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다는 결과는 대체로 비슷하다. 하지만 그 성공에 이르는 과정이나 성공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다. 그것은 세상이 참으로 다양한 요소로 이뤄진다는 것을 상징한다.


유행하는 처세술 책을 보면 종종 성공에 이르는 방법은 오직 하나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누군가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에 그 비결을 공개하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방법이며 나머지는 그다지 가치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어떤 방법도 그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동안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운영체제인 iOS6에서 사람들은 가장 심각한 불만사항으로 지도 서비스를 지적해왔다. 구글맵 대신 채택된 애플맵은 턴바이턴 기능을 비롯한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지도 데이터가 부실하고 정확성이 부족해서 많은 원성을 사왔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서비스로 지정된 애플맵을 대체할 어떤 것을 원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 그대로 대부분이 원한 것은 만족스럽게 써왔던 구글맵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폰용 구글맵이 나왔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출시) 






12월 17일(현지시각) 애플인사이더, BGR 등은 구글 경영진의 코멘트를 인용해 구글맵의 1000만 다운로드 소식을 알렸으며 오랫동안 구글맵을 기다려온 iOS 사용자들이 두 팔 벌려 구글맵을 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프 후버 구글 커머스&로컬 사업부 수석 부사장은 그의 구글플러스 페이지를 통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구글맵 다운로드가 발표 48시간이 못되어 10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폰용 구글맵에 대한 열렬한 반응에 매우 흥분되어 있다"며 그 공과를 구글맵 팀에 돌렸다.



이제까지 애플이 플랫폼 지배자의 이점을 이용해서 어떤 앱을 자사앱으로 교체할 때, 대부분은 문제없이 성공했다. 소비자들이 개별 앱에 대해서 그렇게 민감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애플이 만든 앱의 품질이 높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 모두 강한 회사이다.


하지만 구글맵을 대체하는 애플맵의 경우는 완전히 실패했다.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뜨렸고, 애플은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애플맵의 성능은 각국에서 조롱거리가 되었고 그나마 처음에는 써보면 사용자들의 사용빈도는 줄어들어갔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란 기대도 점점 사그라들었다. 





아이폰용 구글맵이 애플에 가르쳐준 것은?


솔직히 말해서 이것은 애플이 특별히 무엇인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 애플은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몇 가지 사정에 의해서 전략적인 판단을 했을 뿐이다. 또한 애플이 자랑하는 소프트웨어 개발팀 역시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리고 이것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어째서일까?


성공에 이르는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다. IT 업계에서 대성공을 거둬온 애플의 성공비결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가는 도전과 빠른 스피드에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방식은 매우 좋게 작용한다.





그러나 전에도 내가 말했듯이 이런 애플이 약한 분야가 존재한다. 그것은 신뢰성을 가지고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야하는 분야이다. 공을 들여도 결과가 눈에 확 들어오지도 않지만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그런 분야 말이다. 예를 들어서 업무용 프로그램으로 따지면 오피스 라든가, 복잡한 과학계산용 시뮬레이터 같은 곳이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결별하기 위해서 자체 오피스를 개발했다. 문서작성기인 페이지스는 그런대로 쓸 만하고 키노트는 나름의 장점으로 파워포인트와 대등하게도 성장했다. 하지만 넘버스는 전혀 엑셀을 대체할 수 없었다. 스티브 잡스가 넥스트 컴퓨터에서 차세대 오피스로 기대를 걸었던 소프트웨어도 처참하게 실패했다. 소비자들이 거부해버렸기 때문이다.


지도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도 서비스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몇 가지 성능 보다도 기본적으로 축적된 지도 데이터의 양과 신뢰성과 가장 중요하다. 목적지를 찾아가는 수단이 좀 편리하면 뭐하겠는가? 목적지 자체를 정확히 찾지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이번 구글맵에 대한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이 애플에 준 교훈은 간단하다. 착실하게 데이터를 쌓아서 구현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애플의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애플은 역시 수수하지만 성실한 그런 타입이 아니다. 놀라운 기능 몇 개가 모든 성능요소를 압도할 수 있는 그런 분야가 애플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