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봄이 왔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고 봄꽃이 활짝 피어나는 등 추운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동시에 겨우내 절약을 결심하며 차갑게 움켜쥐었던 내 지갑도 슬슬 열리기 시작한다. 이솝우화에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따스한 햇빛처럼, 화려한 기능과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무장한 신형 스마트폰 광고가 나를 유혹한다.


몇 년 지난 손 안의 구형 스마트폰이 괜시리 미워지기 시작한다. 약정기간도 끝났기에 슬슬 새 스마트폰을 구입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어떤 제품을 사야할까? 기왕 사는 거라면 내 취향과 필요에 딱 맞는 스마트폰을 고르고 싶다. 마침 타이밍 좋게 나타난 신형 스마트폰이 둘 있으니 LG에서 내놓은 G프로2와 삼성의 갤럭시S5다.


기본적으로 두 스마트폰의 성능은 비슷한데 퀄컴에서 내놓은 최신 스냅드래곤 칩을 썼기 때문이다. 다만 안투투 벤치마크를 해 보면 결과값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갤럭시 S5가 조금 더 상위 버전인 스냅드래곤 801을 썼고 지프로2가 스냅드래곤 800을 썼다. 운영체제는 둘 다 안드로이드 4.4.2 킷캣이며 메모리는 2기가바이트(GB)를 탑재했다.

 

앱 실행속도나 전반적인 쾌적함은 둘 다 좋다. 따라서 두 스마트폰 가운데 나에게 필요한 스마트폰은 무엇인지 판단하려면 처리능력이 아닌 다른 특성을 살펴야 한다. 모든 면에서 매력적이라고 주장하는 이 두 스마트폰 가운데 어떤 것이 나에게 더 필요할까? 명백히 차이나는 특징을 비교하며 알아보자.




◇ 넓고 보기 편한 화면 vs 한손에 잡히는 그립감 - 스마트폰을 고르는 데 있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크기다. 스마트폰 크기는 화면면적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넓은 화면이 보기도 편하고 활용성도 좋다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크기를 키우면 스마트폰의 범주를 벗어나서 손에 쥐기도 불편하고 가지고 다니기도 부담된다. 따라서 신형 스마트폰은 넓은 화면을 제공하면서도 높은 휴대성을 보장하는 최적의 크기를 고민해 설계된다.


삼성 갤럭시 S5의 화면은 5.1인치(12.9센티미터)이고  LG G프로2의 화면은 5.9인치(14.9센티미터)다.

 





2센티미터 정도 차이지만 실제로 보면 화면 크기 차이는 숫자보다 훨씬 크다.  넓고 보기 편한 화면이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지프로2는 상당한 매력이 있다. 전자책을 읽을 때나 동영상을 볼 때 눈이 편하고 몰입감이 더 좋다. IPS방식 디스플레이의 화사한 색감은 화면속 물체를 생동감 있게 만든다. 스마트폰으로서 소형 태블릿에 가까운 화면을 맛볼 수 있다.




갤럭시S5는 한 손에 딱 잡히는 그립감이 좋다. 여성에게는 핸드백이 있어 커다란 스마트폰도 쉽게 휴대할 수 있지만 바지주머니나 외투 주머니를 이용해야 하는 남성에게는 지나친 크기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손에 잘 잡히고 바지주머니에 가볍게 넣을 수 있는 휴대성이 중요한 사람에게 갤럭시S5는 최대한의 크기를 제공한다. 라운드 처리와 크롬도금을 거친 테두리는 손에 잡는 느낌을 좋게 만든다. 태블릿으로의 용도보다 휴대성이 더 필요하다면 갤럭시S5는 좋은 선택이다.

 

◇ 반응성이 뛰어난 노크코드 vs 활용성이 기대되는 지문인식 - 최근 스마트폰의 트렌드는 보안이다.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고 다른 사람이 함부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목적으로 여러 가지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생체인식이 각광받고 있는데 지문이나 홍채 같이 개인마다 확연히 다른 신체정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미 팬택이 손가락을 문지르는 슬라이딩 방식 지문인식 센서를 부착한 제품을 내놓았고 애플은 손가락을 올려놓으면 지문을 인식하는 터치아이디 방식의 아이폰 5S를 발표했다.

