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전자]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치열한 경쟁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있었다. 미국 제니스의 기술을 인수한 LG전자가 완전 평면 TV에 이어 새로운 방식의 플래트론 모니터를 출시했을 때, 삼성은 브라운관 유리의 제 귀퉁이를 평평히 만든 개량형 평면 모니터로 응수했다. 3D TV 초기에 편광식 글래스와 셔터글래스 가운데 누가 더 우수한 기술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 두 회사 잊을 만하면 각종 매체를 통해 다투던 부분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방식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이 기술을 대형 패널에 적용해서 양산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LG전자가  모바일 등 중소형 패널 위주로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의 경쟁의 넘어선 전쟁 수준의 홍보전략이 문제였다. 

특히 삼성은 자사 모바일 기기에서 주력으로 탑재한 OLED 패널을 대형 TV에서는 번인이 심각해서 못쓸 물건이라고 깍아 내리는 전략으로 눈총을 받았다. 분명 OLED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약점이 번인 현상이긴 해도 어느 정도까지는 기술발전과 사용패턴 한정 등으로 방지하면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이르렀다. 그럼에도 삼성은 경쟁사 대형 OLED패널이 번인 때문에 구입매력이 떨어진다고 외치면서, 다른 한 편으로 자사 모바일 OLED패널은 전혀 그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는 모순에 빠졌다. 그러면서 이렇게 내뱉은 말 때문에 OLED TV시장에 섣불리 진입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두 회사가 컴퓨터용 OLED 모니터 시장에서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 10월 5일자 업계 소식통과 외신 등에서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TV 및 게임을 위한 모니터용 27인치 WOLED(화이트 올레드) 패널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라는 소식을 내놓았다. 내년 초 정도에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 27형 OLED 게이밍 모니터가 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출처: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방식 OLED 패널을  34인치 게이밍 모니터용으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해외 고객사에 공급 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 개회된 IFA 2022에서 OLED를 탑재한 34인치 오디세이 시리즈를 전시한 바 있다. 국내 언론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간 OLED 방식 게이밍 모니터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니터는 TV시장에서 패널기술이 일정부분 성숙되면 그것이 내려와서 만들어진다. 브라운관 모니터와 액정 모니터까지 자연스럽게 그런 과정을 거쳤다. 이런 과정에 따르면 지금 OLED 모니터가 성장하는 시기에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된다. 위의 말은 곧 TV시장에서 있었던 문제점이 여전히 이어진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고사양 OLED 모니터가 TV보다 생산이 어렵고 패널 가격도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모니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이 핵심인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만큼 소비자가 치뤄야 할 대가가 크다는 의미다. 그런데 LG전자의 올레드 방식이든, 삼성의 QD-OLED든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인 번인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올레드 방식 OLED는 흰색 발광원을 사용한다. 반면에 QD-OLED는 청색의 OLED 발광원 위에 퀀텀닷으로 구성된 RGB 층이 올라간 구조다. 청색 OLED 빛을 받으면 각 퀀텀닷이 색을 변환해서 각기 다른 색으로 발광하는 방식이다. 방식은 달라도 둘 다 발광원이 유기소자이므로 열화와 번인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

번인 현상은 같은 색상 신호가 화면에 계속 정지된 상태로 집중될 경우 그 부분의 화소가 원래 기대 수명보다 빨리 타버려서 잔상이 남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TV방송인 드라마, 영화 등은 그나마 계속 화면이 바뀌고 비교적 어두운 톤의 화면이 많기에 번인이 덜 발생했다. 그에 비해 모니터는 주식객장, 안내용 전광판 등 거의 바뀌지 않는 정보송출 화면에도 많이 쓴다. 그나마 게이밍용은 좀 덜하겠지만 게이밍용 모니터를 순수하게 게임만 하는게 쓰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결국 업무도 하고 웹서핑도 하다보면 번인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출처:삼성전자]


기존에 OLED TV를 만들고, 판매한 기간이 오래된 LG전자는 번인에 대한 품질검증이나 AS절차, 물량에 대한 노하우가 적용될 것이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OLED TV 관련 AS에 대한 기반도 경험도 부족한 상태다.

물론 충분한 자금력과 실행력이 있는 삼성전자가 제품을 내놓으면서 AS관련 준비를 허술하게 진행할 리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다소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소비자 보호에 대한 대비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모니터 시장에 우수한 화질을 가진 OLED 방식 제품이 나오는 건 분명 환영할 일이다. 따라서 모니터 시장에서 경쟁자이며 강자인 삼성전자가 OLED 방식 모니터를 통해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와 경쟁하는 상황은 바람직하다. 모니터 시장에서 선발주자인 LG전자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치열한 경쟁이 소비자에게 더 좋은 제품과 AS를 제공하는 경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