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대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이다.

단순히 가지고 다니는 전화기에 개인정보를 담아서 처리할 수 있는 부가기능을 가진 정도가 아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만능 컴퓨터에 인터넷으로 가능한 일은 전부 척척 해낸다. 음악을 들을 때는 세련된 음향을 내주고, 동영상을 볼 때는 미려한 화면을 표현한다. 때로는 멋진 촬영기기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스마트폰이 할 수 있는 영역이란 인간의 상상력과 같아서 거의 무한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소니에서 이번에 출시한 엑스페리아 아크는 스마트폰의 한계를 한단계 더 올려준 것만 같다. 이제부터 그런 엑스페리아 아크를 하나씩 뜯어서 살펴보자.

1) 디자인 - 부드러운 곡선의 아름다움.


스마트폰은 들고 다니면서 쓰는 물건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손에 잡힐 때의 감성적 느낌과 감촉이다. 엑스페리아 아크는 디자인과 감촉이 특히 마음에 든다. 흔히 하는 말로 손에 착 달라붙는다고 하는데 그런 면이 좋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도시생활을 하면서 많이 보게 되는 것은 직선이다. 성냥갑 같은 집과 네모난 탁자, 사각형의 상자 등 거의가 딱딱하다. 그에 비해 곡선은 산이나 강 같은 자연물에서 보게 된다. 따라서 감성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우는 곡선의 미학을 잘 살린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도 곡선미를 잘 살린 디자인과 미니멀리즘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아이폰4에 와서는 곡선미에 다시 직선적인 단순함을 추가했는데 이런 변화는 다소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그에 비해 아크는 개성이 뚜렷한 곡선미를 가졌다. 전체적인 라인에서 모두 흘러떨어지는 듯한 곡선이 뚜렷이 강조되었다. 나로서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요즘 경쟁의 화두가 되고 있는 두께 경쟁에서도 지지 않는다. 배터리 분리형이면서도 얇기가 엄청나다. 본래 일본가전 업계를 대표하는 소니다. 옛날 워크맨 시절부터 '경박단소'로서 '가볍고 얇으면서 짧고 작게 만든다.'는 것을 모토로 한 만큼 가볍고 얇다. 8.7밀리에 달하는 초슬림 디자인은 아이폰에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또한 상당히 가볍게 느껴진 무게 역시 확인해보니 117그램이었다.


2) 화면 - 넓고 화려하며 박력이 있다.


소니는 옛날 브라운관 티비 시절부터 영상기술에 강했다. 독특한 방식으로 좋은 화질을 보여주었던 트리니트론 티비부터, 현재의 브라비아 티비까지 항상 개성적인 기술과 감성을 추구한다. 아크에서는 그런 디스플레이 기술이 매우 인상깊게 적용되었다. 처음 아크를 받아서 켰을 때 나는 그 선명한 화질에 깜짝 놀랐다.


아이폰4는 발표 초기에 해상도를 종래 아이폰3GS의 네 배로 키웠다. 따라서 집적된 픽셀이 인간의 망막으로는 구별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레티나 디스플레이'라 이름지었다. 확실히 깔끔하면서도 좋은 화면이었다. 엑스페리아 아크의 화면 역시 질 좋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굳이 아이폰과 비교하자면 아이폰4가 정돈된 깔끔함이라면 아크는 멋있는 화려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 화면 크기에서도 아이폰보다 큰 4.2인치로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화면을 소니에서는 리얼리티 디스플레이(Reality Display)라 부르고 있다. 현장감과 박력을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의미인 듯 싶다.



사진과 동영상을 시연해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사진은 매우 또렷하고 아름다웠다. 동영상은 화사한 색감으로서 박력이 느껴졌다. 이것은 내부의 영상처리 알고리즘에 비결이 있다. 소니 브라비아 TV 기술을 모바일로 옮긴 모바일 브라비아 엔진 (Mobile BRAVIA Engine)을 탑재한 것이다. 이 기술로서 소니는 티비에서 축적한 기술를 스마트폰으로 옮겼으니 아크는 표시되는 모든 영상을 프리미엄 TV급 화질로 볼 수 있다.

3) 소리 - 소니 특유의 다이내믹한 음색.


이제까지 아이패드로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그다지 큰 불만을 느낀 적이 없다. 그건 내가 별로 민감한 귀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계승한 애플 아이팟의 음색이 지극히 표준적인 음색이기 때문이다. 장점으로는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을 수 있지만 단점으로는 별 개성이 없이 무미건조하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애플이 컴퓨터 회사로 시작했으며 지금도 음향기술에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애플의 기기 자체에서 감성을 느낄 수는 있다. 다만 음악을 재현해내는 기술에서는 별 감성적 기술이 사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애초에 애플의 음향에 대해서는 기대가 없으니 불만도 적다.


