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를 앞세운 LG전자와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방식으로 QD(퀀텀닷)-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비싼 생산단가 문제로 인해 본격적인 전략 TV로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소니, 파나소닉 등에 QD-OLED TV 시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QD 디스플레이는 청색 빛을 내는 블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발광원으로 하고 퀀텀닷 컬러 필터를 얹어 색 재현력을 높인 방식이다. 기존 LCD나 QD방식에 비해 OLED요소가 추가되었기에 색상에서 장점이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10월에 QD 생산라인(Q1) 투자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보통 투자 발표 이후 양산 준비까지 2년이 걸린다. 따라서 내년 3분기에 QD-OLED 양산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생산능력은 8.5세대 기준으로 월 3만장이며, 생산되는 TV 패널 크기는 55인치, 65인치, 78인치, 82인치 등이 될 거란 예상이다. 

시제품을 보고 곧바로 실제 상품 기획에 들어가면 2022년까지는 QD-OLED TV를 상용화할 수 있다. 이렇게 삼성디스플레이가 프로모션을 본격화함에 따라 소니도 관련 TV 제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삼성전자가 내년 주요 TV 신제품으로 정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와 함께 또하나의 전략옵션이 생긴 셈이다. 

다만 문제점은 높은 생산 단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 2월 65인치 4K TV 기준으로 LCD 평균 생산 단가를 336달러로 잡았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 단가는 950달러다. 그런데 QD-OLED의 초기 생산 단가는 2092달러다. 초기 개발비와 적은 생산댓수에 따른 저가동률로 인한 가격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상당히 높다. 이렇게 되면 출시된 제품 가격이 너무 높아져 사용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전체 생산 제품 중 합격품 비율인 수율 문제도 있다. 원래 OLED는 TV용 대형 패널로 만들기가 어렵고 불량률이 높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수율을 80%까지 높이는 데 3년을 소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에서 내년 하반기 제품이 나올 수는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바로 양산체계를 통해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나와도 이것을 써줄 고객사를 확보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삼성전자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에 대해 반응이 크지 않다. 그동안 OLED 번인현상을 내세워 경쟁사를 공격해왔는데 QD-OLED를 채택하면 이런 비판이 고스란히 자사제품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직 삼성전자는 OLED 기반의 QD-OLED 제품으로는 굳이 가지 않겠다는 기본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QD-OLED를 통해 우선 32인치 8K 모니터 시장에 먼저 진입하고 거기서 얻은 반응에 따라 TV시장을 노릴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