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박물관과 테라피, 맑고 깨끗한 제주 체험.
2011. 1. 18. 12:00
|
새로운 세상을 보는 창문(이벤트)
제주를 떠나기 전, 단지 몇시간 정도가 더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많은 대답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쇼핑을 하는 방법도 있고, 공항에서 인터넷이나 쓰며 시간을 때우다가 여유있게 돌아가는 수도 있다.
맑은 날씨 덕분에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잘 뜨고 내리게 되자 오히려 귀환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무엇을 할 지 궁리하던 참에 딱 좋은 코스를 발견했다.
제주 유리박물관. 대체 유리로 뭐 그리 할 게 많아서 박물관까지 만들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심했다. 마치 의욕만 넘쳐서 시설은 만들었는데 전시물에 대한 궁리는 안해서 동물원이라고 지어놓고 안에는 닭과 돼지 같은 '가축'만 있는 구립 동물원처럼 전시물은 별볼일 없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조차 들었다.
그러나 입구를 딱 들어가는 순간, 그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였다는 걸 알았다. 유리로 만든 반짝반짝하는 돌하루방이 벌써부터 나를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표소를 거친 나는 곧바로 이 거대한 유리 테마파크에 몰입했다.
유리라고 하면 보통 생각나는 건 유리잔과 유리그릇, 유리병 등의 생활용품이다. 카메라 렌즈나 유리창도 있다. 모두가 실용품일 뿐 아름다움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기능이 더 중시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유리박물관 안은 예술성에 집중한 유리제품들이 넘쳐났다. 꽃과 조형물, 인공 유리 고드름까지 말이다.
원하는 사람에게는 직접 유리로 꽃병과 접시를 만들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유리 석가탑과 함께 예술품도 한군데 모아서 전시해 놓았다. 유리를 상징하는 '크리스탈' 이란 것이 옛날에는 보석과도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 만 하다. 한없이 투명하고 맑은 유리로 세공을 해놓으면 그 자체가 이미 보석이다.
유리로 만든 미로와 피라미드까지 있는데 제법 신비감과 함께 들어가서 놀기 좋다. 유리라서 미끄러우니 발걸음을 조심해야 하지만 말이다. 마침 내린 눈과 함께 희고 맑게 빛나는 유리는 겨울에 맛볼 수 있는 가장 맑은 시각 체험을 제공한다. 겨울이 아니면, 폭설이 내리지 않았다면 일부러 연출하기도 힘든 광경이다.
다른 곳도 정신없이 구경하다보니 시간도 잘가서 어느새 귀환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공항 근처에서 대기하는 일만 남았다. 그냥 이대로 제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가면 될까? 뭔가 허전하다.
공항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제이제이 테라피에서 또 한가지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미용이다. 유리조형물로 마음을 맑게 씻었다면 이번에는 몸까지 상쾌하게 하고 서울로 가면 좋을 것 같다.
테라피라고 해서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맛사지와 비슷하다. 족욕과 발관리, 스포츠 맛사지, 얼굴 미용, 피부관리 같은 곳을 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보통 이런 곳은 약간 분위기가 묘하게 으슥한데 제이제이 테라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시관과도 같이 예쁜 인테리어에 테이크아웃 커피숍까지 붙어있다. 두 곳이 모두 하나의 시설이라고 한다.
"실례합니다."
슬슬 어두워지는 가운데 테라피 안에 들어가 본다. 아늑하고도 예쁜 인테리어와 향긋한 냄새가 나를 맞이한다. 이어지는 여행에 다소 찌든 몸으로는 들어가기도 황송할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답다. 곳곳에 투명한 타일과 유리를 써서 아까 본 유리 박물관의 부속시설이라는 착각조차 든다.
먼저 추운 날씨를 이기기 위해 테이크아웃에서 원두커피 한 잔을 마셨다. 따뜻한 커피가 몸을 녹여주는 가운데 천장의 조형물을 쳐다본다. 제주를 떠나는 마지막 저녁임에도 슬슬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족욕할께요!"
사실 추운 날씨에 눈덮인 곳을 걸어다니느라 발 상태가 안좋았다. 동상이 염려될 정도로 시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곳의 코스에서 가장 간단하고도 효과가 좋은 족욕을 골랐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데도 흔히 소홀히 하는 발에 대한 관심을 좀 가져야겠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따뜻한 물이 고인 향긋한 작은 욕조 안에 발을 집어넣었다. 물에 넣은 것만으로도 편안하지만 향긋한 향기와 느긋한 음악이 긴장을 늦춰준다. 여기에 레몬빛을 담은 약품을 슬쩍 뿌려주면 완성. 이 약품 섞인 물이 발의 각질을 벗겨주고 향기를 배어들게 한다. 무슨 약품인지 궁금했지만 영어도 아닌 다른 나라 말로 되어 있어 모르겠다.
