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서 발전한 아이패드는 여러모로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발전하고 있다.
발표 당시에 아이패드는 단지 크기만 커진 아이팟터치라는 비판을 들었다. 사실 하드웨어 구성만으로 본다면 그 말은 맞다. 변한게 없다. 그러나 화면크기만 커진게 아니고 그로 인한 앱과 쓰임새의 변화를 애플에서 적극 권장한 것이 성공요인이 되었다.

크기가 넷북 수준으로 커진만큼 아이패드는 넓은 화면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전자책과 전자잡지에 주력했다. 동영상도 편하게 볼 수 있는 만큼 그 발전방향은 생각보다 컸다. 당초 애플은 아이패드를 거실용 컨텐츠 소비기기로 규정했지만 현재는 그보다 훨씬 쓰임새가 넓어졌다. 아이패드의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앱을 보자. 우리는 아이패드로 문서작성과 스프레드 시트등 가벼운 업무와 간단한 그래픽 작업 등의 생산적 작업을 할 수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웹검색과 음악감상, SNS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패드가 과연 윈도우로 대표되는 기존 PC시장을 얼마나 잠식했는가도 관심이 생긴다. 한때 없어서 못팔 정도의 물량부족에 시달렸던 아이패드다. 또한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는 지금도 게속 새로운 세대가 나오며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연일 애플의 기록적인 판매와 순이익이 세계언론을 장식한다. 이쯤되면 윈도우로 대표되는 기존 컴퓨터 가운데 적어도 가벼운 웹 검색 정도는 애플 제품이 크게 대체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뉴스에서는 의외의 정보를 알려주었다. (출처: 일렉트로니스타)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iOS 기기들의 성장이 윈도보다 매킨토시의 웹 점유율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되었다.

Net Applications는 보고서에서 연초와 비교했을 때 전세계 웹의 OS 점유율이 iOS가 1.25%로 성장한 반면, 매킨토시의 웹 점유율은 5% 아래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윈도는 여전히 역대 최소치에 가깝지만 근소하게 상승한 91.12%로 조사됐다.
또한 모바일 기기는 전세계보다 특히 미국에서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iOS나 안드로이드의 웹 점유율이 전세계 기준보다 미국내 수치가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 내 운영체제별 웹 점유율은 윈도 83.45%, 맥은 사상 최고치인 11.41%, iOS 2.7%, 안드로이드 1.08%, 리눅스 0.56%, 블랙베리 0.47%, 기타 0.19%로 나타났다.

웹브라우저는 애플과 구글이 힘을 얻고있는데,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는 각각 59.26%와 22.82%로 떨어진 반면 크롬과 사파리는 상승하여 각각 8.47%, 5.33%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웹검색에 있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장은 기존의 PC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애플의 컴퓨터 매킨토시를 대신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웹검색을 하는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좀더 자세하게 전문적으로 이 결과를 두고 여러 가능성을 고찰해 보자.

1) 기존에 PC를 주로 쓰던 사용자들은 아이패드나 아이폰으로 웹 검색을 대신하지 않았다. 웹검색보다는 앱을 써서 즐기는 데 촛점을 두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애플에서 플래시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껏 검색해서 링크를 클릭해 들어가도 플래시가 없으면 볼 수 없는 컨텐츠가 있으면 짜증이 나기에 아예 처음부터 PC를 써서 웹검색을 한다는 가능성을 볼 수 있다.

2) 매킨토시도 이제는 단지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디자인 때문에 사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 맥 점유율은 분명 늘었는데 웹검색이 줄어든다는 건 맥을 사서 부트캠프 등을 이용해 윈도우를 인스톨해서 쓰는 사람이 많다는 가능성도 볼 수 있다.

3) 운영체제는 약간 달라도 맥과 아이패드의 인터패이스와 사용자경험은 비슷하다. 따라서 맥과 아이패드 등을 둘다 가진 사람은 일을 할 때만 맥을 쓰고, 즐기기 위해서는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쓴다는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런 가능성에 의하면 애플은 아직까지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공을 기존 PC시장으로 끌어오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윈도우 진영의 결속 역시 견고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마치 이런 것과 같다. 게임기 시장에서 닌텐도가 소니와 마이크로 소프트보다 더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성공했다. 하지만 정작 기존의 콘솔 게이머를 잠식한 것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지 않던 일반인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결과였다. 아직도 닌텐도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위의 웹검색 점유율이 보여주는 교훈도 비슷하다. 애플의 성공은 그저 모바일에서만 머물러있다. 아이패드를 좀더 공격적으로 운용해서 넷북에서부터 노트북 사이의 윈도우 시장을 잠식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다. 오히려 아이패드가 맥북 사용자나 맥북에어 구매 예정자를 갉아먹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이패드는 맥이 아닌 윈도우와 경쟁하라!



이번 미디어 이벤트에서 새로 내놓은 맥북에어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고 도리어 심화시킬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아이패드가 윈도우 넷북 사용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없기에 도리어 자사 제품인 맥북 사용자를 잡아먹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로는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애플이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는 플랫폼은 아이패드다. 위와 같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가능성은 아이패드에 있다. 아이패드를 이용한 해결책으로는 상이한 두 가지가 있다. 애플은 조만간 이 두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1) 아이패드를 보다 철저하게 모바일 기기로 만드는 것이다. 사이즈와 무게를 좀더 줄이는 대신 맥북보다 낮은 퍼포먼스와 철저한 기능제한을 걸어 둔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들은 아이패드로 맥북을 대체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대신 이것은 자칫하면 아이패드를 죽이거나, 틈새에 있는 아이팟 터치를 압사시키게 될 우려가 있다.

2) 반대로 아이패드를 완전히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메모리와 처리속도, 저장공간을 늘리면서 아이튠즈와의 싱크를 없애거나 줄여나가면서 iOS를 이용한 독립된 컴퓨터로 발전시킨다. 그 자체로 인코딩 작업부터 시작해서 기존의 PC가 가능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플래시를 아이패드에 한해서만 쓸 수 있도록 개방하는 선택도 좋을 것이다. 맥처럼 말이다.




이렇게 되면 맥북에어와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태블릿이라는 형태와 터치스크린의 존재는 충분한 차별성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기기가 반대로 윈도우 진영의 노트북을 잠식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웹검색을 위해서 넷북 대신 아이패드를 고를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다. 앱 이용 말고 말이다.

나도 지금 이 포스팅 글을 아이패드와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를 이용해서 쓰고 있다. 그러나 다쓴 글은  컴퓨터를 거쳐 포스팅 한다. 티스토리에 사진과 함께 보기 좋게 포스팅 하려면 플래시 지원이 안되는 아이패드용 사파리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용자로서 불편하다. 이런 점들이 점점 고쳐질 수록 아이패드가 윈도우를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애플의 보다 현명한 대처를 바란다. 단지 자사 이익이 아닌, 보다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를 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