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늘 불안과 비판이 따른다. 어차피 성공하기 전까지는 어떤 시도이든 그저 도전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미국언론에서 아이워치를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하는 뉴스가 나와서 눈길을 끈다. (출처)



아이워치


애플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인 이른바 '아이워치'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3월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브스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헤이든 쇼네시는 기고문에서 애플의 시계개발은 가치가 떨어지는 무의미한 프로젝트라며 웃음거리가 될 수 있으며 애플의 주가를 더 하락 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아이워치 개발에 대한 소문은 전직 애플 직원의 추측에서 나온 것에다 애플 소식에 굶주린 업계에서 만들어낸 것이라는 여론이 컸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100명으로 구성된 애플 디자인팀이 손목시계를 개발 중에 있으며 시험단계도 거친 상태라고 보도하면서 신뢰성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쇼네시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가 자동차 말고도 커피제조기와 요트, 항공기 인테리어까지 디자인한 것을 예로 들며 아이워치는 애플 엔지니어들이 답답한 나머지 시험 삼아 만들어보는 것일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의 이사회 소속이라는 점도 아이워치 개발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이미 착용이 가능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출시할 경우 나이키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워치는 스마트폰용 액사서리 기능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게 쇼네시의 주장이다.


애플의 스마트워치 진입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이런 뉴스와 주장은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쇼네시의 이런 주장이 아이워치의 출시를 부정하는 게 아니란 점이다. 오히려 안일하게 내놓으면 실패할 것이란 메시지가 더 강하다.



아이워치


맞다. 애플의 아이워치에는 경쟁자조차도 전부가 감탄하며 따라할 정도로 정도의 기술이 담겨 있어야 한다. 과연 어떤 기술이 담겨야 아이워치가 그야말로 어썸한 스마트워치로 각광받을 수 있을까? 그 점을 한단계씩 생각해보자.


애플 아이워치, 어떤 기능이 담겨야 성공할까?


1. 음성인식


손목시계 형태에서는 다른 제품에 비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우선 디스플레이 크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팔목에 차고 다닐 수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2인치 화면조차 커보일 정도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정보를 시원하게 표기할 수 없다.


입력장치면에서는 더욱 힘들다. 물리적인 쿼티키보드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터치스크린 형태의 가상키보드조차도 2인치 남짓한 화면에서는 한 화면에 구현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명령을 입력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필요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음성이 된다.


사실 음성입력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계에서 연구해왔다. SF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기도 하고 고전 미국드라마 '전격제트작전' 에서도 나왔다. 일본에서는 '자이언트로보' 같은 작품에서 시계에 대고 말하면 그것을 로봇이 알아듣고 움직인다.


아이와치에 들어갈 음성인식은 이미 구현되어 있다. 바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된 시스템인 시리(Siri)이다. 미국 국방성의 군사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이 기술은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듣고 네트워크로 전송해서는 데이터베이스의 도움을 받아 해석하고 처리한다. 또한 단순한 음성인식기술이 아니라 인식된 명령에 대응해서 데이터베이스가 빠르고 똑똑하게 처리하는 인공지능 과정을 포함한다.


애플은 자사의 모든 기술을 하나로 묶고 모든 제품에 통합해서 제공하길 좋아한다. 따라서 아이와치의 음성명령에는 시리가 이용될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아이폰과 맥에서 채택한 방식으로 마이크를 여러개 써서 주위 소음을 없애는 기술도 적용될 것이다.



아이워치


2. 인공지능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은 전혀 다른 별개의 기능이다. 그런데 시리에서 통합되면서 사람들이 흔히 같은 기능으로 착각하는 일이 생겼다. 글자로 명령을 내리고 글자로 반응한다고 해도 역시 인공지능이다. 음성입력이 통합된 시리와 달리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사용자의 명령을 처리하고 기능을 구현하는 알고리즘을 말한다.


애플이 만드는 아이와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게 될 인공지능은 어떤 게 있을까? 우선 각종 센서에 의해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한 뒤 그 상황에 맞춰서 기능을 구현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면  '휴식이 필요하세요?'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주위에서 쉴 만한 카페 등을 자동으로 검색해서 추천해줄 수 있다. 또한 주위가 너무 시끄러우면 모든 알림을 자동으로 진동과 문자로 바꿔서 내보낼 수도 있는데 이런 효과적 인공지능이 시계와 결합하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3. 입는 도구에 최적화된 사용자경험


애플은 사용자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회사들이 제품으로 어떤 기능을 낼 수 있을까를 연구하면 애플은 기능으로 어떤 유용하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한다. 스마트워치에 있어서 애플은 당연하게도 사용자 경험에서 접근할 것이다. 


