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어느 배경좋은 영화 속에서 사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프랑스의 어느 거리를 걷다가 길모퉁이의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파라솔이 붙은 작은 노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부드러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길가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제각각의 사연을 만든다.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거리의 악사들이 신나게 구경꾼 앞에서 연주한다. 무심코 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외치는 나는 천천히 브런치를 먹으며 생각한다. <오늘은 미술관에나 가볼까?>

비록 유럽여행을 가지 못하면 느껴볼 수 없는 경험이지만 대신해서 이런 기분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바로 신사동에 있는 <스테파니 카페 2호점> 이다.


새로운 메뉴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이곳을 다시 찾았다. 이미 신 메뉴가 선명하게 가게에 적혀있다.


새로운 메뉴를 주문하고는 먼저 나온 빵을 하나씩 맛보았다. 재료가 워낙 좋아서 그런지 너무도 맛있었다. 잘못하다가는 이것으로 배가 찰 것 같다. 그동안 잠시 가게를 구경했다.



잠시 기다리자 곧 기대하던 신메뉴가 나왔다.

 



바로 <쉐퍼드스 파이> 란 음식이다. 감자와 치즈의 조화가 너무도 환상적이다. 쫀득쫀득하달까 그런 식감은 맛에 그다지 민감하지 못한 나에게도 <맛있다>라는 감각을 안겨주었다.

다음은 <크리미 머쉬룸 리조또>다.
 



크림소스와 버섯이 조화된 향긋하고도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이런 좋은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이번에는 화려한 색채로 시선을 사로잡는 음식이 나온다.

바로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다.




영국풍 아침이라는 뜻이 되는데 과연 영국인들은 이렇게 아침을 먹을까? 먹어보니 그다지 부담이 가지 않으면서도 맛과 영양이 잘 조화된 느낌이다. 차려진 모양이 너무 예뻐서 미관을 해치기 싫어서 먹기가 망설여질 정도다.

디저트로 주인이 직접 만든 과자가 나왔다.  


그릇 모양과 과자의 색깔이 잘 어우러져 예술적 느낌이 난다. 차마 손가락을 댈 수 없을까 하다가 하나씩 먹으며 음료를 주문하기 위해 메뉴를 보았다.



맥주와 칵테일이 눈에 띈다. 마시고 싶었지만 이미 맛있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은 터라 위에 부담이 적은 다른 메뉴를 시켜보았다.



커피와 아이스티다. 특히 아이스티는 시중에 파는 가루형태를 물에 타는 게 아니라, 직접 차를 우려내어 만들어준다. 확실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이 풍부하고 짙다.

오랫만의 좋은 식사와 경험이었다. 비록 유럽에 가지는 못해도 그와 비슷한 분위기를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이런 맛집이 있다는 건 참으로 좋은 일이다. 음식을 통해서 잠시 유럽 분위기에 젖었던 하루였다.

(스테파니 까페: 02-512-8552 )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