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레딧]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어 최신 IT제품에서 이상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한 작동불량 수준만 있는 게 아니다. 근본적 설계 결함부터 시작해 사용자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배터리 발화 사건까지 보고되고 있다. 

더 작고 가볍게 만들면서 여유공간이 적어지고, 고성능을 내기 위해 고밀도 충전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례 초기에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제조사의 노력이 있다면 그저 제품발전기에 있는 흔한 시행착오로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난 애플워치SE 발화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이 피해 보상책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아서 사용자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10월 24일 외국 커뮤니티인 레딧과 국내 아이폰 카페 등에 따르면 애플워치 SE 발화 사례가 국내에서 12건, 해외에서 1건 집계되고 있다.  40mm GPS, 셀룰러 모델의 애플워치에서 집중적으로 관련 현상이 발생하는 중이다. 배터리에 불이 붙는 수준은 아니지만 시계가 뜨거워지며 액정 상단부가 노랗게 타들어가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손목에 화상을 입은 사용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만에 한두건이 아니고 이 정도 사례가 알려졌을 정도라면 제품자체에 문제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특정모델에서 주로 발생한다면 해당 제품의 설계결함이나 특정 부품결함일 가능성도 있다. 사용자들은 탭틱 엔진 또는 배터리와 관련한 하드웨어 결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제기를 접수받은 애플은 환불 외 어떤 다른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손목에 늘 차고 다니기에 피부와 접촉하는 제품이라면 발화 당시 입은 상처도 직접적이다. 또한 아직 이상이 발생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사용자의 불안감도 심할 게 당연하다. 

애플은 그저 피해 배상과 관련한 정책이 없으며, 내부에 보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늘 똑같이 느리고 무성의한 대응이다. 예전 맥북의 코팅 벗겨짐 문제, 구형 아이폰 고의 배터리 제한 등에서 보여준 태도와 같다. 애플은 항상 문제 발생에 대해 무성의로 일관하다가 더 많은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사용자'가 '미국에서' 소송을 걸게 되면 그제야 보상책을 내놓았다. 

아마 이번에도 똑같은 코스를 걸을 듯 싶다.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워치는 자는 동안에도 차고 자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발화하게 되면 스마트폰 발화보다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그럼에도 애플 측은 아직 공식적인 주의사항 발표나 판매 중단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애플 제품 사용자는 갑갑한 AS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런 애플의 행태가 판매량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 사람은 신경쓰지 않고 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무성의한 AS정책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분명히 말해서 이건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