 





지프로2는 '노크코드'란 독자적 보안기술을 채택했다. 대기 상태인 스마트폰 화면을 미리 입력해놓은 순서대로 두드리면 보안이 해제되며 화면이 켜지고 사용가능 상태가 되는 방식이다. 넓은 화면을 네 개로 나누어 순서를 맞추는 방식이기에 입력을 잘못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다. 앞서 나온 타사의 지문인식은 자칫 손가락을 대는 각도라든가 세기가 다르면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에 비해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보안해제가 가능하다. 또한 전원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바로 노크해서 스마트폰을 깨우기에 빠른 사용을 할 수 있다.

  





갤럭시 S5는 홈버튼에 대고 손가락을 위에서 아래로 문지르는 슬라이딩 방식의 지문인식 장치를 쓴다. 본인의 생체정보가 확실히 인식되는 만큼 심리적 안정감이 크며 인식률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전원을 따로 켜고 손가락을 쓸어내려 인식시키는 과정은 다소 번거롭다. 그렇지만  앱구입, 금융거래 등에도 본인인증 수단으로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 아직은 휴대폰 초기보안에만 쓰이고 있지만 곧 다양한 지원앱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 다채롭게 촬영한다 vs 빠르고 세밀하게 찍는다 - 지프로2의 카메라는 같은 피사체를 다채롭게 촬영하는 데 우수하다. 카메라로 찍을 대상을 비추면 여러 개의 사각형이 대상의 촛점을 맞춰준다. 여러 개의 측거점을 두면 그만큼 내가 원하는 물체를 놓치고 엉뚱한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줄어든다. 여기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 장치(OIS)와 소프트웨어식 손떨림 보정장치(OIS플러스)를 함께 적용한다. 결과적으로 어두운 곳이나 진동이 심한 장소에서 정확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내장플래시를 이용해서 그림자를 없애주는 내추럴 플래시, 여러 개의 초점을 설정해서 찍은 다음에 원하는 초점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촬영모드를  제공하기에 다채로운 사진을 찍기에 좋다.

 





갤럭시S5는 독자개발한 아이소셀 이미지 센서를 썼다. 빛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센서 구조를 변경한 제품으로 이미지 품질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 1,600만 화소의 카메라는 특히 초점 잡는 속도가 빠르며 F2.2라는 밝은 조리개 값으로 인해 디테일이 살아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손떨림 방지 장치가 없기에 야간에 조심해서 촬영하지 않으면 사진이 흔들려 난감해질 수 있다. 






◇ 보고 듣고 찍는 감성형 vs 실속있는 아웃도어형  - G프로2는 감성적인 기능을 좋아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할 수 있다. IPS방식 디스플레이는 색감이 따스하기에 보다 서정적으로 보인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예술쪽으로 활용하는 사람에게 좋다. 다양한 모드로 여러 가지 느낌의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카메라와 1와트(W) 출력의 스피커를 장착한 부분은 음악듣기를 좋아하는 사용자에게 알맞다.

 


갤럭시S5는 실용적인 기능을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매력적이다. 특히 피트니스나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용자에게 환영받을 것이다. 심박동 센서는 손가락을 가져다 대는 것으로 내 심장상태를 파악하고는 가속도 센서와  결합해서 운동할 때 칼로리 소모를 계산해준다. 또한 제한적인 방수방진 기능은 가랑비가 내리는 날이나 먼지가 심한 야외에서도 부담없이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해 준다. 훌륭한 아웃도어 타입이다.

 

이렇듯 새로 나온 두 스마트폰은 각기 다른 개성과 기능으로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스마트폰이란 없다. 다만 나에게 더 잘 맞는 스마트폰이 있을 뿐이다. 생활패턴과 활용처를 잘 고려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