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가장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무선조종 비행기를 떠올리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특별히 유용한 기능을 해주지 않아도 단지 조종간을 잡은 내 손 끝에 따라 날아다니는 것만으로 충분히 재미있는 기기였다.



 ▲ 사진출처 :  http://2.bp.blogspot.com



그런데 단지 장난감으로 생각하던 이 장치가 우리 삶을 변화시킬 혁신 기기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드론(Drone)’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각종 IT기기와 결합되어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장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드론이 주목받고 있으며 어디에 활용되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할 지 알아보자.



드론 - 무선전파를 이용해 비행하는 무인기


드론이란 무선전파를 이용해서 사용자가 조종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를 의미한다. '벌이 윙윙거린다'는 영어적 표현에서 드론(drone)이란 명칭이 쓰이기 시작해서 일반인에게 친숙한 표현이 되었다. 무인 항공기란 특성으로 인해 고정 날개를 가진 비행기 형태, 회전날개를 헬리콥터 모두를 일컫는 단어이지만 최근에는 회전날개를 여러 개 달고 있는 멀티콥터를 주로 드론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 사진출처 : heraldm.com



무인 비행체로서의 드론은 최초에 군사적 목적을 위해 개발되었다. 공군 전투기 연습사격에 적기 대신 표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용했고 정찰용과 군사용까지 용도가 넓어졌다. 군사용은 주로 고정날개 항공기 형태가 많이 사용된다. 이후로 값이 비교적 저렴한 회전날개 형태의 쿼드콥터 등이 보급되며 개인용도와 방송 촬영까지 쓰이게 되었다. 


회전날개가 여러 개 달린 멀티콥터가 드론의 대명사가 된 것은 페롯사에서 개발한 ‘에어드론’ 제품이 강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기존의 무선 조종기 대신 전용 앱을 설치한 아이폰을 조종기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금방 유명해졌다. 일반적으로 무선조종 헬리콥터는 전용 장비와 부품이 많아서 가격이 비싸고 조종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전기모터를 이용한 회전날개(로터)가 IT기술과 결합해서 아주 쉽게 자세를 제어하고 스마트폰 등으로 간단히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드론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관심을 받으며 각종 서비스에 활용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활용 - 영상촬영, 물품배달, 무선 인터넷 중계


현재 나와있는 드론은 예전에 나온 단순한 무선조종 비행기와 다르다. 다양한 활용을 위해서 카메라, 센서, 통신시스템 등이 탑재돼 있다. 또한  무게 25g의 초소형부터 무게 1.2톤의 초대형 드론까지 다양한 제품이 나와있다. 미국 국방부는 드론을 위한 공항을 따로 만들기로 하고 33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군사용 목적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점차 각국에서 민간용 활용이 많아지고 있다. 비행시간은 짧지만 제어가 쉽고 값싼 멀티콥터 드론은 각종 마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개인도 부담없이 드론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자 고공 촬영, 농약살포 공기질 측정 등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다. 


신문 방송 업계와 영화제작사에서는 고공촬영용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드론 저널리즘’을 내세운 언론사에서는 스포츠 중계, 재해 현장 촬영, 탐사보도에 드론을 사용한다. 카메라를 장착하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드론은 사람이라면 지리적 한계나 안전 때문에 가지 못했던 장소를 쉽게 갈 수 있기에 현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찍을 수 있다. 예전에 비행기나 헬리콥터에 기자가 무거운 장비 들고 했던 항공촬영에 비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사진출처 : unshop.co.kr



예를 들어 내셔널지오그래피는 탄자니아에서 사자의 생태를 촬영하는 데 드론을 이용했다. CNN은 터키 시위 현장과 필리핀 태풍 하이얀 취재에 활용했다. 국내 방송사도 각종 예능 방송과 드라마 촬영에 드론을 사용한다. 때문에 최근에는 4K급의 초고화질 동영상까지 촬영 가능한 수 드론이 각광받고 있다.


영국 도미노피자는 2014년에 드론이 피자를 배달하는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후 법적인 규제가 완화되면 실제 배달 서비스에 쓸 예정임을 밝혔다. 배달업체 DHL은 파슬콥터라는 드론을 통해 2014년 9월부터 육지에서 12km 떨어진 독일의 한 섬에 의약품과 긴급구호물품을 전해주고 있다.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한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프라임 에어라는 명칭의 이 서비스는 배송 거점 16km 이내에서 주문하면 30분 안에 드론을 이용해 집 앞까지 상품을 배송해 준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지상 60미터~120미터에 ‘드론 슈퍼하이웨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 사진출처 : 유튜브



느린 속도로 비행하는 드론은 60미터이하에서, 고속 비행 드론은 60~120미터 상공에서 비행하게 된다. 물품 배송용 드론이 중앙컴퓨터와 위치교신을 하면서 고층빌딩 같은 사고위험성 높은 대상 정보를 공유해 자동으로 해당 지역을 피해가는 방식으로 안전과 효율을 충족시키려는 것이다.


