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모두가 애플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성공한 기업을 본받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성공한 기업은 아주 사소한 행동부터 중요한 기업전략까지 모두 분석과 모방의 대상이 된다. 21세기 초반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대상이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동안 IT기업의 본보기는 애플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의 행동을 그럴 듯하게 모방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 그것은 마치 서점에 가서 그럴 듯한 자기계발서를 사서 읽은 후 부분적으로 실천한다고 해서 그 책의 저자처럼 갑자기 성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몸짱아줌마의 책을 보고 따라한다고 모두가 몸짱이 되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튠스와 아이폰으로 크게 성공한 애플이 던진 최고의 화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된 경험.' 이다. 이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던졌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철저한 분업' 과 정반대의 길이었다. 미국식의 효율주의나 포드가 개발한 컨베이어 시스템과 전혀 다른 애플의 길은 그 성공 때문에 주목받았고 모방의 대상이 되었다.
검색업체인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해서 하드웨어와 안드로이드를 통합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소셜 서비스 업체 페이스북이 갑자기 페이스북폰이란 도전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뉴스가 나온 당시에는 이들 IT기업의 명성과 실력을 믿는 사람들로 인해 커다란 파문을 남길 도전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해서 실패를 향해 가고 있는 듯 하다. 우선 구글의 경우를 보자.(출처)
구글과 모토로라가 오랫동안 개발해온 첫 번째 합작 스마트폰 `X폰` 개발에서 구글이 손을 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월 11일(한국시간) 투자전문지 모틀리풀(Motely fool)은 "구글이 'X폰' 개발을 포기했다"고 보도했으며 IT 전문 매체 BGR은 10일자 기사에서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는 중국 차이니즈 텔레콤의 애널리스트 쑨창쉬(Sun Chang Xu)가 주장한 것으로, 그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닷컴에 구글이 'X폰' 개발에서 손을 뺏으며 현재 모토로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발을 뺀 이유는 'X폰'의 수준이 적수 '아이폰'에 견줄 만할 정도의 혁신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 갑작스런 소식에 대부분의 외신들은 의아해 하면서도 18년 여라는 그의 IT 전문 애널리스트 경력으로 인해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구글의 새로운 레퍼런스폰으로 등극할 것으로 기대됐던 것과 달리 LG전자와 합작해 '넥서스5'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 또한 위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역시 미래를 제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의미있는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구글의 X폰 역시 개발 방향과 그 전망에 대해서 어느새 낙관적 전망은 사라져가고 있다. 결국 소프트웨어 업체는 하드웨어에 섣불리 손대지 말라지 교훈만 남기는 것이다.
소셜 서비스를 크게 성공한 페이스북 역시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이 전격적으로 시도한 페이스북폰은 겨우 1만대를 내놓았음에도 처참한 판매 실적을 거둔 채 막이 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출처)
AT&T가 페이스북의 HTC First의 판매를 곧 중단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지난 달 출시했고, 저번 주 $0.99로 이미 가격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AT&T는 공식적으로 "이전에도 말했듯이 우리는 항상 프로모션을 위해 가격을 책정해왔으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어떤 결정도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어떻게 성공했는가를 아는 것과 김연아처럼 성공하는 것은 별개이다. 김연아가 보여주는 기술을 모두 흉내내서 배우고 비슷한 안무를 하며 비슷한 무대의상을 입는다고 해서 같은 연기가 나올 수 있는 건 아니다. 하물며 똑같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없다.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김연아의 흉내를 내는 것이 좋은 길은 아니다.
IT기업 모두가 애플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어째서 애플처럼 되려고 하는데 될 수 없을까? 이것은 겉으로 보여준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만 따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애플처럼 되기 위해서는 애플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리더의 역할, 조직문화까지 완벽히 따라가야 한다. 다르게 생각하기가 일상이 되어야 하고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애플처럼 하드웨어에 집착하면서 동시에 소프트웨어로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점이다. 구글은 하드웨어에 대한 집착이 없다. 페이스북은 아예 하드웨어를 만든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라 다른 회사에 위탁했다.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데 성공할 리가 없다.
사실 애플도 잘난체 하고만 있을 입장은 아니다. 반대로 애플은 소셜을 모른다. 애플이 자신만만하게 내놓았던 소셜 서비스 핑은 지금 아무도 쓰지 않는다. 그런 게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도 얼마 안 가 없어질 것 같다.
또한 애플은 개방에 익숙하지 않다. 애플의 화상채팅 서비스 페이스타임은 관련 API를 공개해서 PC와의 접속도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애플 기기 안에서만 쓰게 되었다. 이처럼 애플도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서는 실패한다.
그러니까 IT기업 모두가 애플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비자에게 통합된 경험을 주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통합된 기업문화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뿌리가 한쪽 분야이기에 통합된 사고를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굳이 모든 기업이 애플이 될 필요가 있겠는가? 피겨스케이팅 대회에 마치 복제인간처럼 1번부터 10번 출전자까지 모두 김연아 타입이라면 아마도 보는 시청자도 질려버릴 것이다.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다른 방향에서 성공을 향해 부딛치는 것, 그것이 가져다주는 다채로운 성공이 바람직이다. 좋은 예를 들면 지금의 아마존처럼 말이다
'쿠퍼티노의 사과요리사(해외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과 인텔, 태블릿 연합은 가능할까? (316) | 2013.05.23 |
---|---|
구글의 탈세논란, 무엇을 상징하는가? (323) | 2013.05.17 |
애플 AS정책 변경, 소비자도 이익일까? (343) | 2013.05.14 |
3D프린터로 만든 권총, 기술의 문제점은? (333) | 2013.05.12 |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가져오는 변화는? (347) | 2013.05.10 |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