하지만 소니라는 이름은 다르다. 소니라고 하면 떠올리는 워크맨부터 시작해서 오디오와 각종 음향기기를 보자. 이어폰과 각종 음악 기기에 있는 소니란 브랜드를 보면 엄청난 기대를 하게 된다. 따라서 나는 특히 음악 기능을 기대했다.


엑스페리아 아크에서 재생된 음색은 분명 아이패드로 듣던 그것과는 달랐다. 표준 음색과 달리 잘 튜닝된 느낌이다. 전문가가 이퀼라이저를 잘 조절해서 보다 듣기 좋게 만든 듯 느껴졌다. 예민하지 못한 내 귀로도 그렇게 느껴질 정도이니 '절대음감'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좀 더 다르게 느끼지 않을까? 하여간 보다 다이내믹하고도 달콤한 음색을 들려주는 것이 역시 소니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4) 사용하는 느낌 - 반응이 빠르고 감성적이다.


애플과 아이폰이 감성 마케팅이란 분야를 제대로 직격했다. 확실히 애플의 운영체제는 사용자에게 애정을 쏟게 만든다. 빠르고 감각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유의 최적화로 인해 반응속도가 가장 좋다. 그간 국내의 여러 스마트폰을 조금씩 써봤지만 모두가 감성이란 부분에서 아이폰을 추격하는 것에는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였다.

하지만 그 가운데 그래도 가장 감성적인 부분에서 애플의 라이벌의 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소니다. 소니는 이전부터 독특한 소니 스타일을 통해 감성 마케팅을 했었다. 또한 영상과 음악기기를 만들면서 다져진 디자인과 감각이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발동이 좀 늦게 걸리긴 했지만 추격해가는 것이 무섭다.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 기반의 엑스페리아 아크는 반응속도가 빨랐다. 아이패드를 쓰고 있는 나에게도 이제는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화면을 터치할 때 느껴지는 기분좋은 진동과 함께 소니가 만든 인터페이스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본래 자기 것이 아닌 구글의 안드로이드지만 나름 개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5) 카메라 - 최고로 밝고 선명하다.



엑스페리아 아크에서 가장 놀란 부분은 바로 이 카메라다.
보통 휴대폰 카메라는 단순히 가지고 다니면서 찍기 쉽다는 것 외에 그다지 많은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매우 작은 크기의 휴대폰 모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성능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크의 카메라는 경이적인 화질을 보여주었다. 이제까지 내가 본 어떤 휴대폰 카메라보다 밝고 선명했다. 단순히 화면의 영상처리 엔진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형광등 조명 하의 어두운 실내든, 밝은 햇살이 비치는 공원이든 아크의 카메라는 항상 일관된 선명함과 산뜻한 색조를 유지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바로 조리개값 2.4로 대표되는 우수한 렌즈에 있었다. 8.1 메가픽셀의 카메라에 이렇게 우수한 렌즈를 붙여 놓아서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은 것이다. 차세대 아이폰5에는 소니에서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는 루머도 있는데 아무래도 사실인 듯 싶다. 최고의 부품을 좋아하는 애플이 이런 화질과 성능 좋은 카메라에 주목하지 않을 리가 없다.


야간촬영 센서 모바일 엑스모어 R과 f/2.4 렌즈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선명한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렌즈가 밝으니 당연히 동영상 촬영을 해도 결과물이 뛰어나다.


또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은 내장된 HDMI 커넥터로 TV와 쉽게 연결해서 볼 수 있다. 집에 이 커넥터가 지원되는 티비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나에게는 없다.




6) 총평 - 비쥬얼에 강한 아티스트.


예전에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엑스제팬을 필두로 해서 화려한 비쥬얼과 산뜻한 사운드로 인기를 끈 락그룹이 있다. 이들을 흔히 일본에서 비쥬얼 그룹이라고 한다. 내가 소니의 엑스페리아 아크를 쓰며 떠올린 것이 이 비쥬얼 그룹이다. 세련된 화면과 박력있는 사운드를 내보내면서도 반응속도도 빠르며, 월등한 성능의 카메라를 품고 있다.


이만하면 저 멀리서 오빠부대가 밀려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특별히 기술적인 스펙을 일일히 나열할 필요도 없다. 사용하면서 느낀 감각만으로도 아크는 충분히 주위에 추천할 만한 스마트폰이다. 음악을 자주 듣고 동영상과 사진을 많이 보며 내장 카메라로 사진 찍기를 즐겨하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지금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 아이폰은 분명 뛰어나다. 또한 거기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이 있다. 소니는 이런 아이폰을 모방하지 않고도 충분히 뛰어난 디자인과 월등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비쥬얼에 강한 아티스트 같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아크를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