시계가 휴대폰이나 태블릿과 차별되는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몸에 항상 착용하고 다닌다는 점이다. 휴대폰은 들고 다니기는 해도 손을 써야 할 때는 어딘가 놓아두어야 한다. 팔목에 차는 시계는 그런 면에서 어떤 일을 하든 몸에 붙이고 다니는 기기로 동작한다.


이것은 의외로 중요하다. 몸에 붙이고 다니므로 맥박을 느낄 수도 있고, 체온을 감지할 수 있으며, 몸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포착할 수 있다. 아이워치에 장착되는 센서는 좀더 긴밀한 동작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가 가능하다. 열감지센서, 만보계, 맥박감지센서 등 인체에 접촉하는 센서가 추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센서는 이 것을 이용한 앱과 결합한다. 예를 들어 몬스터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실제로 일정 속도 이상으로 걷거나 뛰어야 하는 게임, 북극 빙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정온도 이상 체온을 올려야 하는 게임도 가능하다. 이것은 하나의 예일 뿐이고 상상력과 창의력에 따라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긴다. 이런 식으로 애플은 아이워치를 통해 입는 도구에 최적화된 사용자경험을 주려고 할 것이다.



아이워치


4. 라이프 레코드


시계는 차고만 있다면 거의 인생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한다. 따라서 전혀 의식하지 않는 동안 내 인생을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관광지에서 우리는 일부러 보이스레코더로 녹음을 하고 폰카로 사진을 찍고 GPS로 내 위치를 기억한다. 어떤 상점에서 어떤 물건을 샀는지 기록하기도 한다. 추억을 기록해서 남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아이워치의 모든 센서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조용히 기록하고 녹음해서 클라우드로 전송한다고 생각해보자. 애플의 모토처럼 그것은 그저 잘 작동할 뿐이다. 우리는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않고 아주 간단하게 삶의 기록과 추억의 기록을 만들 수 있다.


5. 통화기능


아이워치가 가질 수 있는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아마도 통화기능일 것이다. 애플은 이미 음성과 영상을 효과적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iOS 앱을 가지고 있다. 바로 페이스타임이다. 아이워치가 와이파이 같은 네트워크를 비롯해서 3G, LTE를 이용한 이동통신망 접속 기능을 가지게 된다면 통화기능은 너무도 당연히 가지게 된다. 또한 근거리 통신기능을 이용해서 별도의 네트워크가 없이 아이워치만으로 데이터교환과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될 수 있다.  


6. 빔 프로젝터


크기가 한정되어 있는 아주 작은 기기에서 커다란 화면을 보고 싶다면? 현재 실현 가능한 기술로서 그 답은 한가지 밖에 없다. 바로 빔프로젝터이다. 강한 빛을 쏘아서 벽이나 하얀 스크린에 커다란 화면을 쏘아내는 것이다. 이 방식은 어둡고 적절한 공간만 있다면 어디서나 구현할 수 있다.


이미 몇개의 휴대폰에서는 이런 빔 프로젝터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고휘도 LED와 발달된 액정기술이 결합되어 각 부품을 아주 작게 만들 수 있다면 아이워치에도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매우 높은 배터리 소모 때문에 사용성을 중시하는 애플이 시도할 수 있을 지는 약간 의문이다.



아이워치


7. 근거리 결제기능(NFC)


이미 아이폰5에 탑재될 거라는 말이 많았던 근거리 결제기능이 아이워치에 적용될 거라는 예상은 매우 자연스럽다.   예컨대 손목시계를 찬 팔목을 그저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물건값을 지불할 수 있고 모든 쇼핑후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건 매우 매력적이다. 더불어 수많은 포인트카드와 쿠폰을 일일히 제시할 필요없이 알아서 적용해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애플은 하드웨어를 팔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우수한 콘텐츠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한다. 근거리결제기능을 적용한 아이워치의 활용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상거래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모든 금융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하나의 키 아이템으로서 아이워치의 위치를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이 정도가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안일한 출시에 대한 실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이 글은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에 기고한 글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