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이제까지 TV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해왔습니다. 오늘은 몰입의 화질, 세계 최초의 커브드 UHD TV를 자신있게 소개합니다. 커브드 UHD TV는 TV의 역사를 바꾸는 새로운 아이콘이 될 것입니다"

김현석 삼성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의 목소리가 힘차게 발표회장에 울려퍼졌다.



커브드 UHD TV



삼성전자는 2014년 2월 20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2014년형 신제품 TV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세계 최초 커브드 UHD TV를 한국에 공개했다.

2013년 세계 TV시장은 전반적으로 삼성전자에게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8년 연속 1위를 달성한 점이 돋보였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계속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심해서는 안된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커브드 UHD TV는 그런 긴장감과 기대 속에서 나왔다.

삼성은 그동안 스마트기능과 3D, 음성제어 등으로 새로운 혁신동력을 얻기 위해 애썼다. 그런 가운데 풀HD 해상도의 네 배에 달하는 UHD 해상도를 가진 TV가  앞으로 시장의 대세라는 것이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그러자 차별성을 높이고 시장 리더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화면이 좌우로 휜 커브드 개념을 들고 나왔다.


커브드 UHD TV


커브드 TV는 어떤 점이 좋은 것일까? 김현석 사업부장은 "인지적인 왜곡을 억제하고 자연스러움을 구현했다"고 말한다. 또한 "시야영역을 넓게 확보해서 실제영역보다 넓게 보이는 파노라마 효과를 구현한다. LCD패널에서는 화면을 휘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실현했다. 커브드 화질이 만드는 압도적 몰입감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사람의 시야에 보다 인체공학적으로 가까워서 넓은 시야감을 제공하면서 화면이 몸을 감싸며 주위환경처럼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커브드 UHD TV


여러분의 거실풍경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선언과 함께 발표회장 스크린 뒤쪽이 갈라졌다. 그리고 이 날의 주인공인 커브드 UHD TV가 미끄러지듯  등장했다. 예전 신제품 발표가 모델과 함께 등장한데 비해 제품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단독으로 등장했다. 부사장이 옆에 서서 사진촬영에 임했다.


삼성 커브드 UHD TV는 화면이 떠 있는 듯한 감성적인 곡선 디자인과 얇은 화면 베젤이 특징이다. 또한 기존 풀HD TV보다 4배나 많은 800만 화소를 한 화면에 담아내면서 선명한 화질과 편안한 시청감을 제공한다.
 

커브드 UHD TV


특히 좌우로 휜 화면은 시야영역을 한층 넓혀 실제보다 화면이 더 커 보이는 '파노라마 효과'를 선사해 준다. 동시에 여러 명이 TV를 볼 때 측면에 앉은 사람도 평면 TV보다 선명한 화면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삼성 커브드 UHD TV만의 차별점은 4,200R의 곡률이다. 반지름이 4,200밀리미터인 원의 휜 정도를 말하는 데 3~4m 거리에서 TV를 시청할 때 가장 좋은 몰입감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화면의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배경과 사물을 구분하고 각기 다른 깊이감을 불어넣는 '원근 강화 엔진(Auto Depth Enhancer)'을 가지고 있어 더욱 입체감을 맛볼 수 있다.


커브드 UHD TV


전체적으로 인체공학과 감성적인 부분을 만족시키는 곡률의 효과를 매우 강조했다. 하지만 곡률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는 어떤 특허 대상도 되지 않는다. 경쟁업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원근 강화 엔진을 기술적으로 강조하는 편이 나았을 듯 싶다.

화면이 휜 것이 왜 대단한 것일까? 여전히 그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삼성전자 성일경 영상디스플레이 상무는 어째서 곡면 TV가 새로운 혁신인지를 설명해나갔다. 그는 유명한 세계적 건축물을 예로 들며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은 중앙부가 부푼 커브드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인도의 타지마할과 한국의 부석사 무량수전도 인체공학적인 커브드 디자인이다"고 정의하고는 "2014년의 삼성은 이런 커브드 디자인을 새로운 티비 표준으로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커브드 UHD TV


우리 눈의 망막구조는 자연적인 렌즈 구조다. 따라서 광학적으로 완벽한  평면이 아니다. 좌우로 휜 화면은 이런 우리 눈의 구조에 맞추며 왜곡을 없애준다. 그리고 시야에 맞춰 더 넓어 보이는 화면을 제공한다. 삼성은 이런 두 가지 요소에 집중해서 더 풍부한 TV시청 경험을 주기 위해 곡면 스크린을 중요한 경쟁력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하드웨어인 화면만 중요한 건 아니다. 애플과의 경쟁을 통해 콘텐츠의 중요성을 배운 삼성은 이번 발표에서 콘텐츠에 대한 계획도 발표했다. 이정호 한국총괄 마케팅 과장은 새로운 커브드 UHD TV에서 즐길 수 있는 기능과 콘텐츠를 소개했다.

'쿼드코어 플러스 프로세서'를 장착해 이전 세대보다 두 배 빠른 다중작업(멀티태스킹)을 지원한다. 전원 버튼을 누르자마자 TV가 켜지는 '인스턴트 온' 기능이 생겼고, 화면을 몇 개로 분할해서 사용하는 '멀티 링크 스크린'도 이용할 수 있다.


커브드 UHD TV


올해 열리는 월드컵을 위한 '사커모드'는 생생하고 세밀한 잔디의 색감과 함께 마치 경기장에 있는 듯한 멀티 서라운드 음향을 제공한다. 축구경기 시청 중 아나운서 목소리가 커지거나, 전광판 숫자가 바뀌면 TV가 스스로 이를 감지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포착해준다.

국내외 유료방송사와의 협력을 통한 콘텐츠 제작과 함께 커브드 스크린에 맞은 영상콘텐츠를 우선적으로 확보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준비는 이제부터 시작하는 정도였다.

제품은 올해 3월 중순경 출시 예정으로 구체적 가격과 프로모션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은 이 제품의 국내 주력모델을 55인치(193.7센티미터), 60인치(152.4센티미터), 50인치(127센티미터) 순으로 보고 있었다. 세계 시장도 비슷하지만 미국 같이 집이 큰 곳은 60인치(152.4센티미터) ~ 70인치(177.8센티미터)가 주류로 될 거라 예상했다.


커브드 UHD TV


재미있는 것은 경쟁업체에 대한 삼성의 언급이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무섭게 뒤쫓아오는 중국업체에 대해 삼성은 중국업체와의 기술격차는 패널에서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발표하는 커브드 제품에 대해서는 1년 정도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커브드가 단지 화면이 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들어가는 신호 알고리즘 타입이 중요한데 오브젝트를 추출하고 그것을 처리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의미다.

의욕적으로 한국과의 경쟁에 나선 일본업체 UHD TV와는 기술력 차이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업체가 기대를 걸고 좋은 제품을 들고 나올 것이지만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여러 업체가 UHD를 이야기하는 것이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긍정했다. 부진한 중국시장에서 삼성이 진정한 UHD 제품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밝힌 부분도 흥미로웠다.


커브드 UHD TV


김현석 부사장은 "삼성 커브드 UHD TV는 지난 2006년 삼성 보르도 TV, 2009년 삼성 LED TV에 이어 또 한 번 TV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라며 "커브드 UHD TV를 앞세워 세계 TV 시장 9년 연속 1위의 위업을 달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과연 이런 주장 대로 커브드 UHDTV가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