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글라스, 가장 유용한 쓰임새는?
한동안 구글글라스에 대해서 논란이 일었다. 아직 누구나 살 수 있는 제품도 아닌데도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한쪽에서는 구글글라스 체험 신청이 성황리에 마감되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벌써부터 구글글래스 사용금지 장소가 생기고 사생활 침해 논의가 일고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이런 기기에 대해 사람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편이다. 누군가는 이런 기기가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범할 수 있다는 법적인 면을 지적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기기의 매력적인 쓰임새를 모르겠다고 하면서 나와봤자 안 팔릴 거라는 상업적 면을 지적한다. 나름 전부 일 리가 있는 말이다.
구글글라스는 많은 의미가 있다. 최초로 우리 앞에 대중화되어 선보일 '입는 컴퓨터'로서 나왔다는 점이 그럴 것이다. 우선 구글글라스란 어떤 제품인지 간단히 알아보자. 가장 잘 정리된 기사 하나를 소개한다.(출처)
◆하드웨어= 구글 글라스는 안경처럼 생긴 헤드셋 모습이다. 작은 컴퓨터 본체와 500만 화소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배터리 등으로 구성됐다. 눈동자 바로 앞에서 영상을 보여주는 초소형 프로젝터와 25인치 프리즘 디스플레이도 탑재됐다. 사용자는 오른쪽 위쪽으로 시선을 조금만 움직이면 화면을 볼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실행 등을 위한 16G 데이터 저장 용량을 갖췄다. 안경테에 내장된 배터리는 하룻동안 지속된다.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기능, 키보드를 대신하기 위한 음성 인식 기술도 탑재됐다.
◆소프트웨어= 구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구글 글래스의 세부 사양을 자사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대한 관련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구글 글래스가 일반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 연동이 되지 않으면서 애플 아이폰처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만들어 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안드로이드와 별도의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구글 글래스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구글 파트너사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이달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글래스 파운드리' 개발자 회의를 열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작동 방식= 사용자가 가장 궁금했던 점은 어떻게 조작하느냐는 것이다. 우선 구글 글래스에 내장된 소형 마이크에 '오케이 글래스(Okay Glass)'라는 명령어로 깨우면 된다. 음성 명령을 내리면 인터넷 검색과 사진찍기, 동영상 녹화, 길 찾기, 영상 공유, 실시간 통역 검색 등 해당 기능을 수행한다. 손동작을 통해서도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 오른쪽 작은 창에 뜨는 화면에서 몇 가지 손동작을 하면 명령어를 선택하거나 통화 상대를 고를 수 있다.
◆지원 기능= 구글 글래스는 기존 스마트폰이 제공하고 있던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음성 명령으로 실시간 촬영이나 SNS 공유, 문자 전송, 내비게이션 등을 즐길 수 있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나 아이폰과 연동할 수 있다. 3G, 4G나 와이파이 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교환하는 것이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 주변 지역 정보를 바로 보여주거나 촬영·통신하는 기능도 갖췄다.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그다지 많은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우리는 이미 피처폰을 통해 전화라는 기능에 익숙했다. 또한 PDA와 MP3플레이어를 통해 가지고 다니는 정보단말기에 대해서도 익숙해졌다. 따라서 그것이 하나가 된 변화 정도에는 놀라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구글글라스는 다르다. 직접 보는 것을 전제로 한 이런 기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우리는 제대로 겪어보지 못했다. SF영화에서나 나오던 현실이 눈앞에 다가오자 당황하는 것이다. 본래 새로운 것을 맞는 인간의 자세란 단 두 가지 가운데 하나가 된다. 열광적으로 그것을 숭배한든가, 강렬한 거부감을 표시한다. 그래서 구글글라스에 대해 논란이 많다. 어차피 안팔려서 망할 테니 걱정할 필요조차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구글글라스, 가장 유용한 쓰임새는?
문제는 특별히 우리가 불편한 안경을 쓰면서까지 필요한 기능이 제공되는가 하는 점이다. 간단한 소셜 기능이나 증강현실을 보기 위해서 구글글라스를 쓰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의외로 구글글라스에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매우 유용한 기능이 있다. 바로 통역과 번역 기능이다.
만일 당신이 전혀 글과 말을 알아듣기 어려운 낯선 외국에 가게된다면? 물론 국제화된 요즘 영어간판과 영어 가이드가 어디에나 있을테니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세상의 구석구석까지 영어가 파고들어 있지는 않다.
구글글라스를 쓰는 것만으로 낯선 글자의 표지판과 간판이 해석되어 증강현실로 금방 표시된다면? 팜플렛을 펼쳐들었는데 모르는 나라의 말이 스캔되며 바로 해석된다면 어떨까? 똑같은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하려면 어떨까?
1. 스마트폰을 켜서
2. 앱이나 카메라 기능을 활성화시켜서
3. 손으로 눌러서 촬영하고는
4. 해석된 화면을 직접 눈으로 가져가서 확인한다.
이런 단계를 그때마다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구글글라스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쓰고 있으면 포착된 모든 글자가 번역된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유용하지 않을까? 이것은 입는 컴퓨터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이다.
현재 문자에 대한 스캔 해독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더구나 데이터 베이스에 비슷한 간판이나 표지판이 등록되어 있다면 해석률은 더욱 높아진다.
기술은 결국 어떻게 쓰느냐의 발상에 따라 유용한 쓰임새가 생긴다. 구글글라스의 가능성은 결국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 상상력에 달려있다. 적어도 나는 구글글라스가 인류 사이에 있는 언어의 장벽-바벨탑을 무너뜨리는 데 잘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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