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어제 새벽에 드디어 애플의 새로운 아이패드가 발표되었다. 당초 아이패드3, 혹은 아이패드HD란 이름이 유력하던 이 제품은 다소 놀랍게도 '더 뉴 아이패드' 란 명칭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사진출처  : 인가젯

이런 명칭의 의미야 일단 조금 뒤에 논하기로 하자. 중요한 것은 태블릿을 선도하는 이 제품이 시장에 나온 의미이다. 기자들의 뉴스와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통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완전히 이 글을 통해 처음 접하는 분도 있을 테니 우선 이 새로운 아이패드에 대한 정보부터 간단히 소개한다. (출처)

애플은 오늘 iPad 이벤트에서 차세대 iPad인 The New iPad을 공식 발표했다. The New iPad은 2048 x 1536 레티나 디스플레이, 듀얼 코어 A5X 프로세서, 향상된 쿼드 코어 GPU, 1080p 비디오 촬영 지원 5 메가픽셀 iSight 카메라, 일본어 추가 Siri, 버라이즌과 AT&T, 벨, 텔러스 용 LTE 등을 제공한다.
 
두께는 9.4mm이고, 무게는 1.4 파운드이다. 10 시간 사용과 4G 9시간 사용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
3월 16일 발매되고, 가격은 16GB 모델은 $499, 32GB은 $599, 64GB은 $699이고, 4G는 $629, $729, $829이다.
 
1차 발매국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일본, 홍콩, 싱가폴, 호주이고, 2차 발매국에도 한국은 빠졌다.



늘 그렇듯 요즘은 정보를 구하기가 너무 쉽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패드가 나왔다는 사실과 이것이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아마도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정보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분석해주는 사람은 너무도 적다. 피상적인 느낌은 분석이라고 할 수 없다. 진정한 분석이란 틀릴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보다 진보된 해석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태블릿 뉴 아이패드가 애플에게 있어서 어떤 선택을 거친 제품인지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뉴 아이패드에서 보는 애플의 선택은? 

1. 레티나 디스플레이



새롭게 제공된 애플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최고의 매력이자 아직 어떤 경쟁 태블릿도 도달하지 못했던 성능이다. 2048 x 1536 는 정확히 1024 x 768 의 네배이다. 아이패드 네 개를 붙여놓은 것과 같은 픽셀숫자란 뜻이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에서 가장 중시한 선택은 사용자의 가독성 향상이다. 픽셀이 세밀해지면 그만큼 폰트가 섬세해지고 부드러운 표현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교과서나 각종 전자책을 보기위한 용도로서 더욱 많은 정보량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

아이북스2에서 애플은 이미 교육시장에의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그에 맞물린 뉴 아이패드 의 고해상도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교육시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해상도가 중요하다는 선택이다. 

2. 향상된 쿼드 코어 GPU


당초 루머로서 이런 고해상도가 나왔을 때 많은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인 면에서 의문을 나타냈다. 현재의 PC와 모니터조차도 이런 고해상도를 주력으로 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 컴퓨터의 24인치 모니터조차도 해상도는 1920 x 1200 이다. 그것보다 높은 고해상도를 어떻게 9.7인치에 담고는 냉각팬조차 없는 태블릿의 GPU로 원활히 구동시킬 것인가 하는 의문점이 있었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애플의 선택은 그래픽 처리를 맡은 GPU를 쿼드코어화 시키는 것이었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1024 x 768을 코어 하나가 맡아 원활히 돌릴 수 있다면 화면을 네개로 분할해서 하나씩만 맡겨보자. 네 개를 합친 쿼드코어로 하나씩 네 배의 해상도는 원활히 가동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약간의 문제점이 있다. 2D일때는 모르겠지만 3D 실시간 렌더링이 될 경우는 이런 단순 계산이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분간은 아이패드로 3D렌더링을 시도할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하니 일단은 넘어가도 될 문제다.

애플은 이 새로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레티나 시리즈로 이름붙였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이름보다는 감성적으로 쉽고 좋은 이름이긴 하다. 다만 이제는 레티나가 정확한 규격이 정해지지 않는 마케팅 용어가 되어버렸다는 점에서는 아쉽다.