구글은  드론 개발 업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태양광으로 발전해 장시간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을 만들고 있다. 구글은 비행풍선을 이용해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 ‘룬’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드론까지 투입하려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영국 드론 업체 애센타를 인수하며 ‘커넥티비티 랩’에서 추진하는 인터넷 보급 활동에 가세하고 있다.





▲ 사진제공 : KT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  드론 연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방위산업체, 중소기업, 택배업체도 드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에서는 다가오는 평창올림픽에서 드론을 사용해서 경기장 보안을 지키고 응급환자를 구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 아직 드론을 사용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는데 아직까지 드론이 항공기로 취급받고 있으며 항공보안에 특히 엄격한 현실 때문에 자유로운 상업용 활용은 쉽지 않다.



문제점 - 약한 출력, 낮은 항속거리,  보안


멀티콥터 드론은 다른 비행체에 비해 저렴하고 조종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민간에서 활용 가능한 드론은 출력이 약해서 2kg 이상의 무게를 운반할 수 없다. 또한 높은 고도를 날기 힘들다는 제약이 있고 배터리 등의 제약으로 인해 비행시간이 15분 내외, 항속거리로 2킬로미터 정도에 그치고 있다. 또한 바람에 대한 저항도 커서 강풍이 불 때는 활용하기 힘들다. 도심지에 있는 건물과 전선 등의 각종 장애물을 전부 피해가며 비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 사진출처 :  motorgraph.com



다만 이런 점은 현재까지의 단점이며 앞으로의 기술 개발에 따라서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경량 고출력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면 출력이 높아져 운반력과 항속거리가 개선될 수 있다. 또한 크기나 형태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면 어느 정도의 바람이 불어도 운용할 수 있는 드론이 나올 수 있다.


오히려 드론이 각광받으며 활용될 수록 많은 나라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안전이다. 테러리스트가 드론을 활용해 위험물질을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운행중인 드론이 고장나서 추락하게 되면 보행자나 가정에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범죄자가 드론을 조종하는 전파나 조종장치를 해킹해서 악용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방송사 등에서 이용하는 드론은 미리 관련 부처에 신고를 하고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전망 - 고가형 드론 시장 형성, 유인 드론까지 개발 중


드론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중이다. 미국 컨설팅 업체 틸그룹은 2020년까지 드론시장이 연평균 8% 이상 성장해서 114억 달러 규모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큰 성장을 보이는 드론 제작업체는 중국의 DJI다. DJI는 2011년 매출 420만 달러에서 2013년엔 1억3천만 달러로 급성장했으며 직원은 2014년에 2800여명으로 늘어났다. DJI는 주력제품이던 저가형 드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제는 다양한 기능을 담은 고가용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런 드론의 발전은 이제 유인 드론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만들어냈다. 미국 라스베가스의 CES 2016에서 중국 드론 전문기업 이항은 'Ehang 184’라는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항측이 세계 최초의 유인자율비행체라고 소개한 드론 184는 142마력의 모터를 이용해 시속 100Km 속도로  비행 가능하다. 완충시간은 2시간이며 최대 100킬로그램까지 싣고 20여분 정도 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300∼500m 고도에서 비행하며 최고 3500m 높이까지 상승할 수 있다.



▲ 사진출처 : 이항 홈페이지



재질은 탄소섬유와 에폭시 등 복합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본체 아래에 프로펠러를 접으면 승용차 한대가 사용하는 주차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 이항은 이 유인 드론을 중단거리 교통 수단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특징은 GPS를 이용해 스스로 목표 지점을 찾아 날아간다는 점이다. 탑승자가 이륙과 착륙의 명령만 내리면 드론이 알아서 비행하며 스마트폰의 전용앱으로도 조종할 수 있다.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어서 광저우 일대에서 100회 이상 테스트 비행을 하고 유인 비행 시험도 거쳤다. 특히 여러 개의 전원 공급 장치를 갖추고 있어 하나가 고장나도 비행이 가능하다. 장비 이상이 발생할 경우엔 인근 안전 지역을 파악해 자동으로 강제 착륙한다.



▲ 사진출처 : cnet.co.kr


이처럼 드론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IT기술과 결합해서 우리 생활을 변화시키는 혁신기기가 되고 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드론에 우리의 상상력을 계속 더한다면 앞으로 우리 생활을 더 재미있고 편리하게 해줄 것이다.

 


* 이 글은 자유광장에 기고한 원고를 기본으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