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810



해가 곧 바뀐다. 신년이 되면 단지 달력에 숫자 하나가 변할 뿐인데도 가슴이 설레인다. 새롭게 시작하는 해가 되면 그만큼 새로운 것이 우리 앞에 펼쳐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술도 마찬가지다. 해가 바뀌면 각종 미래 IT기술이 실제로 제품이 되어 선보인다. 가장 빨리 발전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는 것도 당연하다.


현재 스마트폰 기능의 핵심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유니트(APU)라는 칩에 담겨 있다. PC에 탑재된 CPU와도 같은 이 칩이 보다 쾌적한 앱 처리속도와 빠른 데이터 속도, 화려한 3D 그래픽을 제공한다. 그 가운데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스냅드래곤'이란 칩은 미국 퀄컴에서 만든 주력 칩으로 국내외 다양한 스마트폰에 사용된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는 자체 생산하는 엑시노스 탑재 모델 외에도 스냅드래곤 탑재 모델이 있다. LG전자, 팬택, 소니, 모토롤라 등 많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체들이 퀄컴 스냅드래곤 칩을 쓴다. 따라서 퀄컴 스냅드래곤의 차세대 칩이 어떤 성능을 가졌는가를 유심히 보면 우리 스마트폰이 얼마나 좋아질 지를 알 수 있다.


현재 퀄컴은 스냅드래곤805까지 제조업체에 공급했고 제품이 나왔다. 새해부터는 64비트 구조로 설계된 스냅드래곤810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이 칩을 선택한 스마트폰이 출시될 예정이다. 스냅드래곤810(MS8994)은 어떤 칩이고 어떤 성능을 가졌는지 살펴보자.



64비트 옥타(8)코어 - 고성능 4코어와 저전력 4코어가 교대로 동작한다

스냅드래곤810



최근 스마트폰은 고성능을 내기 위해 코어를 여러 개 장착하고 있다. 보통 성능은 코어의 클럭을 높이는 방식으로 향상시킨다. 빠른 코어 한개가 여러 작업을 하나씩 처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한 개의 코어에서 무리하게 클럭을 높이면 열이 많이 발생하고 전력소모가 너무 많아진다. 따라서 여러 개의 코어가 여러 작업을 나눠 맡는 방식이 각광받게 되었다.


스냅드래곤810은 코어 8개를 달았다. 다만 8개가 한꺼번에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고성능이 필요할 때는 높은 성능을 가진 코어 4개가 한 조로 움직여 처리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만 필요할 때는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코어 4개 한 조가 처리를 맡은다. 이렇게 하면 전체적으로 원하는 성능을 내면서도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다. 이것을 빅리틀 방식이라고 한다. 퀄컴 스냅드래곤 810은 고성능 ARM A57 코어 4개와 저전력 A53 코어 4개가 ARM 빅리틀 방식으로 묶였다.


이 칩이 64비트 방식이라는 건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함께 64비트로 스마트폰이 대거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아드레노430 - 4K 해상도 지원, 병렬 컴퓨팅도 가능



더 좋은 그래픽을 보여주기 위한 내장 GPU는  아드레노430을 썼다. 전작인 스냅드래곤805에서 쓴 아드레노330의 클럭주파수가 450MHz인데 비해 아드레노 430은 780MHz이다. 전작인 420에 비해 성능은 30% 높아지고 전력소모량은 20% 절감된다. 


좋아진 성능에 힘입어 4K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며 오픈CL로 제작된 앱에서는 GPU로 일반 처리를 하는 GPU병렬컴퓨팅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화면캡처 및 재생, 스트리밍 등을 4K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자체를 4K까지 올릴 수도 있다.



주파수 병합으로 LTE 속도 향상 - 다운로드 최대 450Mbps

스냅드래곤810



퀄컴칩 최대의 경쟁력은 APU안에 모뎀칩까지 통합했다는 점이다. 스냅드래곤 810에 내장된 CAT9 LTE-A 통신모뎀은 20MHz 대역폭의 주파수 3개를 CA로 묶을 수 있다. 60MHz 대역폭(20+20+20MHz)에서 최대 4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일반 LTE(75Mbps)에 비해 6배 빠른 속도다.


또한 업로드시에는 주파수 2개(20+20MHz)를 묶어 1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통신 데이터 전달 방식에서는 주파수분할(FDD) 외에도 중국 등에서 사용하는 시분할(TDD) 방식도 지원한다. 



돌비 아트모스와 세이프스위치 기술

스냅드래곤810



스냅드래곤810은 사운드에도 신경을 썼다. 영화관에서 많이 보는 것으로 익숙한 '돌비' 기술 가운데 돌비 아트모스를 지원한다. 이 기술에는 풍부하고 깊은 공간감을 주기 위한 사운드 기술이 담겨 있어 음악 감상 등에서 좋은 오디오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녹음시에도 잡음을 제거할 수 있는 고급 기능을 쓸 수 있으며 방향 녹화를 지원한다. 


보안을 위한 세이프스위치 기술도 들어갔다. 도난방지 기술로서 사용자가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잠그거나 해제할 때 하드웨어 수준에서도 이 명령을 소화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현재 알려진 바로 스냅드래곤810은 내년에 나올 신형 갤럭시 노트4에 탑재될 전망이다. 또한 삼성 갤럭시S6, LG G4, 소니 엑스페리아 Z4에도 채용될 예정이다. 보다 좋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람들은 내년에 나올 이 제품들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