3. 듀얼 코어 A5X 프로세서



작동속도와 구조가 아이패드2에서 쓴 A5칩과 동일하다. 어째서 애플은 모든 사람들이 바랬고 에상했던 쿼드코어를 핵심 APU가 아닌 GPU에만 구현한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전력소모와 발열에 따른 냉각등의 요소를 고려한 선택일 것이다. 고해상도를 가장 큰 차별요소와 전략으로 잡고 디스플레이에 쿼드코어를 썼다. 이것으로 이미 배터리소모와 냉각능력은 한계치까지 접근했을 것이다. 그 위에다가 핵심칩을 쿼드코어로 놓으면 냉각팬을 달아야하든가 상당한 배터리 시간 단축을 각오해야 한다. 그것은 애플이 선택하고 싶지 않는 길이었을 것이다.

4. 5 메가픽셀 iSight 카메라


당연히 좋아질 거라고 예상했던 후면카메라는 상당한 정도로 좋아졌다. 그 작은 크기에 5매의 렌즈를 넣고는 이면조사 방식을 써서 조리개 수치까지 커진 5메가 픽셀의 카메라는 매력적이다. 거기에다가 맥에 들어있던 아이포토를 옮겨놓아서 활용성을 크게 높였다. 아이무비까지 같이쓰면 간단한 컨텐츠 작성에서 충분할 거라고 본다.

컨텐츠 소비기기라고 했던 아이패드였다. 하지만 이제 뉴 아이패드를 맞아서 교육용을 지향하면서 점차 간단한 컨텐츠 생산까지 할 수 있는 포스트PC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넷북 정도는 가볍게 대치할 수 있는 사양과 앱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메가픽샐 카메라와 아이포토의 결합은 이미 넷북이나 노트북을 앞서버린 좋은 선택이다.

5. 일본어 추가 Siri


솔직히 이야기해보자. 애플은 일본을 좋아한다. 일본은 1억 2천만명의 잘살고 정품 소비가 활성화된 훌륭한 시장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스티브 잡스의 삶을 놓고 볼 때 그가 좋아했던 밥딜런의 노래라든가 워크맨 같은 음악기기와 캠코더 같은 방송장비, 노트북 등에서 일본은 항상 잡스에게 영감을 준 좋은 이미지의 동양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나 중국은 아직도 그런 동등한 대접을 받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조차도 윈도우를 다국어 버전으로 만들때 아시아에서는 먼저 일본어버전을 만들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국어버전을 만든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뉴 아이패드에 일본어 시리가 추가 탑재된 것은 아쉽지만 동시에 희망적이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세계적으로 볼 때 상당히 유사한 언어에 속한다. 가장 쉽게 한국어 시리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애플의 선택은 이처럼 돈을 벌 수 있는 선택 위주지만 동시에 매우 개인적인 이유도 따라간다. 애플이라는 회사가 본래 그러했던 만큼 이런 점은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다. 나는 잡스의 말 대로 차라리 '애플이 한국기업이었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평가를 내려보자. 이번 뉴 아이패드에서 보인 애플의 선택은 디스플레이(보이는 것)와 후면 카메라 (보는 것)에 집중했다. 오디오(듣는 것)이나 디자인(만지는 것) 이란 면에서는 그다지 나아진 것이 없다. 교육용으로는 일단 보는 것이 가장 강화되어야 한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애플은 현재 태블릿 시장의 최강자이며 기술적인 리더이다. 이렇게 애플이 고해상도 태블릿의 시장을 열어버린 이상 나머지 업체도 싫든 좋든 뒤따라가야 것이다. 그런데 과연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로 대표되는 저가 태블릿이 원가를 낮추면서 고해상도에 적절히 따라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자칫하면 앞으로 시장은 고해상도- 고가 태블릿 과 저해상도 -저가 태블릿이란 단순 구조로 흐를 수도 있다. 이 점에서 향후 다른 업체의 대응제품이 더 기대된다.

자, 이쯤해서 IT 평론가라고 해놓고는 어째서 이렇듯 애플 제품에 대해서 장점만 늘어놓고 칭찬만 하는가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이번에 느낀 아쉬운 점이나 문제점도 있다. 오히려 상당한 지면이 필요하기에 여기 쓸 수가 없었다. 이어질 포스팅에서는 이번 뉴 아이패드로 보는 애플의 현재 문제점에 대해 적나라한 지적을 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