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서비스를 받을 때 공짜가 좋은가? 아니면 돈을 지불하는 것이 좋은가?
굳이 <아버지 전 공짜가 좋아요오~!> 라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옛날 광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대답은 확연하다. 대부분은 말할 것이다.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 서비스라면 정답은 당연히 공짜다. 소비자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당연한 심리다.

그럼에도 문제를 서비스 생산자로 놓으면 복잡하다. 누구도 자기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짜의 가치 밖에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주는 건 당연히 내 노력이니 소중하다. 그러나 남이 자기에게 주는 서비스의 가치는 최대한 낮게 평가한다. 어려운 말로 써서 그렇지 가장 쉬운 말로 예를 들어보자. 콩나물 값 100원을 시장에서 깎아보려는 미용실 아줌마라도 막상 자기 손님이 머리 자르는 값을 천원만 깎아달라고 하면 화를 낼 것이다. 세상은 다 그런 소비자의 심리와 공급자의 심리가 균형을 이루며 굴러간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현재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을 가르는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의 경계선은 무엇일까. 그것은 유료 vs 무료라는 말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지난 날 인터넷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달하며 컨텐츠의 무료배포를 촉진시켜 끓어오를 때, 어떤 현상이 있었을까.

현실에서는 당연히 하나하나 돈을 주고 사야할 음반과 영화 DVD가 인터넷에만 가면 해방구처럼 무제한 공짜로 널려있었다. 마치 인터넷이 기술로 인한 하나의 해방구가 되었고 그 안에서는 서로가 평등한 이상적인 공산사회가 이뤄지는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그 뒤편에서는 비용과 노력을 들여 창작을 해도 대가를 받지 못하는 컨텐츠 제작사들의 분노와 고통도 있었다. 그리고 애플 조차도 한때 <빼내라, 섞어라, 구워라.>의 세 가지 구호로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추출을 해서 전송하는 행위를 문화현상으로 권장했다.



그러나 지금 애플은 아이튠즈를 앞세워 모든 컨텐츠의 유료화를 가능케하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주도권을 인터넷에 빼앗기고 죽어가던 컨텐츠 업자들에게 애플은 구세주였다. 그들은 애플이 손대는 곳마다 금으로 바꿔 유료수익모델을 성공시키는 마법 지팡이를 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까지 애플은 상당후분 그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아이튠즈의 음악은 일정수익을 내 주었고 앱스토어의 앱으로 대박을 낸 앱들이 속속 등장했다. 특히 게임은 간단한 아이디어 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반면에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든 구글은 무료모델을 제시했다. 구글은 컨텐츠 자체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그 사이에 광고를 끼워 소비자에게 직접 돈을 받지 않고도 제작자가 돈을 벌 방법을 제시했다. 이것은 지금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구글 비즈니스 모델의 축소판이다. 현실적으로 안드로이드는 이런 구글이 만든 운영체제를 통한 공짜 광고 선전판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쪽이 옳은 것일까. 간단히는 애플이 더 나아 보인다. 쓸만한 컨텐츠를 유료화해서 직접 소비자에게 돈을 받고 판다. 그리고 애플은 그 사이에서 하드웨어를 팔아 수익을 얻고 컨텐츠에서는 서버관리비와 약간의 비용 정도를 받을 뿐이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비해 안드로이드는 마치 간접세와도 같다. 소비자는 공짜로 컨텐츠를 얻는 대신, 사용시간 동안 일정시간 광고를 봐주어 한다. 광고주는 그 광고효과만큼의 돈을 주며 구글은 그 광고를 중계하면서 약간의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컨텐츠 제작자에게 준다.

스마트폰, 무료가 유료를 이길 것인가?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컨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는 정직한 유료모델이 좋으며, 무료 모델은 결국 구글만 이익을 볼 뿐 누구도 이익이 안된다. 심지어 불법복사가 더 쉬운 안드로이드의 특성상 아이폰의 유료모델만이 살길 이라고 말이다.

그 예로 아이폰에서 대히트한 게임 <앵그리버드>를 들어보자. 이 게임은 아이폰에서는 유료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무료다. 대신 안드로이드에서는 광고를 봐야한다. 이런 방침이 발표되었을 때 애플에 우호적인 사람들은 결국 이게 안드로이드의 열악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얼마나 불법복사가 많으면 유료를 아에 포기했냐는 것이다. 심지어 개발자들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대표적 사례로 이 예가 쓰였다. 광고수익 모델로는 처참한 실적 밖에 거두지 못할 거란 이야기였다.



그러나 얼마 지난 지금 매우 의외의 결과 하나가 나왔다. (출처) 번역: 클리앙, 최완기

iOS 용 앵그리 버즈는 1,200만 회 다운로드 되었고, 구매자는 $0.99를 지불한다. 애플이 30%를 취한 후 게임 개발사 Rovio는 약 800만 달러를 가져간다.
안드로이드 용 앵그리 버즈는 안드로이드 마켓으로부터 무료로 500만 회 다운로드 되었는데, 안드로이드 버전은 광고로 지원된다. Rovio의 CEO Peter Vesterbacka는 안드로이드 버전 앵그리 버즈의 광고 지원으로부터 한 달에 100만 달러의 수익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버전 앵그리 버즈의 광고로부터 얻는 연 수익이 1,200만 달러에 달하고, iOS 버전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비록 예상수익이긴 하지만 앵그리 버즈의 수익이 유료인 아이폰용보다 무료인 안드로이드가 훨씬 많이 얻을 것 같다. 이것은 이제까지 유료모델만이 진리이며 아이폰만이 성공할 거라고 단언한 사람들을 무색하게 했다.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성장할 것을 생각해보면 유료 버전을 무료 버전이 수익면에서 압도한 셈이기 때문이다.

분명 아이폰의 비즈니스 모델은 깔끔하며 잘 관리되었기에 우아하다. 불확정적인 요소가 적고 확실한 결론이 곧 나온다. 그에 비해 안드로이드는 아직 통일된 요소가 다 갖춰지지 않았으며 어지럽다. 그러나 결국 윈도우도 그랬듯이 사람들은 더 많이 쓰고 있는 대중적 플랫폼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즉 수익성에서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안드로이드의 특성상 앵그리버즈의 사례가 이번 한번만이 아닐 것 같다.



생각해보면 아이폰은 한때 운영체제조차도 업그레이드 하려면 돈을 내야 됐던 유료모델이었다. 그에 비해 구글이 만들어 소스를 공개하고 무료배포하는 안드로이드는 철저한 무료모델이다. 양쪽 플랫폼으로 전부 성공한 이 사례는 결국 잘만든 컨텐츠는 어느 쪽에서든 성공해 돈을 벌어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안드로이드의 미래가 암울하지도 않고 특별히 아이폰이 혼자 잘난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무료가 유료보다 돈을 벌어주는 세상이 왔다. 과연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좀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