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애플 홈페이지]



10년 전 애플이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시작된 현대적인 태블릿은 출시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당시의 비교적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비해 시원하게 큰 화면은 거실에서 사진, 영상, 게임 등 편안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용도로 개발되었다는 목적에 매우 적합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전식 멀티터치 스크린, 거기에 맞는 직관적인 형태와 간결한 사용법은 인해 미래 컴퓨팅 디바이스 중에서도 주류를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한동안의 폭발적 판매량 증가와 빠른 기술적 발전은 분명히 그런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어쩌면 스마트폰이 종래의 피처폰을 대체한 것처럼 태블릿이 PC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반 정도만 맞았다. 태블릿 자체가 한 장르로 자리잡은 건 사실이지만 PC나 노트북 영역을 대체하지 못했고 2014년 말부터 전세계적으로 태블릿 출하대수가 대폭 하락하더니 2015년에는 사상 최저 출하대수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태블릿 시장의 존망마저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나왔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태블릿에 적용된 기술적 발전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패블릿 스마트폰이 급속히 화면을 키워서 태블릿의 장점을 흡수한데 비해  태블릿은 콘텐츠 소비용으로는 좋지만 생산용으로는 여전히 성능과 주변장치 연결성이 부족했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못했다. 

더구나 제조사에서도 기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과의 시장잠식을 우려해 기능발전을 일부러 제한하거나 신기술 적용을 늦게 하는 행보를 보였던 탓도 있다. 사용자가 태블릿을 전혀 다른 새로운 장르의 제품으로 발전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그저 태블릿은 조금 늦은 기술이 적용되고 화면이 커진 스마트폰 아류작 정도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태블릿 시장이 급속도로 다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삼성전자 태블릿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또한 올해 2분기 전 세계 태블릿 판매량은 4,320만 대로 지난해보다 17.1% 늘었다. 1위인 애플이 2분기 1430만 대로 1년 전보다 33.6% 증가했고 삼성전자 증가율은 40.8% 늘었다. 100달러(약 12만원) 이하의 저가 태블릿은 반대로 판매가 20% 줄었다. 고급 제품 위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수요 등으로 찾는 사람이 급증한 것을 이유로 꼽는다. 또한 거실 TV 대신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태블릿으로 각자 즐기는 문화가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현상은 태블릿 시장이 다시 생명력을 얻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출처:애플 홈페이지]


문제는 앞으로 태블릿에 얼마나 혁신기술이 적용되면서 미래형 기기로 인식될 수 있는 지다. 곧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팬더믹 특수가 지났을 때 사람들이 태블릿을 계속 매력적인 제품으로 사게 만들려면 이 기기가 매우 많은 활용성과 발전성이 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

최근 애플 부사장인 밥 보처스는 새로 나온 아이패드 에어의 터치 ID 파워 버튼을 소개하면서 이것을 엔지니어링의 대단한 업적이라고 설명했다. 매우 작은 크기인 상단 파워 버튼에 터치 ID 센서의 탑재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용성을 늘리면서도 기술적 어려움을 뛰어넘는 도전이 태블릿 시장에 있어야 한다. 단순히 스마트폰에 적용한 부품이 1~2년 지나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태블릿을 위한 고유기술이 계속 적용될 때 태블릿은 진정으로 주류 모바일 제품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