새삼스럽게 보는 내 발은 그다지 잘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오랜 여행에 고생까지 했으니 측은하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호강시켜주니 너무 주인에게 미움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시후 물에서 나와 수건으로 발을 닦았다. 이것으로 족욕은 끝이지만 뒤에 발관리 코스가 있다. 발을 많이 쓰는 직업인 스튜어디스나 모델은 이것을 받아보면 매우 좋을 것 같다.
호기심에 다른 시설도 구경해보았다. 한쪽에서는 전신맛사지를 받는 일행과 얼굴 마사지를 받는 일행의 모습이 보있다. 슬쩍 엿보면서 나도 받아보고 싶었지만 일단 지금은 발만으로 충분하다.
2층으로 올라가보았다. 쉬면서 관람할 만한 분위기가 잘 되어 있다. 깔끔한 박물관에 온 기분이랄까, 쾌적함과 청결을 최선으로 생각했다는 주인의 말이 실감이 된다. 여름이면 발코니에서 해변을 보며 감상에 젖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안녕히 가십시오."
제이제이테라피에서의 상쾌한 경험을 뒤로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거리가 가깝기에 공항까지 도착했음에도 여전히 은은한 향기가 콧속을 맴돌고 있다. 족욕만으로도 쌓였던 여행의 피로가 상당히 풀려간다.
유리박물관과 테라피, 맑고 상쾌한 제주체험.
앞서 말했듯 제주여행을 마치고 남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심신을 맑게 하는 방법으로 테라피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짜증나는 일상을 뒤로 하고 온 여행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 월요병 처럼 잔인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마지막 마무리로 심신을 씻어내리는 것은 정말 좋은 체험이었다.
유리처럼 맑게, 테라피처럼 상쾌하게 나의 제주여행은 이렇게 일단락됐다. 지나보면 모두가 좋은 추억이다. 다시 반갑게 맞아주는 티웨이 승무원들의 미소를 보며 제주를 떠났다. 안녕, 제주여, 꼭 다시 오마.
많은 대답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쇼핑을 하는 방법도 있고, 공항에서 인터넷이나 쓰며 시간을 때우다가 여유있게 돌아가는 수도 있다.
맑은 날씨 덕분에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잘 뜨고 내리게 되자 오히려 귀환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무엇을 할 지 궁리하던 참에 딱 좋은 코스를 발견했다.
제주 유리박물관. 대체 유리로 뭐 그리 할 게 많아서 박물관까지 만들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심했다. 마치 의욕만 넘쳐서 시설은 만들었는데 전시물에 대한 궁리는 안해서 동물원이라고 지어놓고 안에는 닭과 돼지 같은 '가축'만 있는 구립 동물원처럼 전시물은 별볼일 없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조차 들었다.
그러나 입구를 딱 들어가는 순간, 그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였다는 걸 알았다. 유리로 만든 반짝반짝하는 돌하루방이 벌써부터 나를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표소를 거친 나는 곧바로 이 거대한 유리 테마파크에 몰입했다.
유리라고 하면 보통 생각나는 건 유리잔과 유리그릇, 유리병 등의 생활용품이다. 카메라 렌즈나 유리창도 있다. 모두가 실용품일 뿐 아름다움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기능이 더 중시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유리박물관 안은 예술성에 집중한 유리제품들이 넘쳐났다. 꽃과 조형물, 인공 유리 고드름까지 말이다.
원하는 사람에게는 직접 유리로 꽃병과 접시를 만들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유리 석가탑과 함께 예술품도 한군데 모아서 전시해 놓았다. 유리를 상징하는 '크리스탈' 이란 것이 옛날에는 보석과도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 만 하다. 한없이 투명하고 맑은 유리로 세공을 해놓으면 그 자체가 이미 보석이다.
유리로 만든 미로와 피라미드까지 있는데 제법 신비감과 함께 들어가서 놀기 좋다. 유리라서 미끄러우니 발걸음을 조심해야 하지만 말이다. 마침 내린 눈과 함께 희고 맑게 빛나는 유리는 겨울에 맛볼 수 있는 가장 맑은 시각 체험을 제공한다. 겨울이 아니면, 폭설이 내리지 않았다면 일부러 연출하기도 힘든 광경이다.
다른 곳도 정신없이 구경하다보니 시간도 잘가서 어느새 귀환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공항 근처에서 대기하는 일만 남았다. 그냥 이대로 제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가면 될까? 뭔가 허전하다.
