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운영체제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CF 문구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 말 속에 가구는 과학과 관련이 없다는 비하가 숨어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에 운영체제가 필요하냐고 놀라는 사람은 평소부터 자동차를 달리는 기계 덩어리로만 인식했다는 증거다. 


이제는 흔한 텔레비전이나 냉장고에도 들어가는 게 운영체제다. 자동차가 스스로 똑똑해지겠다고 운영체제를 얹는 건 오히려 반길 일이 아닐까? 우리가 어릴 때 꿈꾸었던 미래 자동차를 만들어줄 차량용 운영체제가 시동을 걸고 지금부터 달리기 시작한다.



차 안에서 언제든 정보를 검색하고 이용한다

커넥티드 카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되면 우리는 어디서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내 정보를 언제든 전송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자동차를 운전할 때도 정보를 이용하려고 한다. 커넥티드 카는 이런 욕구에 대응해서는 자동차를 하나의 거대한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변신시킨다. 음악 감상은 물론 네비게이션 기능과 음성명령 인식까지 가능하다. 다만 자동차의 기능 자체에는 간섭하지 않기에 아쉽게도 음성으로 와이퍼를 작동시키거나 차 안 조명을 켜고 끌 수는 없다.


애플 카 플레이




차량용 운영체제


애플은 일관성을 중시한다. 자동차로 와서도 변함없이 우리가 납작하고 형광색 강한 조나단의 아이콘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애플이 출시한 ‘카플레이’는 커넥티드카 시장 선점을 위한 애플의 야심 찬 첫 걸음이다. 카플레이를 쓰면 쉽게 자동차 안에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시리앱으로 음성명령이 가능하고 애플 맵을 이용하며… 잠깐! 이거 그냥 차 안에 집어넣은 아이폰인데?



MS 윈도우 인 더 카



차량용 운영체제



애플의 영원한 라이벌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인 더 카’를 세상에 넣고 부팅시켰다. 싫든 좋든 PC를 켜면 보아야 했던 윈도우가 자동차까지 차지하겠다고 나섰다. 요즘 윈도우는 제법 안정적이니 운전하다가 파란 오류화면을 볼 일이야 없겠지만 여전히 다른 고민을 던져준다. 옆 자리에 여자친구를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바이러스 경보를 받고는 허겁지겁 보안패치를 내려 받아 깔아야 하는 건 아니겠지?



전통적 자동차 영역까지 흡수한다

오토메이션 카


차량용 운영체제는 SF에서나 볼 수 있는 미래형 자동차를 실현하는 중요한 요소다. 정보관리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동차를 통제하면서 주요 기능을 매끄럽게 자동화하는 오토메이션 카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아예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자동차는 점점 기계의 영역에서 신분세탁(?)을 꾀하고 있다.



엔비디아 프로젝트 머큐리



차량용 운영체제



그래픽 가속칩으로 유명한 엔비디아는 테그라 칩을 이용해 자동차를 더욱 고급화시키고 지능화시키려고 한다. 카메라와 연결해서 보행자를 발견하고, 사각지대를 모니터링하며 교통신호를 인식하는 혁신적 자동차를 계획한다. 


프로젝트 머큐리는 운영체제가 운전자를 더 많이 지원해주도록 한다. 궁극적으로는 패널에 세련된 그래픽을 자유자재로 입혀 사용자가 원하는 대쉬보드를 만들 수 있다. 자기 취향에 맞는 계기판을 보며 운전하는 건 즐겁겠지만 앞좌석에 아이를 태운 아이 기분을 맞추기 위해 뽀로로가 들어간 대쉬보드를 설치해야 할 지 모른다.



테슬라 자동차



차량용 운영체제



실리콘밸리에 있는 작은 전기 자동차 회사의 주식가치가 역사와 전통의 자동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의 주식가치와 비슷하다. 사람들이 기름을 태우는 엔진을 방사능처럼 싫어하고 전기를 쓰는 모터를 아이돌 스타처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다.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갈 지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자동차는 독자 운영체제를 탑재한 터치스크린 기기를 통해 운전자에게 세련된 사용자경험을 선사한다. 자동차 상태를 알려주고 계기판도 되며 각종 정보를 시원하고 다채롭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