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스마트폰 칩 진출, 환영하는 이유는?
2010. 8. 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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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와 잡스이론(종결)
본래 어떤 시장에 경쟁자가 뛰어든다는 건 별로 반갑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새로 뛰어드는 그 경쟁자가 엄청난 힘을 가진 거물일 때는 특히 그렇다. 지금 동네 슈퍼마켓이 있는 곳에도 진출해서 자영업자를 초토화시키는 대형 할인점의 경우가 그런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비록 경쟁자지만 거물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도리어 반가울 때도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심지어 경쟁 당사자인 기존 회사 입장에서도 반가운 경우가 있다. 그 시장 자체가 개척기여서 시장이 마구 팽창하고 소비자의 수요가 기업의 제품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때 바로 그렇다. 한정된 수요를 나눠먹는게 아니라, 서로가 경쟁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 배가 백 배로 늘릴 수 있다고 하면 경쟁자가 거물일 수록 오히려 마케팅을 잘해서 내 제품 수요까지 증가시켜주니 반가운 것이다.
환영합니다, IBM. 진심으로.
1981년, 당시 애플2를 출시해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1인자를 차지하던 애플은 IBM의 PC시장 참여를 향해 이렇듯 선의의 광고를 내보냈다. 비록 경쟁자지만 거물업체의 참여 자체가 개인용 컴퓨터가 가진 가능성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함께 이 시장전체를 키우자는 환영인사이자, 그럼에도 1위 자리는 애플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당시 IBM은 엄청난 회사였다. 지금은 MS와 HP를 합친 정도일까. 아마도 업적에서는 그보다 더 위라고 평가받을 정도였다. 모든 정부기관과 대형 금융기관을 거의 독차지 하다시피하며 중대형 컴퓨터계에서 <지존>인 그런 회사가 장난감 수준이라 놀림받던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와서 애플과 겨뤄주겠다니 나름 영광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2010년인 지금 바로 위의 역사적 사실과 겹쳐지는 데자뷰 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컴퓨터 CPU계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거물 회사 <인텔>이 스마트폰 칩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 출처 : 인가젯 코리아 )
사실 인텔이 스마트폰 칩 시장에 뛰어든 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모바일이 시대의 방향이 된 지금 인텔이 PC만을 고집해서는 미래전망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 인텔 인사이드는 모바일 시대에도 유효할까? > 라는 포스팅을 통해 이를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엄청나게 팔려나간 스마트폰은 퀄컴, 애플, 삼성, 엔비디아 등 여러 업체가 만들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ARM>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었다. 영국 업체인 암(ARM)은 생산없이 기본설계만 파는 회사로 이 설계를 라이센스 받아 업체가 적당히 특색을 삽입해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위탁해서 칩이 만들어졌다.
이 방식의 칩은 저전력 소모와 주문형 제작에 강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었다. 퍼포먼스(성능)가 떨어지며 X86명령어는 처리할 수 없어 윈도우 시리즈는 돌릴 수 없다. 또한 이익이 그다지 많이 남는 구조도 아니어서 시장규모에 비해 수익도 적었다. 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이 칩은 닌텐도에서 휴대용 게임기로도 쓰고 있다.
인텔이 뛰어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결국 이익이 별로 나지 않는데 비해 경쟁만 심해서 그렇다고 한다. 확실히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인텔조차도 결국이 뛰어들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모바일 시장의 의미가 커졌다.
인텔의 스마트폰 칩 진출, 환영하는 이유는?
그럼 과연 인텔이 뛰어들어서 소비자와 시장이 얻게 되는 이익이 무엇일까 분석해보자.
1. 사실상 독주였던 ARM 진영의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업체는 다르지만 결국 핵심 설계는 암 사에서 하는 현재 모바일 칩은 본격적인 경쟁이 없다. 세세한 부분이 다르다고 해도 결국 자매칩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구조에서 나오기에 심지어 애플이 아이폰4와 아이패드에 채용한 APU는 삼성이 갤럭시 S에 쓴 APU와 쌍동이나 마찬가지로 닮았다.
그에 비해 인텔의 칩은 근본 설계부터가 다르다. ARM의 방식은 저전력 소모를 최우선으로 해서 차츰 성능을 올려온 방식이다. 반면에 인텔의 X86칩은 성능을 우선으로 해서 차츰 저전력 소모로 내려온 방식이다. 따라서 대조적인 장단점을 가지는 양쪽 칩의 개성이 살아있는 가운데 선의의 경쟁을 기대할 수 있다.
