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는 현재 대한민국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섬이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4시간이 넘게 걸려야 올 수 있을 만큼 먼 곳이기도 하다.  바다가 있는 훌륭한 자연경관을 자랑하지만 대도시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문화, 의료 혜택이 부족하다. 또한 휴전선과 NLL을 통해 대치하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도 존재한다. 따라서 백령도에 사는 주민들은 여러가지로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이런 불편을 당연하게 여기고 방치한다면 섬의 인구를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인천시, 옹진군 같은 지자체와 정부, 그리고  기업이 나서서 백령도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주민이 늘어나도록 애쓰고 있다. 



정보통신 '국민기업'을 자부하는 KT는 이미 임자도와 대성동에 섬 주민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가 아일랜드'를 구현한 바 있다. 이번에 KT는  백령도에도 기가인프라를 구현했다. 과연 어떤  ICT기술을 통해 백령도가 기가 아일랜드가 되었는지 알아보자. 



기가급 마이크로웨이브 - 5배 향상된 전송량



원래 섬 지역에 가장 많이 쓰이는 통신수단은 광케이블이다. 광섬유를 이용한 초고속통신망을 세계에서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 KT이다. 영종도, 안면도, 울릉도에는 이미 광케이블로 기가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이 사는 유인도에 모두 광케이블을 설치하지는 못하고 있다.  


서해에서 이런 광케이블 서비스를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서해는 수심이 낮고 조류가 빨라서 케이블이 안전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또한 중국어선이 많이 들어와서 저인망 어업을 함에 따라 광케이블이 많이 끊어진다. 따라서 적합한 수단이 마이크로 웨이브이다. 


KT는 기가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백령도 안에 세웠다. 기존 마이크로 장비 대비 5배 향상된 전송용량으로 최대 1Gbps 속도를 제공한다. 과거에는 해무(바다안개)가 끼면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이 두절되었는데 이제는 해무가 있어도 최저속도로는 통신이 가능하다. KT는 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전국 도서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비상통신 - 무전 LTE



재난 재해 같은 비상시에는 백령도 주민은 대피소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 대피소와 내륙과의 원활한 통신이 이뤄지면 안도감을 주게 된다. KT는 대피소와 육지 사이의 비상통신을 위한 LTE 기반의 무전서비스를 적용했다. 무전 단말기인 '라저원'을 백령도 내 대피소마다 총 26대를 배치했다. 


이 서비스로 전국 어디에서나 1,000대 이상의 무전기 간 통신이 가능하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대피소 사이의 무전연결과 백령도-육지 사이의 통신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LTE 기술 - 4안테나, 위성 광대역 LTE



LTE주파수는 도달거리가 짧은 편이다. 도시에서는 기지국을 많이 세워 이것을  보충한다. 하지만 섬 지역은 장소 여유가 별로 없다. KT는 전파 도달거리를 늘리기 위해 4안테나기술(4T4R)을 서해 5도에 시범 적용했다. 이 기술은 별도 중계장치가 없어도 하나의 LTE 기지국 만으로 최대 120킬로미터(km)까지 커버러지가 높아지고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최대 2배 늘릴 수 있다.


이런 기술을 통해 어선과 해경선, 여객선 등에서 자주 발생했던 통신 끊김 문제가 개선되었다. 주민과 관광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해상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위성광대역 LTE 기술도 이용했다. 재난 등으로 광케이블과 마이크로웨이브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위성을 활용해서 데이터통신 및 LTE서비스가 가능하다. 백령도 내 26개 대피소와 인천 시청 상황실을 화상으로 연결해서 긴급상황시 정확한 상황파악과 대응이 가능하다. 이런 재난 안전 통신을 통해 백령도 주민들의 안전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얼마나 원활하게 운용되는지 보기 위해 백령도 대피소에서는  남극에 있는 '장보고 과학기지'와 위성 광대역 LTE 통화를 시연했다. 거리로는 12,750km 떨어진 두 장소의 통화는 원활하게 잘 되었다. 장보고 과학기지 대장 강천현이 직접 통화하면서 장보고 기지를 설명했는데 음성통화로 현지 날씨와 인원 장비 현황을 알렸다. 끊어짐 없이 선명한 목소리가 전달되었다. 데이터 이용확인을 위해 생생한 사진을 부탁하자 곧바로 메신저를 통해 남극 사진이 전송되었다. 



이렇게 KT는 마이크로웨이브, 무전 LTE, 위성 광대역 LTE 라는 3중 통신수단으로 백령도를 육지와 연결했다.  백령도 주민과 관광객은 평상시 해상에서 4안테나 기술을 통해 빠르고 넓은 통신을 이용하고, 비상시에는 겹겹이 구축된 비상통신망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는다. 


KT는 2014년부터 도서지역에 기가인프라를 구축하는 '기가스토리'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통신 기술이 백령도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도서지역을 얼마나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을 지 기대해보자.