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IT업계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로 '플래그쉽' 이란 게 있다. 깃발이 붙은 배란 의미의 이것은 '기함' 이란 뜻으로 더 유명하다. 기함이란 배들이 모여서 하나의 선단을 이룰 때 가장 중심이 되는 배로서 최고 명령권자가 탄 배이기도 하다. IT에서 말하는 기함이란 어떤 회사의 비슷한 제품군에서 최고의 기술을 모아서 만든 최고 성능 제품을 가리킨다.


이 플래그 쉽 제품이 어째서 중요할까? 스마트폰에서 애플이면 아이폰5, 엘지라면 옵티머스G로 대표되는 이 제품에는 그 회사의 최고 기술력이 들어갔기에 소비자들이 그대로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제품의 기술력만으로 비교해서 그 회사가 얼마나 혁신적인지, 앞날은 밝은지를 알 수 있다.


요즘 나는 입체영상을 보여주는 텔레비젼을 탐내고 있다. 소녀시대의 매력적인 모습을 2D가 아닌 3D로 보고 싶다는 욕심 외에도 아바타를 비롯해 이미 나와 있는 3D 영화가 보고 싶다. 게다가 이제부터 시험방송될 지상파의 3D방송은 어떨지도 궁금하다.


한동안 어떤 방식이 좋은가로 떠들썩 했던 3D TV쪽은 어느새 정리가 된 느낌이다. 일단은 안경속에서 기계가 움직이는 셔터글래스 방식이 아닌, 편광필터 방식이 대세가 됐다. 그리고 이 방식의 강자는 엘지전자이다. 따라서 내가 무엇을 구입하느냐에서도 자연스럽게 엘지전자의 시네마 3D 스마트 TV 시리즈가 고려대상이었다.


나는 신중한 성격이다. 특히 가격이 높은 물건을 구입할 때는 비교와 생각을 거듭해서 후회없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따라서 직접 제품을 구경해보는 길을 택했다. 나는 주말을 선택해서 인근에 있는 목동 현대백화점의 LG 가전제품 매장을 찾았다.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건 다소 작은 내 방 크기에 맞춘 42인치 제품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생각하지 못한 제품을 보고 말았다.


84인치의 LG 시네마 3D 스마트 TV. 모델명은 84LM9600이라고 하는 이 제품은 명실공히 현재 엘지의 스마트 TV 가운데 플래그쉽 제품이다. 대각선 길이가 213센티미터라는 화면은 그냥 벽 하나를 꽉 채우는 듯 웅장해보였다.


세상에 없던 크기라는 문구가 제일 먼저 그 위에 배치되어 있다. 확실히 이런 크기의 3D TV를 본 적이 없다. 예전에 프로젝션 방식이라고 해서 영사기의 원리로 만든 화면조차도 이정도의 제품을 본 기억은 없다. 거기다가 화면의 세밀도는 다른 제품에 비해 월등하다. 단지 화면만 큰 것이 아니다.



보통 각 텔레비젼은 크기는 달라도 해상도는 세로 라인이1080 픽셀로 (가로 1920px, 세로 1080px) 로 되어 있다. 이것을 보통 Full HD(High Definition)라고 표시한다. 화면 전체를 본다면 약 200만 개의 화소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84LM9600 모델은 세계최대의 크기인 84인치이면서 울트라 데피니션(UD) 이란 해상도로 출시되었다. 해상도는 기존 Full HD TV의 4배(가로 3820px, 세로 2160px)인 것이다. 예를 들어 55인치 TV와 84인치 TV의 면적차이는 약 2배 정도인데 해상도는 4배 차이다. 즉 작은 공간에 보다 많은 화소(800만 화소)가 담겨있기 때문에 더욱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보여준다.


한참동안 이 제품을 구경했다. 표시되는 각 화면이 너무 깨끗하고 선명해서 할 수만 있다면 사서 방안 한쪽 벽을 꽉 채우고 싶었다. 하지만 과연 플래그쉽 제품인 만큼 가격이 만만치 않다.


LG 시네마 3D 스마트 TV, 최고 제품을 보다. 


이 제품은 스크린을 감싼 베젤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 패널을 지탱해주는 베젤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화면이 아닌 부분이기에 그만큼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건 상당한 기술력이다. 엘지전자에서는 시네마스크린 기술을 이용해서 이 베젤을 최소화했다.



옆에서 본 두께 역시 얇다. 브라운관 시절처럼 면적이 크면 두께 역시 한없이 두껴워지던 그런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LED방식을 채택하면서 마치 액자같은 정도로 얇은 텔레비젼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정말 벽에 걸어놓아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3D안경을 끼고는 그 앞에서 영상을 잠시 감상했다. 튀어나오는 듯한 영상이 이렇게 크자 정말로 현장감이 느껴졌다. 영화 아바타를 극장에서 볼 때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이 제품으로 본다면 더욱 실감날 듯 하다.  아이돌 콘서트 영상을 입체영상으로 보면 진짜 눈앞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이런 제품을 조작하는 데 쓰는 리모콘 역시 옛날 방식이 아니다. 매직 리모콘이라고 해서 동작인식과 함께 마우스보다 편한 조작방법을 제공해주고 있다. 웹서핑이나 스마트 티비 기능을 마음껏 쓸 수 있게 해주는 비결이 조작장치에 있는 것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원하면 연결할 수 있으며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마치 극장을 안방으로 옮겨놓은 듯한 이 제품 앞에서 한참동안 떠나지 못했다. 이 정도의 기술력을 지닌 회사 제품이라면 다른 제품도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사고자 하는 42인치 제품군도 천천히 구경했다. 물론 너무 좋은 플래그쉽 제품을 본 후라 다소 화면크기가 아쉬웠지만 말이다.


시대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물론 언젠가 미래에는 안경을 쓰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장치도 보급되겠지만, 지금 일단 즐기는 데는 이정도면 좋을 듯 싶다. LG 시네마 3D 스마트 TV에 대한 좋은 구경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구입할 제품을 결정했다. 이제는 사서 쓰는 일만 남았다.



기술 자체가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술을 잘 이용한 콘텐츠는 인간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LG 시네마 3D 스마트 TV를 구입해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콘텐츠 경험은 아마도 내 삶을 보다 풍족하게 해줄 것 같다.

참고로 개들도 3D 영상을 볼 수 있는지 시험한 재미있는 동영상을 소개한다. 가볍게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