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삼성전자]


최근 거의 모든 IT기기에서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부분에 하드디스크(HDD)는 사라졌다. 한때 계속 회전속도와 기록용량을 늘려가며 핵심주변장치를 차지하던 장치였지만 이제는 보조적인 대용량 보관장치로만 쓰인다. 지금 그 자리를 대체한 건 반도체인 플래시 메모리로 만들어진 SSD다. 스마트폰, 태블릿은 물론이고 노트북과 PC도 전부 SSD에 운영체제와 핵심 앱을 보관하고 실행한다.

따라서 이제는 SSD가 고장없이 얼마나 잘 구동되느냐는 IT기기를 가진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관심사다. SSD 초창기에는 잦은 읽기 쓰기에 따른 수명감소, 이에 따라 칩이 저장장소를 바꾸는 웨어레벨링 등을 담당하는 칩셋 성능 같은 논쟁거리도 많았다. 다만 요즘은 대부분 안정된 편으로 이제까지 살아남은 SSD 업체라면 일정수준 이상의 신뢰성과 성능은 확보했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완전히 이런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닌 듯 싶다.

반도체 업계의 유명기업이자 SSD분야의 선도업체인 삼성의 최신 SSD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23일, 외국 매체인 탐스하드웨어에서 삼성 990 Pro SSD가 급격한 수명 감소 현상을 일으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용량에 상관없이 이 모델 전부에서 일부 제품이 며칠 혹은 몇 주 만에 시스템 용량 수명이 10% 이상 감소했다. 

SSD 새 제품을 처음 설치한 후 크리스탈디스크인포(CrystalDiskInfo) 같은 SSD 유틸리티로 확인하면 논리적으로 SSD의 상태는 100%다. 사용하면서 드라이브에 데이터 쓰기를 반복하면 이 숫자가 줄어든다.  대부분의 경우는 이 숫자는 상당히 느리게 감소하기에 최소 몇 년이 지나야 해당 값이 급격히 감소한다. 결국 드라이브에 데이터를 쓰지 못하게 되어 SSD 수명이 끝난다.

그런데 이번 사례는 삼성 990 Pro 2TB 드라이브를 소유하고 있는 한  사용자가 사용한 지 한 달 만에 용량이 7% 손실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 모델 사용자는 12월에 SSD를 설치한 이후로 12% 성능이 저하되었다고 보고했다. 지금까지 그는 드라이브에 27.9TB를 썼는데 매주 약 1%씩 상태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급격한 수명 감소를 일으키는 실제 하드웨어 문제가 있는 걸 수도 있고 단순히 측정하는 소프트웨어의 오류일 수도 있다. SSD 측정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인 S.M.A.R.T 건강 정보의 데이터를 가져 오는 것이기 때문에 정보 자체는 확실한 값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 매지션,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 하드 디스크 센티널 등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가 모두 같은 값을 보여주었다. 다만 그럼에도 그 중간에 있는 SSD 펌웨어 혹은 리포팅 버그일 가능성도 있다.

삼성 SSD는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있는 부품이기 이 문제가 전체 모델에 대한 심각한 결함이라면 문제가 커진다. 관련 보도에서는 윈도 운영체제와 990 프로 간에 궁합 문제, 특정 배치의 드라이브들이 불량품일 가능성등을 제기했다. 중국에서는 사용 기간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삼성 980 프로 SSD가 다수 고장을 일으켜 화제가 된 적이 있고 970 Evo 플러스와 PM9A1 및 PM981A 같은 OEM 제품들의 불량품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건이 보도된 지 좀 지났음에도 관련된 아무런 공식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조사 중일 수도 있고 그냥 일부 제품의 오작동 내지 불량제품에 그칠 수도 있다. 어쨌든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SSD는 가장 중요한 운영체제와 핵심앱 구동에 쓰이는 장치다. 소프트웨어적인 복구도구조차도 일단 운영체체가 구동되어야 실행이 된다. 그러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잘 구동되던 기기가 어느날 오류를 내며 구동조차 안된다면 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이런 중요한 구동계열 부품인 SSD에 대해 사용자가 겪을 수 있는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하드웨어의 문제라면 리콜을 포함한 교환조치를, 소프트웨어 문제라면 정확한 이유공개와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조치 안내를 신속하게 하면 된다. 신뢰성이 중요한 장치를 생산하는 업체이기에 사용자에게도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제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