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젊다는 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용감하다. 실패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기에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간다. 신체적으로도 젊음이란 건 매우 유리하다. 밤을 새우거나 무리를 하더라도 용납하기 때문이다.



이건 비단 사람 개인의 일만이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갓 만들어진 신생기업, 혹은 신생기업의 마인드가 흐르고 있는 기업에는 두려움이 없다. 갓 들어온 신입사원들이 거침없이 자기 기획을 경영진에 올리고, 경영진은 책임추궁에 대한 두려움보다 성공후에 거둘 이익을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IT업계에서는 이런 젊은 기업들이 기존의 강자들을 거침없이 물리치며 주목받을 수 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실수는 한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영리한 기업도 실패하는 서비스와 제품이 있다. 문제는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를 분석하고, 성공의 요소로 삼기 위한 전환과정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스티브 잡스조차 두렵다고 했던 젊은 기업, 미국의 페이스북이 최근 소셜 커머스 사업에서 실패를 맛보았다. 우선 이 뉴스를 분석해보자. (출처) 



페이스북이 할인 쿠폰 서비스인 '페이스북 딜스'를 4개월 만에 중단하기로 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딜스는 그루폰의 일일 할인 쿠폰 서비스와 비슷하게 페이스북 딜스 사이트나 이메일로 할인 쿠폰을 제공해 물건 값을 깎아주는 서비스다.



지난 4월 페이스북이 이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소셜 커머스 업체인 그루폰 등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페이스북이 4개월 만에 이 서비스에서 철수하기로 함에 따라 그루폰 등 경쟁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은 26일 미국 언론들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지난 4개월 동안 소셜 커머스 사업을 테스트한 결과, 몇 주 내로 이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소셜 커머스 외에도)사람들이 지역 자영업자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며 "우리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도 지역 자영업자를 위한 최선의 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간단히 요약하면 소셜네트워킹의 대명사인 페이스북이 소셜커머스 사업의 하나에서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기업이 사업에 한번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뉴스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한창 잘나가고 있는 페이스북이지만 약점이 있다. 그것은 페이스북이 무료서비스이며 사용자에게 돈을 받는 서비스가 아니란 점이다. 닷컴버블 때라면 이건 아무런 문제도 아니지만 현재는 수익모델이 없는 회사가 단지 주식상장만으로 돈을 번다는 것에 불안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택한 것이 바로 소셜 커머스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셜 네트워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비즈니스모델이다. 그런데 다른 데도 아닌 바로 이 소셜 커머스에서 이익이 나지 않고 전망이 불투명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페이스북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충분한 근거가 된다. 페이스북의 성장에 거품이 있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그럼 실수는 젊은 CEO가 이끄는 페이스북만 하느냐? 그건 아니다. 최고의 거장이자 마이더스의 손에 가까운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옛날이 아닌 최근의 일이다. (출처)

애플이 아이튠스를 통해 제공해왔던 TV 프로 대여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뉴욕타임즈 온라인판이 8월 26일(현지시간)자로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TV 프로를 구매해 다운로드 방식으로 자신의 PC에 저장해놓고 보는 방식이 아니라, 스트리밍 형태로 빌려 보는 서비스다. 가격은 편당 99센트이며, 한 번 빌리면 48시간 동안 볼 수 있다.


애플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이튠스 고객은 TV 드라마를 (빌려 보기 보다는) 구매해서 보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여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뉴스코퍼레이션은 그러나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사 TV 쇼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애플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튠스에서 TV 드라마 다운로드 구매 가격은 1.99 달러에서 2.99 달러다.

애플이 심기일전해서 도전했던 애플티비에서 판매가 아닌 대여를 통해 컨텐츠 가격을 낮추고 이용을 늘리려는 시도가 실패했다. 아이튠스에서 음악의 성공을 바탕으로 동영상 미디어까지 진출하려는 애플의 도전이 또 한번 좌절을 겪은 것이다. 애플은 왜 이 부분에서 실수한 걸까? 또한 페이스북의 실수는 무엇 때문일까?



애플과 페이스북의 실수,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그 실수 원인을 찾아보자.
 
페이스북은 인터넷이 모든 것에 앞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위에서 보면 ‘사람들이 지역자영업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폭발적인 인터넷 가입자에 페이스북의 영향력이면 실물에서도 쉽게 통할 거라 믿었지만, 막상 현실에서 페이스북은 단지 하나의 사업체일 뿐이었다. 매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사주지 않는 것이다.

애플은 소비자가 굳이 애플티비를 통해 컨텐츠를 봐야할 동기를 제공하지 못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는 다른 플랫폼과 다른 사용자 경험과 쾌적한 앱을 보여줄 수 있었다. 개인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다투어 앱을 개발했다. 



반면 애플티비에서 소비자는 별다를 것 없이 미디어를 다운받아 보는 것에 그친다. 애플이라고 그 과정이 엄청나게 편한 것이 아니다. 또한 개인이 캠코더로 찍어 유튜브에 올려 그 영상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도 아니다. 티비 시장은 아직도 큰 미디어 업체가 공급하는 컨텐츠에 완전히 지배된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애플의 제공할 수 있는 매력은 적다.

두 기업의 공통점은 기업문화가 젊다는 것이다. 거침없이 자기 영역을 늘리는 데 강하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스스로의 역량을 과신하는 수도 생기기에 이런 실수를 하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실수 그 자체가 아니라, 이런 실수 속에서 또한 큰 성공을 거둔다는 점이다. 애플과 페이스북의 실수를 보면서도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건 상대적으로 이런 젊은 기업이 드문 한국의 현실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