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넓고 다양한 국가다. 때문에 이 나라는 국가 안에 다양한 생각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어떨 때 매우 극단적인 차이로 나타나기도 한다. IT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세련된 유럽의 영향을 받은 미국 동부 기업들이 점잖고도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서 컴퓨터란 것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선택받은 과학자와 국방부, 그리고 대형 금융기관들이 먼저 사용했다. 그들은 컴퓨터를 단지 연구기기이자 딱딱한 계산기로 대했다.

하지만 미국 서부 기업은 달랐다. 청바지에 껄렁대는 젊은이로 이뤄진 이들 기업은 히피문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권위를 부정하고, 자기만의 고집과 철학을 지키며 독특하게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들은 연구소에서만 쓰이던 컴퓨터를 개인용으로 만들었으며 각종 워크스테이션에서 쓰이던 미래기술을 개인용으로 이식했다.


애플은 이런 패기있고 자신만만한 서부기업이었다. 따라서 젊은이 특유의 용기와 고집, 대단한 실행력을 가지고 앞서 나갔다. 감각까지 앞서 있는 애플을 당할 자는 거의 없었다. 애플은 디자인과 성능, 각종 정책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철학을 지켜나가며 기업과 제품을 만들었다.

심지어 애플은 필요하다면 자기 제품을 사주는 소비자까지도 무시할 수 있었다. 기존 기업들이 고객은 왕이다. 라는 논리에 입각했다면 애플에게 소비자는 그냥 새로 내놓은 제품을 팔 수 있는 대등한 파트너에 불과했다. 싫으면 안 팔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애플은 제품 판매가 아니라 제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이라는 개념으로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이런 고집과 철학으로 인해 그동안 애플 제품 가운데 모바일제품군에서는 어도비의 플래시가 설치되지도 가동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에 대하 많은 논쟁이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논쟁에서 애플을 편드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플래시는 형편없는 기술적 요소를 지니고 하드웨어를 망치는 원인이다. 미래를 위해서 써서는 안된다. 애플이 허용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2) 플래시는 대부분 인터넷에서 광고에나 쓰인다. 당연히 쓸데없는 광고를 보고 싶지 않는 사용자에 있어 플래시는 오히려 차단이 더 좋다.
3) 플래시는 뒤떨어진 기술로서 미래기술인 HTML5에게 대체될 것이다. 따라서 조금만 참으로면 충분히 불편함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런 논리는 시기상조인 듯 하다. (출처:지디넷 코리아)


아이폰에서도 플래시를 이용할 수 있는 '스카이파이어' 앱이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카이파이어를 개발한 동명 회사는 이번 앱으로 1주일만에 60만~70만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애플 수수료까지 합하면 앱은 100만달러치 가까이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10일(현지시간) IT 전문 블로그 사이트인 모바일크런치엔 스카이파이어 앱이 애플 앱스토어 등록 1주일만에 다운로드 건수가 30만건을 넘어섰다는 글이 올라왔다.
 
스카이파이어는 지난 4일 앱스토어에 등록된 뒤 수시간만에 트래픽 폭주로 서버에서 앱을 내려야만 할 정도로 단숨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번 앱을 개발한 스카이파이어는 앱으로 올린 매출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스카이파이어 앱이 2.99달러란 점을 감안할 때 1주일만에 무려 1백만 달러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앱 으로 얻은 매출 전부가 스카이파이어 매출로 잡히진 않는다. 애플에게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 수수료를 제외하더라도 스카이파이어는 1주일만에 대략 60만~70만달러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소비자 가운데 누가 제품의 주인인가?


그동안 누누히 말해왔전 것이 플래시는 굳이 광고가 아닌 웹에서의 동영상 구동에도 쓰인다. 그러니 부분적으로 허용하든가 선택적 허용과 차단 스위치를 만들어라. 이런 것이다. 굳이 플래시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속도를 떨어뜨린다든가 하면 것은 기술적 변명일 뿐이다. 당장 눈 앞에서 보면서도 쓸 수 없거나 볼 수 없는 컨텐츠가 있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 증거는 바로 이번 뉴스에 드러났다. 아이폰에서 플래시를 보고 싶은 사용자가 이렇게 많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애플이 직접 허용하거나 특정어플에서 허용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은 아직도 묵묵무답이다. 좋게 말해서 무관심이고 장인정신이지만 나쁘게말하면 소비자 무시다. 잡스에게는 차마 자기가 한번 거부했던 것을 번복하고 허용할 만한 명분이 없다. 좋게 말해서 장인정신이고 제품철학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소비자가 원하든 말든 내 맘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고객은 왕이다. 라는 말이 있지만 애플에게는 적어도 고객이 왕은 아닌 것 같다. 애플은 자기가 왕이라고 생각한다. 플래시에 있어 다른 중소기업에 이토록 많은 수익을 올리게 해주려는 애플의 깊은 뜻이었을까? 그럴 리가 없다.

소비자가 산 플랫폼의 주인은 해당 소비자다. 애플은 뒤에서 주인 행세를 따로 하는 것 외에 앞으로 나서서 그 소유권을 두고 싸우고 있다. 과연 애플 제품을 산 소비자는 애플제품을 산 것인가, 아니면 애플이 주장하는 바 대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 년 구입한 것에 지나지 않는가? 과연 누가 제품의 주인이고 플래시를 채택할 수 있을 지 이후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