공항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제이제이 테라피에서 또 한가지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미용이다. 유리조형물로 마음을 맑게 씻었다면 이번에는 몸까지 상쾌하게 하고 서울로 가면 좋을 것 같다.
테라피라고 해서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맛사지와 비슷하다. 족욕과 발관리, 스포츠 맛사지, 얼굴 미용, 피부관리 같은 곳을 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보통 이런 곳은 약간 분위기가 묘하게 으슥한데 제이제이 테라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시관과도 같이 예쁜 인테리어에 테이크아웃 커피숍까지 붙어있다. 두 곳이 모두 하나의 시설이라고 한다.
"실례합니다."
슬슬 어두워지는 가운데 테라피 안에 들어가 본다. 아늑하고도 예쁜 인테리어와 향긋한 냄새가 나를 맞이한다. 이어지는 여행에 다소 찌든 몸으로는 들어가기도 황송할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답다. 곳곳에 투명한 타일과 유리를 써서 아까 본 유리 박물관의 부속시설이라는 착각조차 든다.
먼저 추운 날씨를 이기기 위해 테이크아웃에서 원두커피 한 잔을 마셨다. 따뜻한 커피가 몸을 녹여주는 가운데 천장의 조형물을 쳐다본다. 제주를 떠나는 마지막 저녁임에도 슬슬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족욕할께요!"
사실 추운 날씨에 눈덮인 곳을 걸어다니느라 발 상태가 안좋았다. 동상이 염려될 정도로 시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곳의 코스에서 가장 간단하고도 효과가 좋은 족욕을 골랐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데도 흔히 소홀히 하는 발에 대한 관심을 좀 가져야겠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따뜻한 물이 고인 향긋한 작은 욕조 안에 발을 집어넣었다. 물에 넣은 것만으로도 편안하지만 향긋한 향기와 느긋한 음악이 긴장을 늦춰준다. 여기에 레몬빛을 담은 약품을 슬쩍 뿌려주면 완성. 이 약품 섞인 물이 발의 각질을 벗겨주고 향기를 배어들게 한다. 무슨 약품인지 궁금했지만 영어도 아닌 다른 나라 말로 되어 있어 모르겠다.
새삼스럽게 보는 내 발은 그다지 잘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오랜 여행에 고생까지 했으니 측은하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호강시켜주니 너무 주인에게 미움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시후 물에서 나와 수건으로 발을 닦았다. 이것으로 족욕은 끝이지만 뒤에 발관리 코스가 있다. 발을 많이 쓰는 직업인 스튜어디스나 모델은 이것을 받아보면 매우 좋을 것 같다.
호기심에 다른 시설도 구경해보았다. 한쪽에서는 전신맛사지를 받는 일행과 얼굴 마사지를 받는 일행의 모습이 보있다. 슬쩍 엿보면서 나도 받아보고 싶었지만 일단 지금은 발만으로 충분하다.
2층으로 올라가보았다. 쉬면서 관람할 만한 분위기가 잘 되어 있다. 깔끔한 박물관에 온 기분이랄까, 쾌적함과 청결을 최선으로 생각했다는 주인의 말이 실감이 된다. 여름이면 발코니에서 해변을 보며 감상에 젖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안녕히 가십시오."
제이제이테라피에서의 상쾌한 경험을 뒤로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거리가 가깝기에 공항까지 도착했음에도 여전히 은은한 향기가 콧속을 맴돌고 있다. 족욕만으로도 쌓였던 여행의 피로가 상당히 풀려간다.
유리박물관과 테라피, 맑고 상쾌한 제주체험.
앞서 말했듯 제주여행을 마치고 남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심신을 맑게 하는 방법으로 테라피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짜증나는 일상을 뒤로 하고 온 여행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 월요병 처럼 잔인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마지막 마무리로 심신을 씻어내리는 것은 정말 좋은 체험이었다.
유리처럼 맑게, 테라피처럼 상쾌하게 나의 제주여행은 이렇게 일단락됐다. 지나보면 모두가 좋은 추억이다. 다시 반갑게 맞아주는 티웨이 승무원들의 미소를 보며 제주를 떠났다. 안녕, 제주여, 꼭 다시 오마.
'새로운 세상을 보는 창문(이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성걸그룹 스윙클, 다채로운 쇼케이스 무대. (9) | 2011.03.24 |
---|---|
박물관에서 혜초와 실크로드를 걸어보다. (10) | 2011.01.24 |
서귀포에서 체험한 상상속 해저2만리. (15) | 2011.01.15 |
제주도 동쪽 섬, 우도를 바람과 함께 돌아보다. (13) | 2011.01.14 |
친환경 비누와 거대 햄버거, 잊지못할 경험. (9) | 2011.01.12 |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