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애플의 진짜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2011. 9.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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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와 잡스이론(종결)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한때 경쟁사들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항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만도 힘겨웠던 때가 있었다. 안드로이드, 웹OS, 블랙베리, 허니컴과 심비안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가진 많은 단말기들은 나올 때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애플의 ‘대항마’ 라고 일컬어졌다. 경마식 보도방식을 좋아하는 한국언론들은 특히 이런 식의 보도가 흔했다. 하도 대항마가 많다보니 애플의 대항마만 모아놓으면 목장도 하나 차릴 수 있을 거 같다는 농담도 나왔다.
마찬가지로 ‘아이폰, 게 섯거라!’ 내지는 ‘아이패드, 거기 서라!’ 같은 사극 풍 연출도 많았다. 나름 재미를 주기 위해서 한 비유겠지만 워낙 많이 쓰이다 보니 이것 역시 진부하고 지루한 방식이 되고 있다. 또한 야심만만하게 나온 제품들이 이런 문구에 비해 워낙 힘이 부족하다보니 놀림감만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모두 겉만 그럴듯한 '가짜 대항마'였다.
드디어 진정한 의미에서 애플의 ‘대항마’란 표현이 아깝지 않은 물건이 나왔다. 애플, 구글과 함께 IT 세계를 나눠먹고 있는 거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심찬 새 운영체제 윈도8이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MS) 의 새 운영체제(OS) '윈도8'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MS는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공식 개막되는 '빌드 개발자 콘퍼런스'를 하루 앞둔 9월 13일(현지시간) 애플과 구글에 뺏긴 모바일 시장을 탈환하기 위한 윈도8을 공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윈도8의 가장 큰 특징은 데스크톱 및 노트북뿐만 아니라 태블릿PC에서도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허니콤이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윈도8은 클릭 한번으로 쉽게 '메트로 유저인터페이스(UI)'와 기존 데스크톱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다. 태블릿PC와 같은 터치스크린 방식은 물론 마우스와 키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강점은 속도다. MS측은 기기를 켜는 데 걸리는 부팅 시간이 8초 이내라고 밝혔다. 메트로 UI에서 어플리케이션은 터치와 동시에 구동된다. 전문가들은 "구동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MS는 윈도 전용 온라인 앱 장터인 '윈도스토어'도 구축,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과 경쟁에 나선다. 이 밖에 차기 인터넷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10 을 적용해 더욱 빠른 웹서핑을 지원한다. 윈도8을 적용한 제품은 내년 초 정식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앞서 지난 포스팅에서 윈도8이 강력한 경쟁자이자 MS의 마지막 승부수로서 나오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윈도8 태블릿, 아이패드를 제칠 수 있을까?)
그만큼 이번의 출시는 대단한 사건이다. 비록 애플이 스티브 잡스를 앞세워 하는 발표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주목받지도 않지만 말이다. 사실 지금 우리가 누구나 쓰는 이 윈도우 운영체제도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거의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걸 끊임없이 키우고 발전시켜 마침내 전세계 운영체제 시장의 90프로를 차지한 것이 MS의 능력이다. 바로 이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윈도8은 애플이 차지한 지금의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을 효과적으로 파고 들 수 있을까? 그 점을 한번 생각해보자.
윈도8, 애플의 진짜 대항마가 될 것인가?
호환성과 소프트웨어의 풍부함에서만 보면 감히 윈도우를 따라갈 운영체제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윈도우는 지금 개인용 컴퓨터 그 자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생태계 어쩌고 할 것도 없이 윈도우와 호환된다면 다른 어떤 앱에 대한 걱정따위는 필요없다. 문제는 그 윈도우가 너무 전력과 처리속도, 용량를 많이 먹는 데다가, 쾌적한 사용자경험을 주지 못하며, 태블릿 등의 터치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번 윈도8으로 인해 그 대부분의 단점이 해결되어 가는 건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1 . 일단 윈도8은 스마트폰을 제외한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탑을 포괄하는 개념의 운영체제다. 애플이 아이폰의 성공을 앞세워 아이패드부터 ‘포스트PC’ 란 개념으로 치고 들어오는 데 대해 태블릿부터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애플이 OS X 라이언을 통해 맥북에어와 아이패드의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면, MS는 윈도8을 통해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태블릿에 적합한 메트로UI와 노트북에 적합한 기존 환경을 포괄한다는 면에서 오히려 한발 앞서나갔다고 볼 수 있다.
2 . 윈도8은 쾌적함 면에서도 엄청난 발전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부팅에 8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도 그렇고, 앱의 실행속도 역시 빠르다. 아마도 아이패드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반응속도와 쾌적함을 목표로 최적화했을 거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미 CPU에서는 말했듯이 모바일의 주류인 ARM칩과 인텔의 X 86계열을 전부 지원한다. 그 이야기는 오히려 하드웨어 제조사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애플보다 뛰어나다. 애플도 장기적으로는 인텔칩에서 돌아가는 iOS를 만들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당분간 윈도8은 저전력 소모를 필요로 하는 태블릿에서는 ARM용으로, 높은 성능을 원하는 노트북 이상급에서는 인텔 칩용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두 칩 사이의 좋은 경쟁을 이끌어낼 것이다.
3 . 윈도8의 배터리 시간은 과연 향상되었을까? 위의 뉴스에서 이 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사실 이 점은 MS 혼자의 문제가 아니다. 인텔칩은 어떤 운영체제를 쓰더라도 본래 전기를 많이 먹는다. 애플의 운영체제조차도 인텔맥에서는 높은 전력소모를 보인다. 윈도우보다는 적게 쓰지만 말이다.
어쨌든 본래 저전력을 목표로 설계된 ARM용으로도 윈도8은 나오게 된다. 발표되면 보다 자세한 게 나오겠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전력소모 역시 줄어들었을 듯 하다. 아마도 맥북에어보단 적게 소모하지만 아이패드 보다는 많이 소모하는 정도가 될 듯 하다. 하지만 이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 윈도우를 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사용자들은 관용적이 될 수 있다.
4 . 윈도8은 과연 기존 윈도우와 어느 정도의 호환성을 보여줄까? 사실은 이게 문제다. 위의 보도내용으로 보건대 이번 버전은 새로운 코딩과 엄청난 최적화를 거친게 분명하다. 더구나 처음으로 전혀 다른 계열의 칩까지 지원한다. 인터페이스도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위버전용의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완벽하게 돌릴 수 있을까?
자칫하면 윈도8의 경쟁자는 윈도7이나 윈도XP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대했던 만큼의 호환성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이 모두 업그레이드를 거부하고 이전 운영체제를 쓸 테니까 말이다. 애플과 달리 MS는 이전 제품에 대한 지원을 확 끊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있지 않다. 안정성을 훨씬 중시하는 기업들이 많이 쓰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윈도8은 애플의 대항마가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제대로 된 아이패드 경쟁자가 없던 태블릿 시장에는 윈도8 돌풍이 불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아이폰 VS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는 아이패드 VS 윈도8 태블릿이란 재미있는 구도도 볼 수 있을 듯 하다. 내년 출시를 기대해 보자.
P.S : 한국 후지제록스 블로그에 제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서 쓴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를 비롯해 일반인과 직장인들에게 클라우드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쓰면 좋은지 소개한 글입니다. 클라우드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해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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