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누군가 이런 말을 한 독자가 있었다. 당시 터져나온 심각한 문제에 대해 애플을 비판하는 나에게 구글 역시 많은 문제가 있다. 어째서 구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글을 쓰지 않냐고 말이다. 아마도 그 독자는 다분히 내가 애플을 비판하는데 너무 치우쳐 다른 기업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고 느낀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당시 그저 애플의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더 앞이었을 뿐 다른 기업의 문제점을 덮어둘 생각이 없었다. 또한 잘했다고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언제 누가 저질렀든 나쁜 짓은 나쁜 짓이다.



흔히 구글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미지가 좋다. 애플이 혁신기업이지만 다소 독선적이고 잘난척 하는 분위기가 있다면 구글은 그렇지 않다. 독똑하지만 겸손하기까지한 엄친아처럼 느껴진다. 더구나 그만큼 잘났으면서 <악마가 되지 말자.>란 좋은 회사 구호도 가지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면서 광고만으로 수익을 올린다. 게다가 블로거들에게도 아주 유용한 광고수단을 제공하며 그 수익을 주는 소중한 사업자이기도 하다. 욕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런 구글이 과연 착하기만 할까. 적어도 엄청난 수입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구글이 맞부딪칠 중요한 문제는 역시 세금이다. 각국의 까다로운 세제와 높은 법인 세율속에서 구글이 과연 세금으로나마 그 사회와 국가에 기여를 하고 있을까. 그런데 현실을 보면 별로 그런것 같지 않다.



우연히 트위터를 통해 보게 된 국내 블로그 글의 일부를 소개한다. (출처)

해외 세금계산서를 줄이기 위해, 구글은 복잡한 법적 구조를 사용하였고 이를 통해 2007년에 31억 달러를 절감하고 지난해 총수익을 26%증가시킬 수 있었다.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비슷한 구조를 활용하는 가운데, 구글은 그들의 해외 세율을 기술 분야의 경쟁자들보다 더 낮게 낮출 수 있었다. 2007년 이래 그들의 세율은 2.4%이다.[중략]

유럽, 중동, 또는 아프리카의 어떤 회사가 구글을 통해 검색광고를 구입하면, 이 돈은 구글 아일랜드로 송금된다. 아일랜드 정부는 기업이윤에 대해 12.5%를 과세한다. 그러나 구글은 이 이윤을 더블린 사무실에 머물게 하지 않게 함으로써 대부분의 세금을 내지 않았는데, 보도된 바로는 2008년에 세전이윤이 매출의 1%도 안 된다.

아일랜드 법으로는 구글이 거액의 세금을 부과 받지 않은 채 버뮤다로 직접 돈을 보내기 어렵다. 그래서 지불된 돈은 네덜란드를 통해 짧은 우회로를 경유한다. 아일랜드에서는 다른 EU국가들의 회사로의 일정액의 지불에는 과세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돈이 네덜란드로 가면, 구글은 너그러운 네덜란드의 세법을 활용할 수 있다. 거기에 있는 그들의 계열사 구글 네덜란드 홀딩스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고(직원이 아무도 없다) 모여진 돈의 99.8%가 버뮤다로 넘어간다.(버뮤다에 있는 이 계열사는 기술적으로는 아일랜드 회사다. 그래서 “더블 아이리쉬”란 별명이 붙었다.)[The Tax Haven That's Saving Google Billions] 그리고 버뮤다에는 법인세가 없다.


구글이 하고 있는 인터넷 광고업은 제조업이 아니다. 많은 노동자에게 월급을 주고 복지혜택을 부여하는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서비스업도 아니다. 지역 사회에 활기를 주는 역할도 기대할 수 없다. 쉽게 말해서 그냥 돈 놓기 돈먹기나 다름없다. 그러니 세금이 정말로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다. 금융업과 마찬가지 특성을 가진 사업을 하는 셈이다. 구글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스스로 내건 사훈인 악마가 되지 말자. 까지도 저버리고 있다. 교묘한 속임수같은 조세회피수단을 이용해 각국 정부를 따돌리고 막대한 세금을 절약하고 있다.

어차피 이런 일을 구글만 하는 것도 아니며 까짓 세금 좀 적게 낸다고 무슨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위해 본문의 일부를 추가로 소개한다.



한편, 이 “돈의 세계여행”에서 눈에 띄는 나라는 아일랜드다. 아일랜드는 최근 85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나라여서 특히 눈에 밟힌다. 아일랜드는 1980년대 말부터 강력한 대외개방경제를 표방하여 경제발전을 이룩한 나라였다. 경제정책의 핵심은 12.5%라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로 다른 나라의 기업을 유혹하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단기적인 성공을 거두어, 아일랜드는 유례없는 높은 성장률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성장추세는 꺾이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구글의 행태가 왜 아일랜드의 성장추세가 꺾일 수밖에 없었던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해주고 있다. 즉,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한 국가의 세금 세일즈는 언젠가 더 낮은 세율, 그리고 더 교묘한 탈세(또는 절세) 방법이 나타나면 쇠락할 수밖에 없는 영업 전략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대안은 뭘까? 전에 농담 삼아 말했지만 전 세계가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만이 구글과 같은 잔대가리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여전히 그게 실현가능하냐 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영토적 개념의 국가이익이 국제경제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낮은 세율이 국가경쟁력이라고 강변하는 이가 있다면 뭐 아마도 세율 0%가 될 때까지 내달리는 치킨게임을 좋아하는 이일 것 같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이번의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세금 회피방법에서 다국적 금융에 정부가 패소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다 경제를 발전시킨다고 믿는 세계에 대해서 구글을 비롯한 거대글로벌 기업은 대놓고 미련하다고 비웃고 있다.

구글, 세금을 줄이려고 악마가 될 것인가?

세금은 절대로 쓸데없이 내는 돈이 아니다. 각국정부는 이 돈으로 교육,복지 등 국민을 위해 투자한다. 그것은 그 땅에서 돈을 벌 기회를 제공한 나라에 대한 예의와 감사의 표시다. 그런데 구글은 각 나라에 그다지 기여하지 않으면서 세금까지 안내려고 애쓰고 있다. 그야말로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악마라도 될 수 있다는 태도이다.



결국 우리는 구글의 착한 이미지에만 현혹되어 있는 셈인데 구글은 철저한 자본주의 기업이다. 투자와 이익을 위해서는 충분히 악마가 될 수 있다. 당연히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도 악마가 될 수 있다. 아일랜드의 상황은 현재 무섭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조차 포기한 그 나라와 도시는 점점 쇠퇴할 것이다. 우리도 이런 교훈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구글이 함부로 악마가 되지 못하도록 눈을 부릅떠야 될 것 같다. 우리가 아일랜드의 뒤를 따를 수는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