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용



"2015년 광고 시장은 근본적 체질 변화 없이는 성장 없는 시장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짙습니다. 시청률이라는 획일적인 성과 측정에 의존해서 매체 특성과 시청자 계층의 특성을 간과한다면 미디어 산업의 성과와 관계없이 외부적 요인으로 성장과 쇠퇴가 반복될 것입니다"


미디어 리더스 포럼에서 진단한 2015년의 시장 전망은 자뭇 비관적이었다. 미디어미래 연구소 남승용 팀장은 미디어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시장이 내년 전망을 비교적 어둡다고 밝혔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가운데 각계에서 지난 해를 결산하고 새로운 해를 전망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 리더스 포럼은 미디어 학계 등 주요 인사들이 모여서 미디어 산업의 실태를 파악하고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현재 국내 경제상황은 좋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계속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도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남 팀장은 국내 총소비가 1억원이 증가해서 총광고비는 107만원 정도가 늘어나며 그 가운데 방송광고는 약 29만원 정도 늘어난다는 조사결과를 제시했다. 현재 같이 미디어 이용환경이 변화하고 있는데 기존의 방송 시청률과 노출도 등의 측정방식이 지속된다면 광고시장은 작은 시장으로 고착화된다는 의미다.


미디어 포럼에서 남승용 팀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광고 같은 간접 재원 의존도를 줄이고 콘텐츠 자체의 가치를 높여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우선 제시했다. 이어서 획일적 시청률 측정방식을 바꿔 N스크린 등 다양한 이용형태와 이용계층을 고려한 주목도 방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대의 발전과 더불어 미디어 산업이 보다 IT기술과 융합되어야 한다는 면에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미디어 리더에서는 10대 과제를 선정했다. 재송신 제도 확립, 결합상품 규제 개선, 방송의 큰 그림 마련, 공영방송 공적 책임 강화 및 수신료 현실화,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개선 및 규제 반영, 수평적 규제체계 및 통합방송법제 도입, 콘텐츠 제값받기, 개인정보 보호제도 확립, 사물인터넷(IoT) 기반 법령 체제 개선 및 활성화 정책 수립, 21세기 수요에 맞는 주파수 정책 재정립, 통신요금 인하, 한미 FTA에 따른 콘텐츠 부문 경쟁력 제고 등이 꼽혔다. 



이종관



하나 같이 중요하고 민감한 주제들이었다. 다만 이날 주로 참석한 업계 관계자에게는 모두가 절실하게 중요한 과제이지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주목을 끌지 못할 주제도 있었다. 재전송 문제나 통합방송법, 주파수 정책 등은 사실 업계 사이의 이해관계라는 분석이 많다.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에게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논의 단계에서는 별 관계가 없을 수 있다.


공영방송의 수신료 현실화, 콘텐츠 제값 받기, 통신요금 인하는 실현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이해가 다르기 때문인데 수신료는 공영방송의 역할과 공정성 문제가 뛰따르고, 통신요금 인하는 이통사의 반발이 예상된다. 콘텐츠 제값받기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용자의 거부감이 따를 게 분명하다. 그래도 이런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꺼내놓고 10대 과제로 선정해서 논의하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라고 하겠다. 


이 날 발표자 한 명이 한 말 가운데 "원래 돈 못 버는 집안이 많이 싸우는 법이다. 방송통신업계의 성장이 정체된 내년에 더 많은 갈등이 예상된다"는 부분은 충분히 되새길 만 하다. 2015년에 방송통신업계가 가장 추진해야 할 과제는 성장 자체를 크게 해서 갈등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