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대부분의 현상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도 아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어느날 갑자기 자고 일어나니 사람이 죽이고 싶어졌다는 살인마라든가, 자기는 불행한데 행복한 듯 웃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짜증난다든가 하는 범죄자조차도 잘 뜯어보면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는 대부분 너무도 어이없는 논리를 거쳐 엉뚱한 행동으로 이어지기에 우리는 수긍하지 못한다.

스스로 증식하고 자기보호 본능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 바이러스의 개념은 실제로 만들어지기 전부터 학계에서 제시되었다. 하지만 정작 아무도 그것이 왜 만들어져 나와야 하는지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막상 현실에서 나타난 바이러스는 간단하고도 명료한 동기에서 시작되었다. 자기 프로그램을 불법복사하는 사람에게 짜증난 해커가 경고의 의미로 만든 코드였다. 그러나 이 코드가 점점 악의를 가진 사람들에게 쓰이면서 엄청난 피해를 주는 재앙이 되고 말았다. 이후 개인용과 기업용을 막론하고 컴퓨터의 역사란 온통 이 바이러스와 바이러스를 막는 보안 프로그램, 치료하는 백신의 움직임으로 덮였다.

한편으로 사람들은 이런 악질적인 기능을 하는 바이러스가 단지 컴퓨터란 이름을 붙은 한정된 기기안에만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컴퓨터가 아니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며 보안도 강해서 안정적이라는 착각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다음 뉴스를 보자. (출처)



코트라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 베를린 공대 부설 소프트웨어 기술 및 컴퓨터 공학이론연구소(SECT) 연구진은 문자 메시지 하나로 일반 휴대전화(피처폰)를 무력화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SECT 텔레커뮤니케이션 시큐리티 분야 연구원인 니코 골대와 콜린 물리너는 스마트폰 안전기능을 연구하던 중 SMS와 비슷한 특수문자를 피처폰에 보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피처폰에 문자 메시지가 전송되면 해당 피처폰 네트워크가 다운되거나 이러한 문자 메시지 몇 개를 더 받은 이후 전원이 꺼져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물리너는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특정 기업인이나 정치인을 반대하는 캠페인 혹은 통신업체를 공격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순식간에 뿌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처폰은 스마트폰처럼 자동 업데이트가 불가능해 문제를 수정하고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 과정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소프트웨어는 휴대폰 모델에 따라 달리 작성해 모든 핸드폰 제품에 적용 가능하다. 이들은 노키아, 소니에릭슨, 모토로라에 이 소프트웨어 위험성에 대한 연락을 취했으며 아직 삼성, LG측과는 연락이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물리너는 노키아 측은 이러한 문제를 즉시 해결하겠다고 답했으며, 노키아 최신 피처폰에는 이러한 문제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손안의 작은 PC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이라면 굳이 신기할 것도 없는 뉴스다. 스마트폰은 이미 컴퓨터니까 컴퓨터만 해당되는 바이러스나 해킹, 동작을 멈추는 다운도 일어날 수 있다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건 스마트폰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단순히 쓰는 피처폰이 문자메시지 하나에 다운 된다는 것이니 문제가 크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이 아니라도 요즘의 피처폰은 그 하나하나가 작은 컴퓨터와 똑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액정화면이 있고, 입력장치가 있으며,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들어간 중앙기판에 메모리가 들어있다. 이것은 기타 MP3플레이어와 PMP등도 모두 해당되는 문제다. 스마트폰과의 차이라면 그 위에 어떤 운영체제가 들어가느냐 그것 하나뿐이다. 복잡한 안드로이드나 iOS가 들어가면 스마트폰이고, 그저 번들수준의 자사 운영체제가 들어가면 피처폰이다.



휴대폰이 바이러스 공격목표가 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나 휴대폰이 그저 통화기능과 간단한 앱만 구동시킬 수 있을 때는 상관없다. 그러나 요즘 휴대폰은 점점 복잡해지면서 스마트폰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발전되면서 각종 돈이 오가는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돈을 노리는 각종 해커들이 점차 휴대폰에 눈을 돌린다. 결국 해킹 되었을 때 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감쪽같이 사용자를 속이거나 협박해서도 돈을 뜯어낼 수 있다.

휴대폰은 늘 가지고 다니는 기기이자 손쉽게 정보를 제공받고 일상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수단으로 위치가 올라갔다. 그러다보니 이젠 휴대폰을 직접 노리고 방해하면 자기 이름을 알리고 돈도 벌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번 뉴스에 나온 컴퓨터공학 연구진은 전혀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경고였다. 돈이 오가는 스마트폰은 확실한 바이러스의 공격목표가 된다. 또한 그저 휴대폰조차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언제든 약점을 노출당해 이렇듯 제어권을 잃게 된다.



생활속의 정보단말기이자 경제생활의 중심이 휴대폰이기에 점차 다양한 시도가 행해질 수 있다. 또한 이 문제는 다가오는 지능형 가전제품의 시기에 가전제품의 운영체제조차 안심할 수 없다는 충격을 안겨준다 냉장고나 세탁기가 악성 데이터에 다운 된다면 얼마나 황당할 것인가.


부디 일반 휴대폰을 개발하는 각 회사들이 혼란을 수습하고 향후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업데이트와 원인분석을 소비자에게 제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