2.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단일 생산 체제가 아닌 기존에는 칩 생산의 단위가 많지 않기에 성능에 비한 칩의 단가가 싸지지 못했다. 그러나 인텔은 다르다. 인텔은 미세공정 기술에서 단연 앞서고 있으며 철저한 대자본 투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좋은 성능의 칩을 더 싸게 내놓는 것이 가능하다.
3. X86 명령어 수행이 가능한 모바일 칩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암은 리눅스까지는 돌릴 수 있어도 본격적인 윈도우나 도스는 네이티브한 실행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인텔 칩은 X86명령어 처리가 가능하다. 비록 인텔의 전략에 따라 갈릴 일이지만 선택에 따라서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서 안드로이드와 윈도우의 멀티부팅, 가상화 등이 자유로 가능한 플랫폼 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4. 전통의 경쟁자 AMD 도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인텔과 현재 X86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AMD 역시 가만 있을리 없다. 인텔이 가는 분야라면 AMD 역시 그럴 능력과 의지가 충분히 있다. 따라서 AMD와 그 회사가 가진 그래픽 가속칩 회사 ATI의 기술 까지도 스마트폰에서 맛볼 가능성이 커진다. 이건 굉장히 신나는 일이다. 앞으로 우리는 스마트폰에서도 ATI의 화사한 색감과 좋은 3D가속을 볼 수 있을 지 모른다.
환영합니다, 인텔. 진심으로.
아마도 애플을 비롯한 ARM진영은 다시 한번 지면을 빌려 이렇게 광고라도 내야할 지 모른다.
소비자 역시 그런 심정으로 즐겁게 바라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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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록 경쟁자지만 거물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도리어 반가울 때도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심지어 경쟁 당사자인 기존 회사 입장에서도 반가운 경우가 있다. 그 시장 자체가 개척기여서 시장이 마구 팽창하고 소비자의 수요가 기업의 제품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때 바로 그렇다. 한정된 수요를 나눠먹는게 아니라, 서로가 경쟁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 배가 백 배로 늘릴 수 있다고 하면 경쟁자가 거물일 수록 오히려 마케팅을 잘해서 내 제품 수요까지 증가시켜주니 반가운 것이다.
환영합니다, IBM. 진심으로.
1981년, 당시 애플2를 출시해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1인자를 차지하던 애플은 IBM의 PC시장 참여를 향해 이렇듯 선의의 광고를 내보냈다. 비록 경쟁자지만 거물업체의 참여 자체가 개인용 컴퓨터가 가진 가능성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함께 이 시장전체를 키우자는 환영인사이자, 그럼에도 1위 자리는 애플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당시 IBM은 엄청난 회사였다. 지금은 MS와 HP를 합친 정도일까. 아마도 업적에서는 그보다 더 위라고 평가받을 정도였다. 모든 정부기관과 대형 금융기관을 거의 독차지 하다시피하며 중대형 컴퓨터계에서 <지존>인 그런 회사가 장난감 수준이라 놀림받던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와서 애플과 겨뤄주겠다니 나름 영광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2010년인 지금 바로 위의 역사적 사실과 겹쳐지는 데자뷰 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컴퓨터 CPU계의 지존이라 할 수 있는 거물 회사 <인텔>이 스마트폰 칩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 출처 : 인가젯 코리아 )
인텔이 드디어 스마트폰 CPU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인텔은 2011년 현재의 무어스타운(Moorestown)CPU 플랫폼을 대처할 스마트폰용 Medfield CPU플랫폼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텔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정보에 따르면 인텔은 기존의 Atom 코어 프로세서보다 소비전력을 많이 개선한 새로운 Atom 코어를 기본 아키텍처로 하는 암호명 Penwell CPU를 중심으로 이 Medfield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넷북이나 노트북 PC용으로 만들어진 인텔의 Atom 코어가 스마트폰용 CPU에 사용되기에는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도 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저전력 Atom 코어 개발이 이루어지면 핸드폰 및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코어 시장을 놓고 인텔과 암이 벌일 힘겨루기가 볼만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TV용 STB, 통신기기 CPU 등 소형 IT 기기 코어 시장의 강자 MIPS까지 저전력을 무기로 이 경쟁에 가세할 계획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코어 시장에 한바탕 회오리가 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텔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정보에 따르면 인텔은 기존의 Atom 코어 프로세서보다 소비전력을 많이 개선한 새로운 Atom 코어를 기본 아키텍처로 하는 암호명 Penwell CPU를 중심으로 이 Medfield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넷북이나 노트북 PC용으로 만들어진 인텔의 Atom 코어가 스마트폰용 CPU에 사용되기에는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도 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저전력 Atom 코어 개발이 이루어지면 핸드폰 및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코어 시장을 놓고 인텔과 암이 벌일 힘겨루기가 볼만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TV용 STB, 통신기기 CPU 등 소형 IT 기기 코어 시장의 강자 MIPS까지 저전력을 무기로 이 경쟁에 가세할 계획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코어 시장에 한바탕 회오리가 불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실 인텔이 스마트폰 칩 시장에 뛰어든 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모바일이 시대의 방향이 된 지금 인텔이 PC만을 고집해서는 미래전망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 인텔 인사이드는 모바일 시대에도 유효할까? > 라는 포스팅을 통해 이를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엄청나게 팔려나간 스마트폰은 퀄컴, 애플, 삼성, 엔비디아 등 여러 업체가 만들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ARM>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었다. 영국 업체인 암(ARM)은 생산없이 기본설계만 파는 회사로 이 설계를 라이센스 받아 업체가 적당히 특색을 삽입해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위탁해서 칩이 만들어졌다.
