 국내의 스카이프 등의 보급률이 낮다. 따라서 많은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다.



나는 애플의 페이스타임을 비롯해 스카이프 같은 기술의 열렬한 지지자다. 가만히 앉아서 비싼 음성 통화료만 챙기려는 기존 이동통신사의 사업모델은 보다 많은 경쟁과 기술개발 노력으로 전환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혁신 기술이 잊지 말고 기존 기술에서 배워야 할 점도 있다. 바로 이런 안정성에 대한 노력이다.화 자체가 되지 않는 불안함이 많으면 어떤 앞선 기술도 소용이 없다.

혈기왕성하고 용기넘치는 젊은 천재도 때로는 평범한 노인의 연륜이 담긴 경험에서 배워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스카이프 등 새로운 통화 서비스 업체는 기존 통신망의 안정성을 배우려 노력하기 바란다.

P.S : 현재 집 컴퓨터가 고장난 상태라 복구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건 인터넷 전화만이 아니네요. 4년 넘게 고생하고 있는 구형 제 컴도 안정성이 문제입니다. 어서 보완을 해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