이 방식의 칩은 저전력 소모와 주문형 제작에 강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었다. 퍼포먼스(성능)가 떨어지며 X86명령어는 처리할 수 없어 윈도우 시리즈는 돌릴 수 없다. 또한 이익이 그다지 많이 남는 구조도 아니어서 시장규모에 비해 수익도 적었다. 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이 칩은 닌텐도에서 휴대용 게임기로도 쓰고 있다.
인텔이 뛰어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결국 이익이 별로 나지 않는데 비해 경쟁만 심해서 그렇다고 한다. 확실히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인텔조차도 결국이 뛰어들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모바일 시장의 의미가 커졌다.
인텔의 스마트폰 칩 진출, 환영하는 이유는?
그럼 과연 인텔이 뛰어들어서 소비자와 시장이 얻게 되는 이익이 무엇일까 분석해보자.
1. 사실상 독주였던 ARM 진영의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업체는 다르지만 결국 핵심 설계는 암 사에서 하는 현재 모바일 칩은 본격적인 경쟁이 없다. 세세한 부분이 다르다고 해도 결국 자매칩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구조에서 나오기에 심지어 애플이 아이폰4와 아이패드에 채용한 APU는 삼성이 갤럭시 S에 쓴 APU와 쌍동이나 마찬가지로 닮았다.
그에 비해 인텔의 칩은 근본 설계부터가 다르다. ARM의 방식은 저전력 소모를 최우선으로 해서 차츰 성능을 올려온 방식이다. 반면에 인텔의 X86칩은 성능을 우선으로 해서 차츰 저전력 소모로 내려온 방식이다. 따라서 대조적인 장단점을 가지는 양쪽 칩의 개성이 살아있는 가운데 선의의 경쟁을 기대할 수 있다.
2.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단일 생산 체제가 아닌 기존에는 칩 생산의 단위가 많지 않기에 성능에 비한 칩의 단가가 싸지지 못했다. 그러나 인텔은 다르다. 인텔은 미세공정 기술에서 단연 앞서고 있으며 철저한 대자본 투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좋은 성능의 칩을 더 싸게 내놓는 것이 가능하다.
3. X86 명령어 수행이 가능한 모바일 칩 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암은 리눅스까지는 돌릴 수 있어도 본격적인 윈도우나 도스는 네이티브한 실행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인텔 칩은 X86명령어 처리가 가능하다. 비록 인텔의 전략에 따라 갈릴 일이지만 선택에 따라서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서 안드로이드와 윈도우의 멀티부팅, 가상화 등이 자유로 가능한 플랫폼 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4. 전통의 경쟁자 AMD 도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인텔과 현재 X86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AMD 역시 가만 있을리 없다. 인텔이 가는 분야라면 AMD 역시 그럴 능력과 의지가 충분히 있다. 따라서 AMD와 그 회사가 가진 그래픽 가속칩 회사 ATI의 기술 까지도 스마트폰에서 맛볼 가능성이 커진다. 이건 굉장히 신나는 일이다. 앞으로 우리는 스마트폰에서도 ATI의 화사한 색감과 좋은 3D가속을 볼 수 있을 지 모른다.
환영합니다, 인텔. 진심으로.
아마도 애플을 비롯한 ARM진영은 다시 한번 지면을 빌려 이렇게 광고라도 내야할 지 모른다.
소비자 역시 그런 심정으로 즐겁게 바라보면 좋을 것이다.
당분간은 인텔이 안드로이드만 지원하겠지만 앞으로의 전개는 모르는 법이다. 매킨토시가 결국 인텔 칩을 쓰게 된 것처럼, 어느날 애플이 아이폰5나 아이패드2에 인텔 APU를 탑재할 수도 있다. 어찌됐든 소비자는 보다 좋은 성능을 싼 값에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인텔의 스마트폰 칩 진출을 환영하는 이유다. 여러분도 기대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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